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 Punch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김려령 작가의 완득이를 읽은지가 엊그제 같은데, (물론 최소2년은 지난듯;;) 이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완득이. 사실은 책 내용을 알고 있는지라 보고싶지 않았다. 뭐랄까, 공지영선생님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소설책으로 만나고, 그때의 감동을 잊지 않기 위해서, 책이 주는 그 감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위해서 영화를 보지않았을때와 비슷한 심정이랄까. 청소년 소설에 무슨 감동이 많이 왔겠냐할수도 있겠지만, 청소년 소설치고는 김려령 작가의 완득이는 유쾌하면서도, 뭐랄까 마음 한구석을 묵직하게 만들었던 소설이다.

 

이영화 역시, 가볍게 웃으면서 보긴했지만, 실상 그 내용이 가볍지만은 않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참 가슴 아팠다. 완득이. 이제 고등학교2학년, 그 나이에 뭔가 특별히 할수있는게 없다.  과거 나만 생각해도 학교, 집이 전부였으니, 특별히 할수있는게 없는데 완득이가 처해있는 상황을 보고있노라면 뭔가 지금 당장이라도 특별한 걸 해야만할것같은 생각이 마구 든다. 곱추인 아버지와 정신지체를 가진 민구삼촌(민구삼촌은 친삼촌이 아니다), 그리고 필리핀 어머니까지. 어찌보면 정말 최악의 상황들만 모아두고 완득이를 몰아부치는 듯한 느낌이랄까, 어떻게 저렇게 힘든상황에서 삐뚤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다.

 

물론, 완득이가 너무 착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무엇보다 똥주 선생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 (이름은 동주다 ㅋㅋ 하지만 뭔가 강하게 발음해야 더 어울릴듯한 느낌 ㅋ) 학생이 후원을 받은 햇반을 빼아서 먹으면서도 당당하고, 뭐랄까 선생님이라는 권위적인 느낌보다는 정말 선생 맞아? 라는 생각이 더 간절히 드는 진정한 선생. 똥주선생을 보고 있노라면 그나마 세상은 좀 살만하다라는 느낌이랄까;

 

최악의 상황속에서 살아가는 완득이와, 그 완득이를 지켜보는 똥주선생의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던져준다. 큰 사업체의 사장을 부모로 둔 똥주선생, 왠지 옥탑방에 있으면 안될것같으면서도 옥탑방이 너무 잘어울리는 똥주선생. 그가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의 대사들은 진실되게 다가온다. 거짓이 없는 듯한 느낌. 정말 부끄러운것이 무엇인지,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것인지, 그가 내뱉는 말한마디에 생각을 하지 않을수가 없다. 단지 선생으로가 아니라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법을 완득이에게 가르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거기다 완득이네 반 일등 윤하와의 이야기는 완득이가 고등학생임을 잊지않게 해준다. 학창시절 누군가를 좋아했던 기억들 한두번쯤은 있을텐데, 그런 아련한 기억은 물론이고, 뭐랄까 무거울지도 모를 완득이 주변이야기들을 가볍게 상쇄시켜준다는 느낌? 윤하와의 달달한 사랑이야기도 완득이의 삶의 일부분이고, 곱추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를 두고 복싱을 하면서 현실과 싸워나가는 것도 완득이의 삶의 일부분이다.

 

한 아이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볼수있다는거, 그것이 이영화의 큰 장점이 아닐까. 물론 평범한 중산층의 가정이 아니라, 특수한 상황이 모여있는 아이의 눈이긴 하지만, 그것들이 바로 우리가 편견을 가지고 바로 보지 못한 세상들을 이야기하고 있는건 아닐까? 코시안이 그렇게 많이 늘어가고 있다는데, 우리는 그들을 우리의 사회의 일원으로 바라보고 있기는 커녕 낮춰보고있지는 않을까?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기초수급대상자라는 이유로 아이들이 사회에서 소외되고, 당연히 누려야할 권리들을 누리지 못하고 있지는 않을까? 외국인 노동자라는 이유로 노동력을 착취당해야만 할까? 완득이를 보고있노라면 정말이지 많은 의문점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영화한편에서 감동은 물론이고, 이러한 생각거리들을 얻을수있다는건 좋은거 아닐까? 적극추천까지는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볼만한 영화임은 틀림이 없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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