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글, 우리말을 담는 그릇 ㅣ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5
남경완 지음, 정성화 그림 / 책읽는곰 / 2008년 10월
평점 :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한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이 있을까? 나는 한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용비어천가이다. 한글 반포를 하면서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는 글이 바로 용비어천가이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고교시절 교과서를 통해 배웠던 것이 바로 용비어천가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영어 조기교육 열풍이니 해서 한글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 가고 있다. 뿐만아니라 길거리를 나서더라도 간판에 외래어가 쓰여져 있지 않은 것이 드물다. 이번에 책읽는 곰에서 출간된, <한글, 우리말을 담는 그릇>은 한글의 중요성과 한글의 탄생과정을 어렵지 않게 자세히 설명 하고있어 어린 아이들에게 우리말의 정체성을 제대로 알려줄 수 있을 것같은 생각이 든다. 어릴 때부터 영어 몰입교육에 집중을 해 한글을 무시하고, 한글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외국어를 잘하기 위해서 가장 기본이 되어야하는 것이 바로 한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세상에 수많은 나라들의 언어가 있지만, 그 언어가 제 글자를 가진 것은 극히 드물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한글은 우리말을 담는 그릇으로 언제 생겨났을까? 이 책에는 아주 옛날에는 우리 글자가 없어 어려운 중국의 한자를 빌려써왔고, 조선의 네번째 왕 세종에 이르러 우리 글자 <한글>을 만들게 되었다고 나온다. 중국의 글자 한자가 너무 어려워 장쇠는 머슴살이로 모은 돈으로 땅을 살려다가 글을 몰라 주인에게 빼앗기고, 한자로 된 방을 읽지 못해 법을 어겨 잡혀가는 이가 있는가 하면, 시어머니에게 옷감에 물들이는 법을 배우던 간난이가 글을 알지 못해 그 방법을 적어두지 않아 잊어버려 두번 다시 아름다운 색을 내지 못했던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들에게 쉬운 우리글 한글은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물론 처음에 몇몇 양반들은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잘 쓰지 않았지만 궁궐이나 양반집안의 여자들, 백성들 사이에 한글은 점점 퍼져나갔고, 아녀자들끼리 서로 편지를 주고 받는가 하면 한글 소설 <홍길동전>이나 나라의 법도 쉬운 한글로 펴내 많은 백성들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다 일제 치하 속에서 한글을 쓰지 못하게 했지만, 주시경과 한글어학회의 노력으로 한글은 그 명맥을 이어왔고 해방을 맞이하며 우리 나라의 대표 글자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한다.
한글의 중요성 부터 시작해, 우리 글자가 없었을 때의 설움, 그리고 한글의 탄생, 한글의 역사,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한글을 널리 알려야하는 이유까지 한글의 우리말을 담는 그릇으로 자리를 잡기까지 아이들이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을 만큼 한글에 대해 체계적으로 잘 정리된 책인 것같다. 특히나, 다른 온고지신그림책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마지막 페이지에는 엄마아빠와 함께 읽는 한글이야기라는 하나의 꼭지를 통해 한글에 대해 좀더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다. 한글날을 맞이해서 우리 한글의 중요성을 아이들에게 꼭 알려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어도 좋고, 일어도 좋고 전부다 좋다. 하지만 외국어를 익히기 전에 우리 말인 한글을 먼저 제대로 익히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우리말을 담는 그릇, 한글은 앞으로 우리가 더욱 더 아껴쓰고 발전해야할 우리의 하나의 문화가 아닐까 싶다. 한글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이제 책을 읽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꼭 권해 주고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