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라 불리는 기적 - 집단을 벗어나, 참된 개인으로 비상하라
박성현 지음 / 들녘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개인이라 불리는 기적. 이책을 읽는데만 3주가 걸렸다. 사실 내가 미루고 미뤄서 책을 받아든지 3주만에 읽은건지도 모르겠지만, 진도가 안나가는 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말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개인의 의미를 되새길수있을뿐만 아니라, 저자의 방대한 지식의 양에 정말 감탄하지 않을수 없다.

 

책을 읽으면서 열심히 리뷰를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메모를 해가면서 읽었는데, 그 메모만 해도 상당량이다. 작정하고 읽은 탓에 메모할것이 많았는것도 있겠지만, 그만큼 책에서 인상깊었던 구절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자칫 지루해지기 싶상이고, 솔직히 그렇게 쉽지 만은 않다는 것을 인정한다. 평소 인문이나 철학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읽다보면 정말 깜짝 깜짝 놀랄정도로 많은 이야기들이 등장하는데, 그 이야기들을 저자가 다 알고 있다는 것 뿐만아니라, 이 한권의 책속에 다 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책 한권을 읽었음에도 10권은 읽은 듯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을정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대사회에서 개인주의의 만연, 개인주의로 인한 폐해 이런것들을 참 많이 떠올릴텐데, 나 역시 개인주의라는 단어 자체에 거부감을 갖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만나는 개인주의는 정말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고, 우리가 얼마나 개인주의라는 말을 무비판적으로, 사회적 관습 그대로 받아들여왔는지 생각할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한국사람들이 개인주의에 부정적 생각을 가지는 것은 우리는 짧은 민주주의를 경험했지만, 개인의 자유와 권리만을 앞세우고 공동체 차원의 질서와 규율, 이익을 무시하는 태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인데, 그래서 대부분 개인주의는 민주주의의 어두운 면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한다. 나부터가 그렇게 인식하고 있는데, 그런데 과연 공동체적 움직임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꼭 나쁘다고만 할수 있을까? 물론 민주주의의 어두운 면에 그런 것이 있기는 하지만 과연 우리가 이렇게 믿고 있는 개인주의가 진짜 개인주의일까?

 

저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가짜 개인주의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자기 자신의 자유, 권리, 웰빙에 대한 욕구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착각이 힘을 얻어 사회 전체의 풍조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나의 권리와 자유를 최대한 키워서 내방식대로, 내 맘대로,내 욕망대로 사는 것이 최고의 목표라고 생각하는 풍조. 그것이 가짜 개인주의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나 가짜 개인주의의 목표는 물건으로 나타나는데. 아파트 평수, 통장에 찍힌 돈 등 정말 물질만능주의에서 요즘 우리가 최고의 가치라고 여기는 것들이 결국은 가짜 개인주의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가짜 개인주의가 공동체를 위협하는 것은 사소한일에 불과하고, 정말 소름 끼치는 일은 가짜 개인주의가 내 영혼, 내 마음을 지배함으로써 마침내 내 삶의 의미를 잡아먹고 내 자아를 잡아먹는 블랙홀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이제 어느 정도 가짜 개인주의에 대한 감이 오지 않는가? 우리가 믿고 부정해왔던 개인주의가 바로 가짜 개인주의라니, 당연히 이런 가짜 개인주의는 우리가 지양해야할 것들이다.

 

 근대 개인주의의 출발은 니체로부터이며, 전체주의자는 “사회가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반면에 개인주의자 “인간은 세상과 영원한 긴장관계에 놓은 존재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우리 인간은 수만년 동은 씨족, 문중, 대가족을 가장 중요한 생존단위로 여겨왔고, 최근에는 국가를 가장 중요한 생존단위로 여기고 있다. 국가, 씨족, 문중, 대가족은 하나의 떼를 의미한다. 개인과 떼. 이 둘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는 항상 떼의 입장에서 서려고 했고, 떼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비난 받아왔었다. 하지만 이제는 떼의 입장이 아닌 개인의 입장에서 사회를 바라봐야하는 것이 아닐까?

 

솔직히 말하자면, 나부터가 공동체 사회에서 튀는 것이 싫었고, 나보다는 떼를 더 중시해오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개인이라는 존재가 왜 중요한지, 우리 믿고 있는 가짜 개인주의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잘 몰랐다. 하지만 이젠 개인주의가 우리로 하여금 앞으로 어떻게 삶을 살아가고, 어떻게 노력해야하는지를 너무나도 잘 말해주고 있다.

 

훌륭한 떼는 자연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고, 훌륭한 개인은 나 자신의 선택과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고대 그리스의 디오게네스나 공자 역시 개인주의를 추구했다고 하는데, 이처럼 떼 속에서도 개인주의를 추구해온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는 지금 개인주의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책을 다 읽고나서도 사실은 아직 떼와 개인의 경계, 그리고 개인이 누려야 할권리들, 그리고 개인이 추구해야할 것들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한 두세번은 이책을 더 읽어봐야 제대로 알수 있을것만같다.

 

떼와 논리의 결합이라는 이름 앞에 자행되어온 수많은 비극들, 그리고 떼라는 이름앞에서 개인이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성장할수 있었던 것들. 유럽의 개인주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개인주의가 성장할수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웠다. 거기다 수많은 철학자들과 히틀러, 무솔리니, 레닌까지 많은 전체주의자들의 이야기들,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까지 철저히 개인주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명확히 밝히는 저자를 보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중의 한사람으로써 개인의 가치관 정립이 얼마나 중요한지, 내가 당연시 누리고 있는 이 권리들이 어떻게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는 너무나도 잘알게 되었다.

 

개인은 정말 기적이 맞다. 개개인이 모여 떼를 이룸에도 우리는 개인의 중요성보다는 항상떼를 중시했고, 그래서 우리는 가짜 개인주의까지 만들어내고 말았다. 이제는 진정한 개인주의 앞에서 당당하게 서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때가 온것이 아닌가 싶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책을 통해 박성현저자를 만나게된것은 참으로 행운이 아닌가 싶다. 방대한 지식의 향연, 그리고 독자로 하여금 수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그의 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청년들이 읽으면 정말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물론, 지루한 감이 없지는 않다. 꼭 다 읽을수있을 자신이 있을때 이책을 펼쳐들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처음부터 책을 읽으면서 메모를 기록하고 리뷰를쓰기까지 너무나도 힘이 든책이었다. 과연 내가 어떻게 리뷰를써야 잘쓴글일까? 라는 생각과 함께 내가 읽은 것들을 다 표현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잘 전달할수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던 책이고, 저자의 글을 많이 인용했는데, 인용한 글보다 더 많은 좋은 글들이 책에 담겨져있다. 책을 통해서 자신의 지성을 업그레이드 시키고 싶다면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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