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시르와 왈츠를 - 대량학살된 팔레스타인들을 위하여, 다른만화시리즈 02 다른만화 시리즈 2
데이비드 폴론스키, 아리 폴먼 지음, 김한청 옮김 / 다른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첫 표지에 보이는 "2009년,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 이라는 문구는 나에게 낯설게 다가왔다. 이 책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되었던 <바시르와 왈츠를>를 만화로 각색한 것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도 개봉이 되었다는데, 워낙에 영화에 관심이 없는지라 잘 알지 못했고,사실 전쟁 관련 소설은 몇번 읽어봤지만 내게 전쟁이나, 민간인 학살에 대한 어떠한 경험이라든가 상세한 지식이 없는지라, 어쩌면 나와는 동떨어진 삶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던 것같다.

 

물론, 12월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공격해 수많은 이들이 죽어나갔다는 뉴스를 몇번 보기는 했었다. 그때도 내게는 그 기사가 절실히 다가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책을 읽는 순간 나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전쟁의 참혹함이, 인간이 얼마나 잔혹해 질수 있는가에 대해서 또 한번 생각하지 않을수 없었다.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점령 사건을 토대로 만들어진 만화, 책장을 넘기면서 결코 내 마음은 가볍지 않았다. 2년 째 꿈속에 잔혹하게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개 26마리가 나타나는 꿈을 꾸고 있는 보아즈,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 주인공 아리폴먼. 주인공 역시 보아즈와 함께 전쟁에 참여했으나 그에 대한 기억이 없었고, 그래서 그때 함께 참전했던 전우들을 만나러 가게 되고, 거기서 진실과 맞닿게 된다.

 

진실, 과연 누구를 위한 진실일까? 지금에서야 진실을 밝힌다고 해서 그때 무참히 살해되어 갔던 3000명의 힘없는 팔레스타인인들이 돌아오기라도 할까? 군대의 본진은 다 빠져나가고, 마을에 남은 것이라곤 힘없는 노인과 아이들, 부녀자들 뿐이었지만 무참히 총포를 겨누고 그들을 살해하는 이스라엘군들의 모습은 정말이지, 인간이라면 할수 없을 짓을 벌이고 있었음을, 그러고도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너무 붕괴한다.

 

물론, 그 전쟁에 참여했던 이들은 상부의 명령이었다고, 어쩔수 없었다고 지금이라도 양심고백을 하는 병사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아니, 사실 잘 모르겠다. 만약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함께 드는 것도 사실이고, 그래도 학살을 자행한것은 사실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몇몇의 기억 속에 묻혀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슬픈 현실을 조금이나마  많은이 들이 알아줬으면 좋겠고, 지금도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영토 분쟁이 제발 종식되기를, 더이상의 인명피해가 없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너무나도 충격적인 상황이었기에, 저자 역시 기억의 일부가 소실되지만, 뭐랄까, 잊어버렸다고, 기억나지 않는다고 해서 끝이 나는 건 정말 아닌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역시 민간인 학살이라는 하나의 역사적 사건을 이미 겪었고,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가 남의 일 같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유대인 대량 학살이후 또 이런 학살이 일어날줄 누가 알았겠는가, 결국은 인간 내면 깊숙이 박혀있는 악의 근원과 맞딱 뜨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문득 그때의 학살을 지휘했음에도, 이스라엘 총리까지 이르렀던 그 인물, 과연 그는 일말의 양심의 가책이라도 느꼈을까? 결코 느끼지 못했을것 같은 느낌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보다 항상 유리한 고지에 있었다. 미국이라는 강대국을 등에 업고 있고, 세계정세를 좌지 우지할 능력이 있기에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이와 그것을 빼앗으려는 이, 우리는 누구의 편을 들어야 옳은 것일까?

 

우리가 알지 못한 은폐된 수많은 민간인 학살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자신의 죄를 밝히고 사죄를 하는 것은 어떨까, 애니메이션 < 바시르와 왈츠를 > 를 보지는 못했지만 과연 그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왜 영화를 제작했는지는 알 것같다. 앞으로 인류의 역사 속에서 이런 민간인 학살은 더이상 재발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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