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의 아라비안 나이트
리처드 F. 버턴 지음, 김원중.이명 옮김, 마르크 샤갈 그림 / 세미콜론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샤갈하면 중학교 미술교과서에 수록되었던 양의 머리와 사람의 머리가 마주 보고 있는 나와 마을이라는 그림이 가장 먼저 또 오른다. 그리고 또 아라비안 나이트 하면, 얼마 전 모 퀴즈프로그램에 나왔던, 알라딘의 마술램프의 알라딘은 과연 어느 나라 청년일까? 하는 질문이 떠오른다. 뭔가 생뚱맞게 이런 말은 왜 할까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내가 샤갈이라는 화가와 아라비안 나이트에 대해 갖고 있는 가장 최근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아라비안 나이트는 초등학교때 동화책을 참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천일야화라면서 아류작도 얼마나 많이 나왔었던지..

 

이 책은 샤갈의 판화와 드로잉 작품 총 26편과 함께 아라비안나이트의 많은 이야기들 중에서 샤갈이 직접 고른 4가지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재미난 이야기를 읽는 즐거움과 함께 샤갈의 작품까지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1석 2조의 책이 바로 샤갈의 아라비안 나이트이다. 

 

페르시아의 왕이 현자로 부터 상아와 흑단으로 만든 하늘을 나는 흑단마를 선물 받아 펼쳐지는 왕자와 공주의 이야기, 바다의 여인 줄나르와 그의 아들 바드로 바심왕이 조하라 공주를 좋아하게 되어 그녀를 만나러 갔다 새가 되어 온갖 수모를 겪고 결국은 조하라 공주와 결혼하게 되는 이야기, 아이들이 많은 어부 압둘라와 그에게 육지의 과일과 갖은 보석을 교환해주는 인어 압둘라 사이의 이야기, 카마르 알 자만과 그가 반한 보석상의 아내 하리마, 그리고 불쌍한 보석상의 이야기는 하나같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나,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카라마 알 자만과 보석상의 아내편이다. 불륜을 저지르는 아내와 그걸 모르고 아내에게 잘해주는 착한 남편, 그러다 아내는 벌을 받는.. 어찌보면 뻔한 내용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뻔하게 보이지 않는 건 또 무슨 이유에서일까?

 

어릴 적 읽었던 동화책과는 달리 아라비안 나이트에 이런 사랑이야기들이 있었는지는 몰랐다. (물론, 아라비안 나이트는 300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또 구전 되면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파생된 것으로 알고는 있다)  너무나도 평범하게 알고 있었던 것은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이나, 날으는 양탄자 이야기, 알라딘의 마술램프 등의 이야기 보다 이런 사랑의 이야기들에 더 많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생과 사, 그리고 탐욕까지 인간 내면의 모습을 이 짧은 이야기들 속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잠깐 4편의 아라비안 나이트의 이야기는 내게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음이 분명하다. 구전되어 온 이야기들이 한권의 책으로 재탄생하기 까지 얼마나 많은 변형이 있었고, 또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하게 된다. 또한 아라비안 나이트 속의 고대 페르시아나 이슬람교의 등장은 그들의 문화의 일부에 관심을 갖게 끔했다.

 

몇 천년 동안 여러작가와 번역가 학자들에 대해 수집된 이야기. 아라비안 나이트가 샤갈의 그림과 함께 만나 또다른 의미에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약간은 몽환적인 듯한 느낌과 함께 함께 웃고 비판할수 있는 책이 바로 샤갈의 아라비안 나이트인것같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300편의 이야기 전체를 소설로 한번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히 든다. 샤갈의 그림과 아리비안 나이트에 등장하는 4편의 사랑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지금 한번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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