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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나라한 결혼생활 : 7년째 ㅣ 적나라한 결혼생활 3
케라 에이코 지음, 심영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7년째 적나라한 결혼생활, 한마디로 말하면 재미있다. 실제로 내가 7년째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면 어떨지 모르겠는데, 만화를 보면서 느끼는 건 재미있구나다. 뭔가 권태가 느껴질 것 같기도 하지만, 여전히 이들부부는 서로에게 맞춰 가고 있는 중이었다.
서로 다른 생활을 했던 사람들이 이제 겨우 7년을 살았다고 어떻게 서로 잘 맞을까? 처음 2인분이라는 개념을 잡는 것도 힘들었다고, 아내가 먹다 남은 걸 남편이 다 먹어주다가 도저히 이제는 못 먹어 주겠다고 말하는게 왜 그렇게 측은해 보일까? 사실, 처음부터 남편이 대단해 보이긴 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먹던 걸 주면, 그것도 먹기 전에 못 먹을 것 같아서 덜어내고 주는 것이 아니라, 더럽게(?!) 먹다가 고추가루가 묻어 있기도 하고, 뜯어 먹다 살이 조금 남은 닭다리를 먹어 달라고 하는 것까지, 나라면 절대 못 먹어 줬을 것 같은 걸, 아내에게 맞춰준다고 노력했던 것이 한순간에 폭발하는 것도 당연하지 않을가 싶기도 하고,그냥 이들의 일상들이 지켜보는 나는 너무 재미있었다.
정말로 특별한 게 없어서, 7년을 함께 했기에, 그래도 조금은 맞춰가는 이들이기에, 아직도 다른 건 많지만 노력하고 있고 조금씩은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들이 참 보기 좋았던 것 같다.
신혼편에서 아내는 휴대용티슈를 절대 돈주고 사면 안된다고, 그런 건 길에서 받아서 쓰면 되는거라고 했는데 아직도 남편은 돈을 주고 사고 있다. 그리고 아내는 건전지며 뭐며 특별히 할인 하는 곳에 일부러 발품을 팔아가며 사야한다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근처 편의점에서 그냥 사면되지 이런다. 아마 이건 대한민국의 많은 부부들이 한번 쯤은 겪어보지 않았을까? 남자와 여자의 차이일까? 조금이라도 아껴보겠다고 할인상품 찾아대는 걸 보니깐, 일본이나 한국이나 별반차이 없구나 싶기도 하고! 역시나 이래서 내가 이 만화에 공감할 수 밖에 없구나 또 느낀다.
아내는 열심히 자기만의 이야기를 늘어 놓고, 남편은 그 사이에 또 다른 생각을 하며 아내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그러면서 딴 생각을 했던 중간의 이야기는 안 들어도 괜찮네 이러면서 아내의 말을 들었던 척 하는 것도, 사소한 식빵의 한 부분이 맛있는 부분과 맛없는 부분으로 나뉘는데 서로 공평하게 세로로 나눠서 먹겠다고 하는 것도, 아내가 생각없이 산다고 하니깐 자기도 생각해보겠다고 떠올린게 욕실에 수건을 세로로 거는게 좋으니깐, 이제 수건을 갤때는 세로로 접어두자고 말하는 남편도 살짝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남편이 스테이크를 먹을 때 입을 크게 벌리면 눈이 이상해진다고 그거 고쳤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아내도 내가 고쳤으면 하는게 없어? 라며 남편에게 묻는다. 남편은 자기가 의도하는 대로 이야기를 받아주지 않으면 화내는 점이 단점이라고 말하는데 기절한다. 뭐랄까 결혼 7년은 서로가 서로를 더 많이 알아가는 시기인 것 같다. 7년 같으면 이제는 완전히 다 알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는데, 다른 서로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웠던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진실은, 결혼생활 7년을 경혐해봐야 알것 같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