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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 박지원에게 중국을 답하다 - 유광종 기자, '회색'이란 색감으로 중국 문명의 속내를 그리다
유광종 지음 / 크레듀(credu)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올해 초 국민 드라마 주몽과 함께 티비에서 많이 떠들어 대던 것이 중국의 동북공정이였다. 고구려사를 자신들의 역사에 편입 시키려고 한다는 것이였다. 사실 처음 그 소리를 들었을 때 굉장히 붕괴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책을 읽고 나니 중국인의 심리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모든 것을 자신들의 중심으로 생각하고, 자신들만의 해석으로 받아들이는 민족들. 남의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힘든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중국은 정말 단편적인 것에 불과하다. 중고등학교 국사시간에 몇 번 언급된 중국과 요즘 신문에 나오고 있는 중국이 내가 아는 전부 이기 때문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중국, 엄청난 부자들이 살고 있다는 중국, 엄청난 인구와 엄청난 땅덩이의 중국,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알고 있는 중국이 실제의 중국이 맞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중국인들 자체를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우리나라에도 우리나라 국민들 만의 독특한 국민성이 있듯이 중국에도 중국민만의 독특한 국민성이 존재 할텐데 말이다.
이 책은 중국인만의 독특한 정서를 말하고 있다고 해야하나? 중국인들의 독특한 정서의 모든 것을 말하고 있다. 우리가 평소에 생각지 못했던 많은 것들에 대해서 말하고 있기에 읽으면서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중국.... 정말 거대한 땅 덩어리에 거대한 인구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은 담을 상당히 좋아한다. 누군가가 나를 보는 것도 싫어하고, 자신 역시 남의 것을 보거나 참견하는 것조차 싫어한다. 또 거대한 땅 덩어리이기에 지역주의가 발전해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영호남의 지역감정과는 정말 차원이 다를 정도로 심하다. 외국을 경계하기 보다는 다른 성을 경계한다니 우리로써는 상상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옛날부터 넓은 땅덩어리로 다양한 문화와 지역주의가 존재해 왔기에 거기에 익숙해졌는지도 모른다.
유교와 도교가 함께 공존하는 중국, 겉으로 보기엔 질서의식은 원칙을 중요시하고, 정책 집행에서 철저한 구획성과 견고함을 내비치는 네모꼴의 문화지만, 내면적으로는 질서는 현실에 입각해 변화를 중시하고 원칙보다는 변통을 거리낌 없이 내세우는 동그라미 문화다. 이뿐만 아니라, 남과의 대화에서도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상대방의 의중을 파악하려한다. 이런 문화들이 지금의 중국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 같다. 중국인들을 실제로 접하고 생활해 온 필자가 서술하고 있기에 더욱 현실적이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 책 같다.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중국인들, 실제로는 정말 다르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책이 많이 읽기 쉽고, 챕터별로 나뉘어져 있어 필요부분만 발췌해서 읽을 수도 있는 것 같다. 문체 역시 깔끔하고,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떠오르는 중국을 제대로 알고 대처하려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 인것 같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 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중국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중국을 상대로 경쟁을 하고 이길 수는 없는 것 같다. 중국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 중국인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책은 우리들의 그런 욕구를 충분히 만족 시켜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