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 삶의 군더더기를 버리는 시간 배철현 인문에세이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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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음 수련이라고 해야하나, 조금은 더 세상을, 주변을 너그럽게 볼 수 있는 대신, 나 자신에게는 조금 더 철저해지고, 나 자신에게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다.


오롯이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집중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를 잘 모르겠더라. 그러던 차에 우연히 배철현 교수의 <수련>을 알게 됐다.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고자하는 내게는 꼭 필요했던 책이었다.


사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읽었다. 배철현교수가 누군지도 몰랐고, 그의 전작 <심연>이 있다는데 나는 읽어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차라리 기대를 하지 않고 그냥 읽어내려 갈 수 있었던게 내게는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삶의 군더더기를 버리는 시간>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나를 돌아보면서 내 삶에 더할 것이 무엇이며, 빼야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을 바라 볼줄 알아야 했는데 이 책은 총 4부로, 각각의 단어에 집중해서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절대 길지 않은 한 섹션의 내용, 그래서 읽는데 더 부담이 없었고, 앞에서 부터 차례대로 읽지 않아도 되서 참 좋았다. 먼저 내가 읽고 싶은 부분을 골라 읽을 수 있는 것도 참 마음에 들었다.


10분 내외로 한 섹션으 읽을 수 있었고, 저자가 언어학과 고전 문헌을 전공한 만큼 단어의 어원에 대한 설명과 함께 우리의 삶을 연관 시켜 설명했다. 각 단어의 어원과 고대 신화의 이야기까지,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방대한 지식에 놀라왔고, 과거로부터 우리의 감정은 이어져 내려왔던거구나, 과거에도 이런 감정들이 존재했구나를 생각하면서 한번쯤은 더 보편적 인간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수 있었다.


결국, 나역시 보통인간이고,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도, 저자도 결국은 같은 인간이구나, 하지만 삶을 살아가는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과 그 감정들을 컨트롤하고, 각자의 삶을 지배하는 정도는 개개인의 사람마다 다르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왜 마음 수련이 필요한지, 왜 나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접어 뒀던 곳이 얼마나 많은지 다 적을 수는 없겠지만, 정말로 주옥같은 말들이 참 많다. 정말 너무 뻔한 글 같아서 적고 싶지 않았지만, 그런 뻔한 말이라도 사실인 것을 어쩌겠나. 


 하나같이 옳은 말들, 저 말들을 읽고 있노라면 이렇게만 살아도 인생 잘 살았다 싶겠구나 싶을 정도 였달까, 우리 인생은 길다. 하지만 그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냐는 개인의 선택이고, 개인의 의지다.


인생은 연습이 존재하지 않는 단막극이다. 인간은 누구나 단 한번의 리허설도 없는 인생이라는 무대에 오른다. 모든 것이 처음이다. 정해진 대본도 없다. P.70


그렇다. 정해진 대본없는 우리 인생을 우리는 스스로 대본을 써가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인생은 모두에게 처음이고 서툰것이다.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서 더 좋은 길을 가려고 노력할 것이고, 혹시라도 잘못된 길로 빠진다면 다시 대본을 거기서 써내려 가면 되는 것이다.


오늘 하루를 위한 간절하고 감동적인 순간을 담은 사진은, 무아의 상태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검지의 힘에서 나온다. 당신의 고귀한 생각을 실천할 지금이 바로 당신의 결정적순간이다. P. 287

 

삶을 살아가다보면 언젠가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느낄 때가 분명 있을 것이다. 근데 그 결정적 순간에 제일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은 무엇일까?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언제가 결정적인 순간일지 모르니깐. 인생은 그런것 같다. 대충 살면 되겠지가 아니라, 앞으로 어떤 결정적인 순간을 만날지를 모르니깐 평소에 조금씩 대비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진짜 인생에서 최고의 사진을 남겨보는 거지.


참, 별거 아닌 것같은 말들인데, 많은 위로가 되었다. 누구보다도 내 스스로를 다스리지 못하고, 내 스스로에 집중하고 싶었는데 타인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너무 힘들었을때 이 책은 큰 힘이 되었다. 누군가는 그러겠지. 아무나 다 할수 있는 말인데 뭐가 그렇게 감동적이고, 뭐가 그렇게 대단했냐고. 물론 개인마다 느끼는 것이 다를테니 나는 내가 이책을 읽으며 느낀 감정을 누군가에게 강요하고 싶지 않다. 단지, 나는 오롯이 나에게 집중해야하는 이유와 나에게 집중하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익혀나가고 있고, 두고 두고 생각 날때마다 조금씩 또 꺼내서 읽어보고 싶을 뿐이다.


내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해서 또 엄청난 기대를 하고 책을 읽어서는 안된다. 무덤덤히, 그냥 한번 읽어봐야지라고 별기대하고 읽지 않을때, 그럴때 책에서 저자가 하고자하는 말이 자신의 마음에 와 닿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인간은 자신이 한 말을 완수할 때 비로소 완전해진다. 자신이 한 말을 반드시 지키기 위해서는 침묵을 수련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운명적으로 수행해야 할 임무를 깨달았을 때 그것을 거침없이 말해야 한다. P.65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당신에게 주어진 배역은 무엇인가? 그 배역이 당신의 소명이라고 생각하는가? 당신은 그 배역을 완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경주하고 있는가? 당신의 연기는 당신과 주벼 사람들에게 감동적인가? P.77


우리는 어떤 부류의 사람들을 보고 성공했다고 말할까? 성공한 사람은 스스로에게 만족할 줄 안다. 그는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한 가지를 찾았거나 찾는 과정에 있는 사람이며,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P. 120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가장 먼저 제거해야 할 거추장스러운 것은 우리를 목표점에서 이탈하게 만들고, 우리의 시선을 희미하게 만드는 마음의 유혹이다. 우리는 그것을 욕심이라고 한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이 욕심은 마음속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는 무시무시한 괴물이다. P. 123


분노의 대상은 분노를 극복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신일 뿐이다. 당신의 분노는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P. 155


오늘도 나와 상관없이 복잡한 일들이 소용돌이처럼 우리를 잡아단긴다. 그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그 거센 움직임보다 더 강력한 힘이 필요하다. 그 힘이 바로 나-자신이라는 단단한 바위다. P.160~161


나는 오늘도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무엇을 덜어내고 잘라 내야 하는가? 인생의 첫날이나 마지막 날처럼 살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나만의 고유함은 무엇인가? P.197



나는 오늘 무엇을 생각할 것인가? 나는 오늘을 위한 새로운 초기 설정을 할 것인가, 아니면 어제의 초기 설정을 그대로 수용할 것인가? 오늘을 위한 나의 초기 설정에 대한 노력이 생각이고,그 생각의 훈련이 고유하고 유연한 나만의 감각이다. 당신은 오늘을 감각하고 있는가, 아니면 환각하고 있는가? P. 266


패기를 지닌 자는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으며, 자신이 취해야 할 모습으로 적절하게 변신한다. 그리고 자신이 도달해야 할 목표를 향해 묵묵히 걸어간다. P.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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