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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같은 이야기 - 2011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라가치 상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32
강경수 지음 / 시공주니어 / 2011년 2월
평점 :
나는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사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거기다 아이는 아이다워야하고 어른은 어른다워야한다는 생각을 참 많이한다. 아이답다는 거 그게 뭘까? 그냥 천진난만하게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면 아이다운걸까? 사실 이문제는 그리 간단해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정말이지 어린아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사랑받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갈수 있어야하지 않을까?
아마,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대부분의 평범한 아이들은 부모님의 넘칠정도의 사랑을 받고 자라고 있으며, 뭔가 부족하다는 걸 느끼지 못하고 자라고 있는 것같다. 이책. 거짓말 같은 이야기의 솔이 역시 그런 아이 중에 하나가 아닐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꿈이 화가인 개구장이. 솔이는 우리가 주변에서 많이 볼수 있는 아이이다. 하지만 전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솔이 또래의 아이들은 어떨까? 물론, 솔이처럼 평범하게 좋아하는 것을 할수 있고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개구장이들도 참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책에 등장하는 솔이 또래의 친구들은 그 아이들과 조금은 다르다. 배고픈 동생을 위해 지하 갱도에서 석탄을 실어올리는 하산, 가족들의 빚을 갚기 위해서 카페트 공장에서 일하는 파니어, 말라리아에 걸린 키잠부, 거리의 맨홀에 사는 엘레나, 지진으로 부모님을 잃은 르네, 내전으로 인해 소년병이 되어버린 칼라미.
우리는 책장을 넘기면서도 이런 친구들이 전세계 곳곳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어른이 겪어도 힘들 법한 일들, 그 일들을 우리의 아이들이 겪어내고 있는 것이다.
지하갱도에서 석탄 캐는 일을, 하루종일 카페트 공장에서 카페트를 만드는 일을 어린 아이들이 어떻게 할수 있을까? 정말이지 이 아이들은 어쩔수 없는 자신이 처한 환경때문에 힘든 고통을 이겨 내고 있다. 가난 때문에 말라리아에 걸려 즉어가는 아이를, 지하 맨홀에서 살면서 하나뿐인 친구가 강아지인 아이를 우리는 지금 보고 있는 것이다. 어느 누구하나 그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고 그나라에서는 당연한듯 일어나고 있는 일듯. 아마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런 아이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이책이 아니었다면 그냥 모르고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솔이, 그리고 솔이 또래의 아이들의 삶. 그 삶은 명확히 대비되고, 우리는 그 대비되는 삶을 보며 우리가 어디에 관심을 가져야하며, 이 아이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할지를 생각하게 된다. 당장 지구 저편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줄수는 없지만,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알게 된다. 나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친구들이 세계 곳곳에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친구들에게 관심을 가져야하고, 우리는 그 친구들을 도와야한다는 것을 말이다.
이책은 아이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어른들에게도 말하고 있다. 이렇게 힘들게 하루하루를 버티는 아이들이 있다고, 우리도 이제는 이런 국제 사회의 문제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변화를 촉구하고, 뭔가 실질적인 도움을 줘야한다고 말이다. 지금 당장은 우리가 어떻게 할수는 없겠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도와줄수 있지 않을까? 가장 간단한 일로는, 해외 아동 후원금을 매달 납부하는 방법도 있다. 아마 이 방법이 가장 소극적인 방법일테지만 아무것도 안하는 것 보다는 낫지 않을까?
정말 거짓말이었으면, 이런 일은 안 일어났으면 하는 일들이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가슴 아프다. 이 책을 본 우리의 아이들이 나중에는 그들의 친구들을 어떻게 도와줄수 있을지, 그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지 참 많이 기대된다.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수 있는 아이가 되기를, 솔이처럼 평범한 대한민국의 아이들이 세계 곳곳의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접근했다는 점에서 이책은 참 좋은 것같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 대해서, 나아닌 타인의 삶에 대해서 한번쯤은 고민해볼 수 있는 책.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너무나도 좋은 책이다. 정말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