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할 놈의 나라 압수르디스탄
게리 슈테인가르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민음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그란타>>선정 ‘ 미국 문단을 이끌 최고의 젊은 작가’ , <<뉴욕타임즈>> ‘2006 최고의 소설10’ 망할 놈의 나라 압수르디스탄을 설명하는 문구다.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노란 표지에 독특한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거기다 뉴욕타임즈의 예찬까지, 정말 괜찮은 작품인가보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작품만나겠네 했는데, 솔직히 약간 실망했다.

 

맨 처음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 나를 압도했고, 첫장을 넘기면서부터 나는 이 책은 사랑에 관한 책이다 이러는데 사실은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이 작가는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내가 그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아 좀 아쉽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다시 차분히 한번 더 읽어봐야겠다. 너무 급하게 책을 읽었더니 표면에 들어난 것 밖에 보지 못한 느낌이다.

 

압수르디스탄(Absurdistan)'은 ‘불합리한, 터무니없는’을 뜻하는 단어 'zbsurd'와 중앙아시아 국가의 국명에서 흔히 보이는 ‘땅’을 뜻하는 말 ‘-stan'의 합성어입니다.

 

압수르디스탄, 그곳은 러시아에서 1,238번째 가는 부자의 뚱보 아들 미샤 바인베르크가 다문화부 장관으로 지내게 되는 곳이고,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미국에 대한 환상에 젖어있는 미샤. 미국 유학 시절 어쩌다보니 대학(Accidental College)에서 다문화학 학위를 받게 되고, 여자친구 루에나와 뉴욕예찬에 젖어 살다가 잠시 러시아에 귀국했다. 그런데 아버지 보리스가 미국인 사업가를 살해하는 바람에 미국비자를 받지 못해 러시아에 머물게 된다. 그러다가 조그맣지만 석유가 풍부한 나라 압수르디스탄에 도착하게 되고, 거기서 벨기에 위조 여권을 사들이게 된다. 하지만, 세보족과 스바니 족의 내전이 시작되고, 미샤는 얼떨결에 다문화부 장관에 임명된다. 그러다 자신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걸 알고 압수르디스탄을 탈출한다.

 

표면적으로 들어난 내용을 보자면 그냥 러시아 부자 아들이 미국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다가 미국 비자를 못 받아서 압수르디스탄에 가서 장관직에 오른다로 짧게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의 이면에서는 미국에 대한 동경과, 러시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 일침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미국이 그렇게 동경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인가? 하는 생각을 읽는 내내 했다. 물론 나 역시 미국에 관한 동경을 가지고 있고, 언제 뉴욕을 한번 가봐야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미샤를 보면서 참, 저건 아닌데 싶기도한 게 마음이 씁쓸했다. 거기다가 여기에 나오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같이 부정적인 인물들뿐인지. 미샤를 이용하는  사람들, 이용당하는 미샤,  미샤를 배신하는 여자친구, 미국의 원조를 더 받겠다고 설쳐대는 압수르디스탄의 지도층도 그렇고, 우리 사회의 한 단면들을 보여주는 듯 한 그런 느낌이였다. 풍자와 신랄한 비판, 그건 바로 우리들에게 던지는 것만 같아서 가슴이 뜨끔했다.

 

약소국에서 바라보는 강대국, 우리가 한번쯤은 정말 생각해봐야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정말 미샤를 통해서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을 딱히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힘든 것같다. 단지, 내게는 기억에 남는 책일거라는 거밖엔 말할게 없는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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