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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클리닉 - 목적을 달성하는 결정적 한 방
임승수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터 글이라는 것을 쓰기 시작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린 시절 방학 때면 과제로 매일 일기쓰기가 있었다는 것과 그 일기를 쓰기위해서 방학이 끝나기 1주일 전부터 한달 치의 일기를 손이 빠지도록 쓰고 있었단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를 뿐이다. 그렇게 시작된 글쓰기가 이제는 블로그를 통해서 남과 소통하고, 내 생각을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가 되었다.
오늘도 블로그에 내 소소한 일상을 적으면서 또 하나의 글을 완성해간다. 옆집 친구에게 말하듯이 아무런 격식체 없는 말투하며, ㅋㅋ 라는 의성어(?)를 써가면서 내려가는 글을 보고 혹자는 편안하다. 진짜 옆에서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이런말을 하기도 하고 혹자는 아무리 그래도 공개적인 공간인데 그렇게 아무렇게나 써내려가도 되냐 라는말을 하곤한다.
나 역시 이 부분에는 참 많은 고민을 한다. 나 혼자만의 공간이기를 바라면서 아니, 내가 주인인데 남의 눈치 볼거 있나, 마음에 안 들면 안 읽으면 되는 거지, 이러면서도 모르는 사람과 소통하고 싶은데 좀더 격식있게 좀더 나은 글을 써야하는거 아닌가 하루에도 열두번도 더 고민을 한다. 그에 대한 해답을 이책에서 찾았다. <글쓰기클리닉> 블로그에 소소한 일상을 적어내려가고, 책 서평을 올리면서 글을 쓴다는 것에 다시한번 더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또 잘 쓰고 싶은것이 솔직한 내 심정이다. 물론 생각만큼 그게 쉽지는 않지만 말이다.
책 한권을 읽고 어느 순간에 글이 잘 써진다 이런건 결코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어느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단지 내가 좀더 나은 글을 쓸수있는 길잡이가 되지는 않을까하는 심정으로 읽은 게 사실이다. 이책은 다른 어느 글쓰기 책들보다 현실적이다. 그리고 가식이 없다. 원론적인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도움이 되는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 이야기는 글쓰기 두려운 당신으로 시작한다. 글을 쓰기 두렵다면 우리는 선택해야한다. 모든 상황들을 감수하고 글쓰기를 거부하던가, 아니면 어쩔 수 없이 계속 글을 쓰던가. 아마 현대인들이라면 모든 상황을 감수하고 글 쓰기를 거부하기가 쉽지않을 것이다. 멀리볼 것도없이 나부터가 그런데, 다른사람들은 어떨까
그는 좋은 글은 ‘목적’을 달성하는 글이라 말한다. 당연한 말이면서도 쉽지 않다. 실례로 서평을 쓴다고 해보자. 출판사의 입장에서 쓰는 서평은 책을 많이 팔기 위해서 책의 장점을 늘어놓는 것을 테지만, 내가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것은 그 책에서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있는 그대로를 쓰는 것이다. 그리니깐 책의 장단점은 물론이고, 개인의 감정까지 드러내는 글이 될수 있는 것이다. 한권의 책을 더 팔기 위한 목적과 책에 대한 개인의 생각표출이라는 목적이 서로 다른 만큼 그에 맞게 글도 달라야한다는 것이다.
확실한 목적의식을 가지는 것은 좋은 글쓰기의 필수조건이고, 좋은 글을 쓰기위해서는 다양한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는데 이것 역시 당연한 거 아닐까? 소설책을 내는 작가들이 왜 그전에 직접 경험하고, 수많은 관련서적들을 읽으면서 사전조사를 할까?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독자들이 작품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더 나은 글을 읽을 수 있도록 하기위함이 아닐까?
여기서 또 다른 좋은 글쓰기의 조건이 등장한다. 바로 글을 쓸때 독자의 입장을 고려하라는 것이다. 글을 읽는 독자가 초등학교 3학년인지, 이제 취업을 앞둔 20대인지, 인생의 절반을 더 살아간 50대인지는 참 중요하다. 독자의 연령, 독자의 경험, 독자가 처한 상황 등등 너무나도 독자의 입장이란 말은 포괄적일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다 알고 있다. 우리 역시 글을 쓰는 사람이기도하면서 매일같이 타인의 글을 읽는 독자이기 때문에 어떻게 독자의 입장을 고려해야할지를 말이다.
목적의식, 독자, 다양한 경험. 이 세가지를 저자는 좋은 글을 쓸수 있는 조건으로 먼저 제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의 글에 취해 일방적으로 글을 써내려가는 것을 경계하라 말하고있다. 여기서 보면 글을 정말 살아있는 것같다. 나와 타인을 이어주는 고리인 동시에 타인의 삶에 나를 끌어다 놓을수도,타인을 내삶 안으로도 끌어놓어다 놓을수 있는 요술 도구인것같다. 그렇기에 수 많은 사람들이 글을 잘 쓸수있기를 갈망하고 있지는 않을까?
많은 이들이 긴 글을 쓰게 되면 부담감을 느낀다. 하지만 여기서 목차를 제대로 작성하고, 글을 써내려 간다면 달라 질수 있다. 서론, 본론, 결론의 거창한 목록이 아니라 자신이 알아볼수 있을 정도만의 목록을 글을 쓰기 전에 작성해보는 것은 어떨까? 긴 글일 수록 문장이조금만 어긋나도 마지막 결론은 배가 산으로 가고 말것이다. 글의 목차를 작성하는 것, 하나의 글의 설계도를 작성함으로써 논리적인 사고력과 계획적인 글쓰기의 능력은 물론, 타인의 글을 읽을 때 구조파악이 쉽고, 글쓴이의 의도 파악을 더 쉽게 할 수있는 것은 당연지사다. 거기다 타인의 논리의 허점까지 발견하기 쉬워질것이다.
그리고 글을 쓸때마다 신경쓰이는 맞춤법 역시 맞춤법 책을 펼쳐놓고 외우는 것이 아니라 맞춤법이 틀렸다는 것을 알아챌때마다 그것을 고쳐나가면 정확한 맞춤법을 익힐수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매번 글을 쓰고, 퇴고를 다했음에도 나오는 틀린 맞춤법. 그때마다 공부를 해야지 하면서도 쉽지가 않다. 특히나 요즘같이 인터넷 외계어들이 남발되고 있고 정확한 맞춤법이 무엇인지 헷갈릴 때는 맞춤법 공부를 해도 잘 모르겠다. 차라리 한꺼번에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나올때마다 하나씩 챙겨보는 거 그거 참 좋은 것같다.
그 밖에도 저자는 글이 주는 감동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는데, 포괄적인 슬픔이라는 추상적표현보다는 셈세하고 세부적인 묘사가 더 큰감동을 준다고 한다. 물론 감동을 줄만한 섬세한 표현을 위해서는 내 삶과 주변의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진지하게 관찰해야한다는 전제가 있지만 말이다.
또한 한편의 글에는 ‘삶’이 녹아 있다고 말한다. 글을 쓰는 이의 외면이 아닌 내면 그자체가 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글은 곧 삶이다”이런 말을 하고 있는데 참 인상적이다. 좋은 글을 위해서는 좋은 삶, 가치있는 삶을 살아야한다는 거, 적극 동의한다. 말과 글이 그 사람의 내면을 나타내는 하나의 도구이고, 그래서 말과 글을 조심해야한다는 걸 여기서 또한번 깨닫는다.
이책은 자기소개서를 쓰는 법, 업무용이메일을 보내는 법, 기획서, 제안서를 작성하는 법, 서평 쓰는법, 연애편지 쓰는 법 등등 다양한 경우의 글에 대한 예를 들어 정말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고 있다.
정말 취업을 앞두고 자기소개서를 쓰는 게 두렵다면 이책 앞부분만이라도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을 만큼 이 책은 현실적이다. 자기소개서를 쓰는데 너무 솔직할 필요가 없다고, 단점도 장점이 되게끔 써야한다고, 성장과정에는 무조건 행복한 가정에서 교육 잘 받고 자랐다고 써라고 조언해주는 책을 본적이 있는가? 나는 처음 봤다. 그래서 이책이 현실적이라고 말해주고 싶은 것이다. 자기소개서 말고도 각각의 상황에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 책. 글쓰기 책이라고 무작정 지루하고, 무작정 어렵기만 할거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인 책. 정말로 가볍게 읽으면서 중요한 내용은 쏙쏙 들어있는 책인 것같다.
물론, 미리 말해주고싶은것은 이책이 내용이 현실적이고 좋은것은 맞지만, 모든 경우를 다 읽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필요한 경우에 해당되는 글만 읽는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다 읽고 나니, 내게 해당되는 경우는 몇 없다는 것과 왜 이 책을 전부다 읽었을까 꼭 필요한 부분만 부분 발췌해서 읽었더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가기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글을 잘쓰고 싶다면 가볍게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