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세트 - 전2권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란 책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1년전 가을이였다. 언니가 어떤 의사가 쓴 건대 한번 읽어 보는 게 어떠냐면서 권했다. 내가 의사라는 직업에 관심도 많았고, 언젠가 그 꿈을 이루겠다고 다짐하면서 읽었던 책이었기에 내겐 더 없이 많은 것을 안겨준 책으로 기억된다. 이번에 서평을 쓴다고 다시 읽었는데, 그때의 감동을 다시금 되새겨보았다. 의사란 직업이 우리 사회에서는 전문직에 고소득의 직업으로 분류 되고 있고, 다들 어느 정도의 선입견을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쓴 우리네 일상의 이야기들이다. 물론 의사이기에 평소에 일반인이 겪지 못하는 일들을 서술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의사가 쓴 책이라 해서 딱딱하고 뭔가 전문 용어들이 등장할 것 같지만, 오히려 구수한 사투리가 등장하고 가슴 따뜻한 환자와 의사들의 얘기가 등장한다.

 

 이 책은 필자가 지난 이십여년간 병원에 몸을 담고 있으면서 만났던 사람들의 인생살이를 자기 나름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치료를 하는 의사에게서도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서도 무언가 알 수 없는 따뜻함이 묻어나는 글이다. 의사와 환자의 아름다운 동행이라 그 말이 정말 딱 맞는 것 같다. 생사를 오가는 죽음의 문턱에서 만나는 삶이 있는가 하면 누구하나 따뜻한 손길을 내밀지 않는 삶의 절박함에서 만나는 의사선생님이 등장하는 책이다. 혹자는 돈 많은 의사가 좀 베풀 수도 있지, 뭐 그런 얘기들을 책으로 내서 돈 벌려고 하나 이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독자인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우리 사회에 정말 소외받고 사는 사람들도 많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삶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이 책은 그것들을 솔직 담백한 글로 써내면서 각박한 사람들의 마음에 따뜻한 씨앗을 던져 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매일 바쁜 일상 속에서 삶의 여유가 있든 없든 간에 주위를 한번 둘러보는 건 어떨까? 평소에 지나쳤던 수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 올 것이다. 아직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더 따뜻하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또한 이 책에는 필자의 환자 얘기뿐만 아니라, 스승님, 아버지, 수녀 고모님에 대한 애잔한 얘기들까지 실려 있다. 이 책의 글 모두가 진실이라 말할 수는 없겠지만,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가는 조금만 읽어 봐도 깨달을 것이다. 죽음의 문턱에 이르러 자신의 손에 환자의 목숨이 달려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부터 신의 부름을 받는 그 순간까지 환자와의 교감을 통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전해준다. 돈이 없어서 몇 시간 혹은 몇일 뒤 죽을 것을 알고도 퇴원하는 사람부터, 한쪽 다리를 잃고 목숨을 구한 아가씨, 죽을 위험을 무릅쓰고도 아기를 낳는 한 어머니의 모습, 장애인 부모를 둔 정미 하나같이 마음이 따뜻해지는 우리네 이웃들의 솔직한 얘기들이다. 아직 세상을 얼마 살아오지는 않았지만, 나 아닌 누군가를 위해 희생을 하고, 함께 슬픔을 나누고, 내가 가진 것의 일부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세상에는 돈이 전부가 아니다. 물론 살아가는데 돈도 필요하겠지, 의사와 환자사이에 돈을 주고 진료 받는데, 뭘 더 바라냐 이러면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글에 나오는 환자와 의사는 끈끈한 무언가로 연결되어있다. 이 책의 환자와 필자를 보면서 우리 자신과 끈끈한 무언가로 연결되어있는 사람들을 다시금 생각하게 될 것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은 바뀌게 될 것이다. 정말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정말 사소한 것 같고, 정말 평범한 글인 것 같으면서도, 절대 가볍지 않은 그런 책이다. 자기도 모르게 책에 빠져들고, 다 읽고 나면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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