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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처럼 행복하라 ㅣ 아이처럼 행복하라
알렉스 김 지음 / 공감의기쁨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아이처럼 행복해라, 책 표지에 콧물흘리는 해맑은 눈을 가진 아이의 모습.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자꾸 눈길이 간다. 깨끗하지 않지만 너무나도 맑은 눈을 가졌고, 행복하다는 마냥 보고 있는 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나 역시 행복해지는 듯한 느낌이랄까?
우선 이책은 좋은 취지로 펴내졌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저자의 착한 마음에 감동받고, 책 속에 펼치지는 아이들의 해맑은 얼굴들과 대자연의 모습에 또 감동받는다. 요리사이자 사진가라는 직업을 가진 저자는, 지난 10년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번도 그 사진을 전시해야겠다, 누군가에게 보여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적이 없단다. 그런데 왜 이번에 책을 펴내게 됐냐고? 척박한 환경과 가난때문에 배움에 목말라있는 파키스탄 아이들을 위해서 알렉스 초등학교를 만들었는데, 이번에 제2의 알렉스 초등학교를 만들 돈을 구하기 위해서 책을 펴냈단다. 얼마나 좋은 취지인가, 내가 책한권을 읽음으로써 파키스탄의 아이들이 공부를 할수 있다니 말이다.
물론, 책 내용이 나쁘다면 펴보지도 않았겠지만 이책은 잔잔한 여운이 남는 책이다. 글보다 사진이 더 많은 책. 짧은 글들속에서 저자가 여행을 통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또 여행을 통해서 무엇을 느꼈는지,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게 된다. 우리의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지만, 저자가 보고 느낀것을 우리는 또 배우게 되는 것이다. 짧은 글속에서 곰곰이 생각하지 않을수 없달까?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이 아니다. 단순히 사진이 예쁘네 이렇게 넘어갈것이 아니라, 진짜로 여행이라는 것에 대해서, 사람을 만나고 인생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현실을 잊고 잠시나마 생각에 잠기게 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 나는 여행하는 동안 만남과 헤어짐에 익숙해졌습니다. 만남의 설렘보다, 헤어짐의 아쉬움보다 소중한 것은 함께하는 순간입니다.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어느 곳을 갔다 온 것이 아닙니다. 어느 곳에서 누군가와 함께 한 것입니다."
만남과 헤어짐, 그것은 당연한 건지도 모르지만, 저자는 그 당연함보다는 그들과 함께하는 순간을 기억하고, 그 순간을 추억한다. 요즘은 어디 여행을 갔다하면 나 어디 다녀왔어 이러면서 인증샷을 남긴다. 사진 한장 찍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여행을 누군가와 함께했냐가 진정 중요한게 아닐까?
한 아이를 찍기 위해서 8시간이 걸렸다고, 언젠가 부터 아이를 사진에 담는 것보다 아이의 눈 속에 보이는 나를 발견하는 것이 좋았고, 순수한 아이를 찍으면 자신도 동화되어 순수해지는 것같다는 저자 알렉스. 그의 사진 속에는 정말로 해맑은 아이들이 보인다. 사진기라는 것에 낯설어하고 신기해하는 호기심만 가득찬 아이들이 아니라, 세상을 아름답고 순수하게 바라보는 그 눈이 더 먼저 들어온다. 세상에 상처받지 않고 떼묻지 않았기 때문일까?
초코파이 하나를 건네도 아껴두었다가 부모님께 먼저 가져다 주는 아이, 자기집 가게에 팔지도 않는 메뉴를 친구라는 이름의 여행자를 위해서 밖에 나가서 사오는 주인까지.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이들의 착한 마음에 감동을 받는다. 그들은 착하게 행동해야지 남의 눈에 좋게 보여야지 이런게 아니고, 그냥 자신들의 순수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순수한 영혼이라는 말이 이럴때 쓰는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말이다.
십년 넘게 여행을 다니면서 채우는 것이 아니라 버리는 법을 배운다고, 수영을 인생에 비유하는 저자를 보고 있노라면, 정말로 우리 인생의 정답이 무엇일까,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것일까 라는 의문이 마구 든다. 인생에 정답은 없고,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더 허우적 대면 될수록 가라앉는 그 모습속에서 오늘도 우리는 바둥대고 있는게 아닐까?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수많은 여행 속에서 만났던 사람들, 베푸는 사람은 많지만 친구가 되는 사람은 많지않다고, 여행은 사람이 생각나고 사람이 보고 싶어 떠나는 것이라고, 오늘도 길위에 서서 걸어온길과 걸어갈길을 생각한다는 저자, 여행은 단순한 즐거움의 추구가 아닌것이다.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찾는 유목민이라고, 떠도는 길의 끝에 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발길 닿는 모든 곳에 답이 있단다. 여행을 하면서 자기 자신이 뜨거워 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여행을 통해서 우리의 인생을 성찰할수 있다는 거. 그거 정말 좋은거 아닐까?
단순한 누군가의 여행일지가 아니라, 여행을 통해서, 사람들을 통해서, 대자연을 통해서 우리 인생을 배워가는 방법을 이책은 말하고 있다. 저자의 순수한 마음에서 출발한 책, 그 책 속에서 저자뿐만이 아니라 늘상 해맑은 아이들의 순수한 눈동자 속에서 순수하게 살고자 하는 우리들을 발견할수 있는 지도모른다.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 순수함이 살아있는 그 느낌을 충분히 당신도 받을 수 있을것이다. 책 한권이 주는 잔잔한 여운, 그 여운속에서 오랫동안 머물고 싶다. 단순한 글, 짧은 글 속에서 나는 내 가슴속에 뜨거운 무언가를 느낄 수 있었다. 언제나 순수하게 살고자, 나 아닌 타인을 돌아볼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하지만 그것은 결코 쉬운것이 아닌것같다.
이책을 통해서 파키스탄의 아이들이 공부를 할 수 있고, 그 순수함을 잃지 않은 채 살아갈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한권의 책안에서 수많은 것들을 보고 들으며 오늘도 우리는 유목민으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그냥 유목민이 아니라, 순수한 유목민이 되는 그날을 기다리며, 우리는 또 오늘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