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브 - 곧 시간의 문이 열립니다
김소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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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브, 읽은게 3주전이었던가? 서평을 쓰는데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실은 처음부터 이 책이 무슨 내용인지 알지를 못했다. 시간의 문이 열린다하니 아, 판타지 소설인가? 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건 그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

 

한 남자가 나온다. 그리고 한 여자도 나온다. 그 둘은 부부고, 남자는 여자를 찾아서 떠난다. 지극히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 처럼, 표면적으로 너무나도 평화로워 보이는 부부.  아내의 갑작스런 부재로 인해서 아내를 쫓게 되는 남자. 그러면서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생각해보게 되는데, 뭔가 함께 있을 때 모른다는 것이 이런 걸 말하는 거 아닐까? 항상 같은 공간에 머무르고 항상 옆에 있어서 다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깨닫게 될때의 그 느낌, 그리고 그 부재를 어떻게든 해결해야겠다는 생각. 그 둘이 결국은 이 글을 이끌어 간다고 생각한다.

 

두 부부에게는 아들이 있었지만, 그 아들의 갑작스런 사고, 그리고 그들 부부의 메울수 없는 간극으로 인해서 서로가 서로에게 철저히 단절되어 간다. 결국 어느날 아내는 사라지고, 남자는 시간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린다는 말이 적힌 아내의 일기장을 보게 된다. 아내를 찾아서 떠나게 되는 남자.

 

아내는 입양아였고, 아내는 뭔가 남 달랐다.아니 아내가 남긴 단서들을 쫓아가는 동시에 뭔가 색다른걸 기대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사이비 종교에 빠져버린 아내의 이야기일까? 아니면 정말로 시간의 문이라는 게 존재하는 걸까? 

 

아내는 두살 연상의 공무원이었고, 남편은 동주민센터의 공익요원으로 만나 둘을 결혼을 하게 되었다. 모든 것은 아들 동현이의 죽음으로 인해 시작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누가 자식을 먼저 보내고 편하게 살수 있을까?  아내는 하델박사가 이끄는 코카브라는 단체에 빠지게 된건 어쩌면 아들을 간절히 만나고 다시 만나고 싶었던 모성애였을지도, 혹은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내가 남겨둔 단서들, 아내의 일기장, 손수건, 그림책, 붉은 이름표, 미란의 편지 봉투까지, 어느것 하나 허투로 남겨진 것이 없었고, 남편은 아내의 단서들을 따라가면서 아내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러다 코카브에 들어가게 되고, 시간 여행을 떠난다. 자신의 과거로부터의 추억을 찾아 떠나는 여행. 그 여행은 남자를 성숙하게 만들었고, 시간의 문이 열리든 열리지 않든간에 남자를 달라지게 만들었다.

 

어찌보면 오롯이 우리는 남자의 시선을 따라서 움직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남자가 바라본 아내의 진정한 모습을, 그리고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는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누구나 아픔을 갖고 있고, 그 아픔에서 벗어나기란 사실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아픔에서 벗어나야 우리는 우리들의 삶을 살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시간 여행을 떠나는 남자를 통해서, 우리가 어쩌면 그토록 기다리던 시간 여행이라는 것이 결국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고, 앞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어차피 한번 태어나고 한번 죽음을 맞게 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중간에 살아있음을 느끼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수 있는 소중한 순간들을 잊지 말아야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분명 과거와 미래를 통하는 길이며, 그 시간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 우리들 마음 속에서 말이다.

 

그렇게 큰 충격적인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잃어버린 아내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가깝다고 느낀 사람의 삶조차 아는 것이 너무 없다는 것을, 우리가 잊고 지냈던 것들이 너무 많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코카브, 우리들 마음 속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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