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나의 기적 - MBC <휴먼다큐 사랑> 감동실화
이영미 지음 / 아우름(Aurum)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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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나의 기적. 책을 언제 구입했더라. 예약판매로 구입을 했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다 읽었지. 해나의 기적을 사놓고도 읽을 시간이 없었다고 말하는게 맞을 것이다. 언니가 갑작스럽게 아프고, 갑작스럽게 수술을 했고, 나 역시 몸이 안 좋아서 계속 병원에 검진을 해야하는 했기에, 읽을 정신이 없었다. 더 솔직히 말하면 이 말은 어쩌면 변명일지도 모르겠다. 해나가 살아있을 때 책을 읽었더라면, 해나를 위해서 조금이라도 더 기도를 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저 작은 아이가 얼마나 혼자 힘든 시간들을 버텨냈을까, 내가 너무 미안했다.

 

지난 7일 해나가 세상을 떠났다. 유해진PD의 기사가 난 것을 보고서 해나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아니 그때까지는 별로 느낌이 안 왔다. 가슴은 아팠지만, 오늘 아침 책을 읽고 난 만큼의 아픔은 아니었다.

 

책을 읽는 내내 눈물이 쏟아졌다. 해나의 기적. 말로만 들었지, 티비를 거의 보지 않는 내가 해나의 방송을 본적이 있을리 만무하다. 단순히 해나는 기도가 없는 아이라고, 그렇게만 알고 책을 접했었다. 해나는 단순히 기도가 없는 아이가 아니라, 특별한 아이였다. 사람을 웃게 만들고,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전해주는 아이. 존재 자체만으로도 특별한 아이였다. 그런 해나가 35개월의 짧은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태어날 때부터 기도가 없어서, 입 옆에 관을 통해 숨을 쉬고, 음식을 먹는 해나. 기도가 없어서 35개월을 살면서 마음껏 먹고 싶은 걸 먹어 볼 수도, 목소리를 내어 엄마아빠를 불러볼 수 도 없었지만, 해나는 밝았다. 오랜 병원 생활에 지칠 법도 한데, 엄마아빠에게 나는 살아있어요! 나는 살기 위해서 버티고 있어요! 이렇게 말하는 해나가 참 대견스러워 보였다.

 

해나 어머니는  한동안은 해나를 포기했었다고, 도저히 치료가 안 될 것같아서, 사랑하지만 어쩔 수 없이 포기 했었는데, 해나 스스로가 견뎌 냈다고, 혼자 싸우고 있었다고,그래서 결코 해나를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데, 정말 너무 가슴이 아팠다. 해나가 보여준 지금 까지의 기적들은, 분명히 누군가의 가슴 속에서 또 다른 기적들을 꽃 피우고 있을 것이다.

 

길어봐야 2달을 산다고 했던 해나가, 35개월이라는 삶을, 그것도 치열하게 열심히 스스로 싸워가면서 견뎌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대견스럽고, 정말 기적 같은 삶의 연속이었던 것같다.

 

누군가는 정말로 내가 함부로 보내고 있는 오늘을 그토록 살아가고 싶어한다는 것을. 내가 왜 함부로 삶을 살아서는 안되는 지를 해나는 가르쳐주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정말로 불가능 할 것같고,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같은 기적 같은 일들이 가끔 일어난다는 것을. 그리고 그 기적의 다른 이름은 노력이라는 것을 해나는 몸소 보여주었다.

 

항상 열심히 노력하지도 않고, 뭔가 나는 안돼, 나는 그만 할래 이런 포기를 자주 했던 내게 해나는 너는 할 수 있어! 나도 이렇게 하고 있는데 너라고 못할 것같아? 너는 그래도 건강하잖아!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 내가 참 많이 부끄러웠다.

 

분명히 해나의 이야기는, 해나의 삶의 투쟁은 누군가에게 삶을 살아가게 할 동기를 부여했을 것이라 나는 믿는다.

 

비록 해나가 지금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것은 영원한 떠남이 아닐 것이다. 아마 해나는 평생 우리들의 가슴 속에 살아남아 삶을 대충 살고 싶을때,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 한 줄기의 빛이 되리라 믿는다.

 

해나가 보여줬던 기적들, 아니, 해나가 살고자 했던 그 노력들. 우리는 그걸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작고 귀여운 아이, 그렇지만 어른스러웠던 아이. 열심히 스스로를 지켜내고자 했던 해나를 우리가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해나의 기적은, 출판사도 방송사도 유해진 PD 도 모두 인세를 해나를  위해 기부하기로 했는데, 이제는 해나 대신 해나처럼 아픈 아이들을 위해 쓰인다고 한다. 정말 이 책 꼭 한번 읽어보라고 말해주고싶다. 아니, 안 읽더라도 샀으면 좋겠다. 만원짜리 다른 걸 덜 하고서라도, 좋은 취지의 책이고, 그로 인해 생명을 구할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아픈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해나의 기적과 함께 쏟아낸 눈물들. 그 눈물들을 나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내가 지금 하고 싶어하는 일. 내가 꿈꾸는 일을 해나가 응원해줄 것같다. 사실은 해나 때문에 더 내 꿈을 이루고 싶어졌다.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일, 댓가를 바라지 않고 마음껏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해나와 해나를 위해 노력했던 수많은 사람들. 그들의 아름다운 모습들, 영원히 내 가슴 속에 담아두고, 삶이 힘들고 지칠때마다 꺼내봐야겠다.

 

해나가 다른 세상에서는 더 이상 아프지말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고, 해맑게 웃을수 있었으면 너무 좋겠다.

 

해나야! 너를 알게 되서 너무 행복했어! 너도 그곳에서 꼭 행복해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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