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빨래를 훔친 엄마 트롤 - 스웨덴 편 세계의 전래동화 (상상박물관) 2
안나 발렌베리 지음, 욘 바우어 그림, 박인순 옮김, 엄해영 감수 / 상상박물관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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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이라는 나라는 사실 이름만 몇 번 들어 본 유럽의 한 국가이다. 이번에 왕의 빨래를 훔친 엄마 트롤은 스웨덴의 전래동화 8편을 묶어 놓은 책이다. 책 표지에 보이는 머리가 더부룩 늙은 트롤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꼭 어린 시절 티비에서 혹은 책에서 봤던 서양의 마녀 같은 느낌이다.

처음 트롤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트롤이 무엇인가 했는데, 트롤은 우리나라에 고전에 등장하는 도깨비와 마찬가지로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이라고 한다. 북유럽의 신화에 트롤은 세상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싸우던 신들과 대결을 펼치는 용맹한 거인들이라고 한다. 하지만 차츰 기독교에 의해 힘을 잃고 깊은 숲속에서 힘들게 목숨을 연명하는 신세가 되었다고 한다.

겉으로 무시무시하고 두렵게만 생긴 트롤, 과연 스웨덴 전래동화에는 어떻게 등장할까? 사실 8편의 동화속에 등장하는 트롤은 그렇게 무섭지도 않았고 읽으면서 살짝 웃고 넘어갈 정도가 맞다고 해야하나? 어딜 가나 이런 전래동화는 권선징악이라는 주제를 벗어나지 못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착한 사람에게는 한없이 착할 수밖에 없는 트룰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 수준에 맞게 내용도 괜찮고 활자 크기도 적당한 것 같아서 읽기에는 참 좋았다. 특히나 많이 길지도 많은 단편의 이야기 들을 모아놓았기에 한편씩 시간 날 때 별 부담 없이 읽으면 될 것 같다. 총 8편의 동화 중에서 트룰이 등장하지 않는 편이 3편이 있는데, 마법사의 망토, 왕의 선택, 꼬리에 소금이 묻은 까치가 있다. 한편 한편 읽으면서 교훈을 찾을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 두 편을 소개 하자면, 왕의 선택과 겁 없는 소년편이다.

왕의 선택은 왕이 전쟁터에 나가는데 자신이 없는 동안 어느 대신에게 나라를 맡겨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때 성의 정령이 나타나 수상이 될 사람을 고르는 방법을 말해준다. 그 방법이 여섯 대신들을 황금 돛단배에 태워 강 하류의 평원까지 내려오게 하여 그곳에서 배가 기울어지게 하여 왕 자신이 누추한 나무꾼으로 변하여 그들을 구해주고 몇일후 자신의 집으로 초대를 하는 것이였다. 그와 동시에 같은날 궁궐에서도 파티를 열었다. 그중에 나이가 제일 어린 대신만이 먼저 한 나무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궁궐 파티에 등장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그 나이 어린 대신에게 나라를 맡긴다는 내용이었다.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누군가와의 약속을 지켜야한다는 그 모습에서 우리는 또 한가지를 배울 수 있었다.

겁 없는 소년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이야기 이다. 가난한 농부의 암소 하얀백합과 그의 아들 니세에 관한 이야기이다. 하얀백합은 최상의 우유를 생산하고 참 똑똑한 암소였는데 어느 날 트롤에게 잡혀 가 버리고 만다. 그걸 니세가 찾으러 나서는데, 니세는 겁이 참 없다. 왜냐하면 니세가 살아있는 모든 생물에게 친절하고 상냥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니세를 헤치지 않았다. 중간에 만난 마녀도, 숲속의 감시견도, 곰도 니세를 결코 해치지 못했다. 니세가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자신을 괴롭히려했던 자기들에게도 친절을 베풀었기 때문이다. 트롤에게서 하얀 백합을 데려올 때도 그 세 사람이 도와준다. 그리고 끝까지 니세는 트롤을 너무 많이 괴롭히지 말라는 말을 한다. 정말 사람 사이에서도 이렇게 선한 마음을 가지고 친절하게 대한다면 어느 누구도 미워하지도 두려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8편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스웨덴 전래 동화 덕분에 오늘 참 기분이 좋다. 이런 아이들 책을 읽다보면 계산적인 사람이 되지 않아도 되는 것 같아서 그래서 마음이 편하다. 아이들이 읽기에도 적당하고 또 이런 아이들 동화를 좋아한다면 한번 읽어봤으면 한다. 하지만, 스웨덴 전래동화니깐 특별하겠지, 이런 생각은 금물이다. 별로 기대를 하지 않고 읽어야 더 좋은 책이 바로 이 책이 아닌가 싶다^^ 기대하지 않고 읽었을때 오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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