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읽는 단원의 그림들

단원의 그림책 - 오늘의 눈으로 읽는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
최석조 지음 / 아트북스 / 2008년 5월

단원 김홍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우리 풍속화의 대가라는 것이다. 정작 김홍도라는 이름은 많이도 들어봤지만, 그의 그림에 대해서는 이렇다 말할 만큼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작년 바람의 화원을 통해 김홍도의 그림과 신윤복의 그림 몇 편을 봤던 것이, 최근 몇년만에 처음으로 김홍도의 그림을 본것이었다. 중고등학교 다닐때 미술책에서나 봤었던 것이 전부였던 단원 김홍도의 그림들. 그의 그림에 대한 이야기라 해 관심을 가지지 않을수 없었다.

특히나, '오늘의 눈으로 읽는 단원김홍도의 풍속화'라는 부제는 나로 하여금 이책을 읽지 않을수 없게 만들었다. 이책의 저자는 미술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고,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이라고 한다. 물론 이런 책을 낼 정도라면 김홍도에 대한 공부를 어느정도 했겠지만, 머릿말부터 필자는 자신도 그림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까막눈이라 미리 밝혀둔다. 그런 언질이 있어서 일까? 단원의 그림책은 말그래도 그림책. 딱 그정도로 어렵지 않고 술술 읽혀졌다.

단원김홍도의 그림에 대한 또다른 해석, 지금껏 그림이라면, 특히나 옛 선조들의 풍속화나 풍경화 정물화는 굉장히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이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 김홍도 그림 하나하나를 설명하면서 겉들이고 있는 현대적인 설명들 (책에 얼짱,몸짱 이런말도 나온다.) 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책을 읽어내려 가도록 하고 있다.

특히나, 풍속화 자체가 사회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저자의 다양한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 한 조선의 풍습과 모습들은 역사공부까지 곁들이게 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새참>이라는 그림을 설명하면서 우리 조선사람들의 밥먹는 습관에 대한 것은 정말 잊지 못할것같다. 얼굴보다 큰 커다란 사발하며, 외국선교사가 조선사람들의 식습관에 대해 쓴 글하며 정말 잊을수 없을 것같다.그뿐만 아니라, 씨름이 프랑스 어느 학자의 도에 대한 책의 표지로 등장했다는 것 역시 흥미진지했다. 단원 김홍도의 그림들 하나하나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하면서도 그와 연관된 다양한 역사적 사료들의 등장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흥미를 유발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같은 그림을 보더라도 이렇게 재미있게 설명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면 미술작품들이 마냥 어렵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뿐만아니라, 또 새롭게 그림을 이해하는데 굉장히 도움이 될것같다. 정형화된 형식에 따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언어로 김홍도의 그림을 풀어내는 저자의 말솜씨에 다시한번 감탄을 금치 못하겠다.

오랫만에 정말 괜찮은 미술책을 본것같은 느낌이다. 자칫 잘못하면 지루할수 있는 설명들을 추임새를 넣어가며 쉽게 풀어설명하고 있고, 그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다른 문인과 화가들의 작품과 역사적 사료를 들어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했던 점도 꽤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