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밥상 -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피터 싱어.짐 메이슨 지음, 함규진 옮김 / 산책자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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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세달 전부터 바쁜 엄마를 대신해서 집에 올때마다 마트에 들러 저녁 찬거리를 사서 집으로 돌아온다. 매일 사는 것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두세번 이상 마트에 들렀다온다. 그래서 그런지 먹거리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 관심이 많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먹는 것에 좀 예민해서 그런지 채소하나를 사면서도, 두부 한모를 사면서도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었는지, 포함된 내용물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습관을 갖고 있었는데, 왠걸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더 먹는 것에 조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과연 내가 산 제품이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어서 온것일까 하는 문제에 대해서 또 한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에 미국소고기 파동과 더불어서, 유전자 변형 옥수수가 수입되고, 유전자변형 콩으로 생산된 식용유가 시중에 유통된다는 말을 들어왔다. 그래서 집에서 자주 사먹던 옥수수콘 통조림이나 일반 두부 같은 경우는 옥수수콘은 왠만하면 먹지 않기로 했고, 두부의 경우는 국산콩 100%로 제조 된것을 먹고, 식용유는 포도씨유로 바꾼지가 벌써 몇년은 된것같다. 차츰 차츰 식단을 유기농제품으로 바꾸고 있고 또 채식을 하려고 노력중인데 그것이 쉽지만은 않다. 어려서부터 시골에서 자라왔기에 채식에 익숙하지만 어린 남동생이 육식을 즐겨하다보니 요즘은 고기류를 굉장히 많이 섭취하는 것같다.

 

이 책에는 우리가 현재 먹고 있는 제품들이 도대체 어떻게 생산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유통되는지를 말하고 있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돼지고기나, 소고기, 그리고 닭고기는 어떻게 생산되는 것일까? 소고기류의 경우는 최근 미국산 소고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영상을 봤을 거라 믿는다. 좁은 우리 안에 갇혀서 살이 찌기를 기다리는 소, 새끼 낳는 칸막이에 갇혀 사는 암컷돼지, 소비자들의 욕구에 의해 거세당하는 수퇘지, 더러운 우리 속에서 바글바글 거리는 돼지들과 정말 좁은 케이지에 갇혀 알 낳는 기계와 같이 키워지는 닭들, 털갈이를 위해 일부러 굶기고, 잠을 자지 못하게 2주동일 불을 밝혀두며 고문을 하고, 닭부리를 일부로 자르고... 비단 미국의 얘기가 아니라, 한국도 별반차이가 없으리라 믿는다. 이런 식으로 키워지는 소, 돼지, 닭들이 우리의 식탁에 오르고 있는 것이 거의 태반일것이다. 우리는 좀더 인도적 차원에서 방목으로 키워지는 소, 돼지, 닭고기를 먹을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동물들을 위해서도 그렇고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도 말이다. 물론 생산자들 나름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서 그러는 것도 있겠지만, 현재 우리 나라에서는 방목하는 소, 돼지, 닭고기에 대한 선택권이 거의 없는 것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미국의 경우는 그래도 어느 정도 선택권이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그런 것이 보장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원산지 표시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키워진 동물들인지 대한 말이 있겠는가?

 

그뿐만 아니라, 우리가 자주 먹는 태국산 화이트새우나, 기타 물고기류의 경우도 지속가능한 조업을 통해 생산되는 것이 있는가 하면 물고기를 마구잡이로 잡아 그 씨를 말리고 있는 것까지 있었다. 이런류의 물고기 역시 어떻게 생산되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리고 커피나, 초콜렛의 경우도 어린아이들의 노동력착취를 통해 생산되었는지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에서 싼 물건을 구입하면 그만큼 물건을 납품하는데 수지가 맞추기 힘들어질뿐만 아니라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들의 노동력 착취로 까지 이어진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의 음식에 식탁에 오르기까지 생기는 모든 윤리적 문제를 제시하고 있고 그에 대한 해답까지 말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매일 식탁에 오르는 돼지고기, 닭고기, 채소들, 달걀, 우유 등등 정말 수 많은 것들이 과연 어떻게 생산되어 온것인지, 내가 이런 육식을 즐기고 있는데 정말 괜찮을까? 하는 의문까지 들게 했다. 아마 앞으로는 되도록이면 채식을 하려고 노력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뿐이다. 또한 음식재료를 하나한 살때부터 그 재료의 성분이 무엇인지, 어떻게 생산되었는지 꼬박꼬박 확인하지 않으면 먹을수 없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우리 식탁에 음식이 오르는 과정, 그리고 그에 수반되는 윤리적인 문제들까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꼭 한번쯤 읽어봐야할 책이 아닐까 싶다. 올바른 먹거리를 통해서, 올바른 음식을 섭취할때 비로소 우리는 건강한 삶을 살아갈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도 소고기나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 될것이다. 과연 우리는 그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여태 아무것도 모르고 단지 음식을 먹었던 것이 얼마나 죄책감이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내가 당장 어떻게 할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음식이 이렇게 밥상에 오르는 과정을 통해서 다시한번 동물과 사람모두에게 인도적 차원의 보호와 관찰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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