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로 못질할 만큼 외로워!
마쓰히사 아쓰시.다나카 와타루 지음, 권남희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 누군가를 가슴 설레이게 좋아해본 적이 있는가? 물론 나는 그 대답에 대해선 당연히 아니오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어린 시절 누군가를 좋아해본 적도, 그렇게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나는 남들에 비해서 좀 무덤덤한 것 같다. 그런 무덤덤한 내게도 너무나도 아름다운 사랑이구나. 아련한 추억이 몰려와 라는 느낌을 준책이 바로 <바나나로 못질 할 만큼 외로워> 이 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 미하루는 애니메이션 각본가이며, 또 다른 주인공 마키에는 마쓰다 꽃집의 주인이다. 미하루가 각색한 애니메이션이 미하루 본인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린 시절 뚱뚱했던 미하루, 마키에의 눈에 들려고 무술을 배우고 마키에 아버지로부터 성우가 되겠다고 가르침을 받기까지 했던 미하루. 어린 마음에 얼마나 여자 아이의 마음에 들고 싶었으면 그랬을까? 8살에 마키에는 하와이로 이민을 가고 미하루는 이사를 가면서 연락이 끊기게 되지만, 미하루는 17년간을 마키에에 대한 애뜻한 감정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새롭게 그려내고 있고, 그러다 둘이 만나게 되고, 서로를 알아가는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뭐랄까? 함부로 만지면 금방이라도 깨질 듯한 느낌? 너무나도 순수함이 보이는 사랑이라서 감히 누가 뭐라 한마디도 못할 것 같은 그런 느낌? 한마디로 딱히 정히 내리기 힘들 것만 같다. 책을 처음 읽고 나서 든 생각이, 아.. 이 세상에 미하루 같은 남자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저런 사랑 한번 받아보고 싶다라는 것이었다. 미하루와 마키에, 두 사람이 서로가 사랑의 존재임을 깨달아 가는 그 순간이 얼마나 가슴 졸이던지, 서로 사랑하면서 그 감정을 이야기 하지 못하고 서로 엇갈리기만 하는 그 운명적인 만남. 정말이지, 이런 류의 연애소설을 별로 즐겨 읽지는 않지만, 너무 가슴 따뜻하고 실제로도 이런 일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잠시나마 할 수 있었다.

두 주인공 말고도 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이 있었기에 이 연애소설이 지루하고, 청승맞은 그런 소설이 아니라 연애코믹물로 바뀔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재미있게 웃을 수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책 속의 주인공이 되고 싶게끔 만드는 책. < 바나나로 못질할 만큼 외로워>

정말 갑자기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는 솔로라면 누구나 사랑을 하고 싶어지지 않을까? 사랑이라는 감정이 이렇게 오래 지속 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알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알 것만 같다. 서로 어긋나기만 하는 두사람, 그 두 사람을 가슴 졸이게 바라보면서 우리는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며 우리들의 또 다른 사랑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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