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그것을 원작으로한 영화가 있다면 대부분의 경우 책을 보고 영화를 보면 실망하게된다. 반대로 영화를 먼저 보고 원작을 보면 더 좋았던 경우가 많다. 시각화된 영상이 책을 읽는 경험을 더 풍성하게 해주기 때문인것 같다. 네버렛미고의 경우 원작 <나를 보내지마>를 절반쯤 읽다가 영화를 본 케이스다. <나를 보내지마>의 묘사가 좀 질린다 싶어 영화를 본 건데 매우 성공적이었다.
캐시역의 캐리멀리건은 대체 불가능할 정도로 적역이었고, 루스역의 키이나 나이틀리의 퀭한 눈빛은 클론의 절망감을 잘 표현해 주었다. 특히나 마지막 기증 장면은 뭐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섬뜩했다. 어찌보면 원작에서 여러 페이지에 걸쳐 구구절절 한 설명보다 그 한 장면으로 모든 것을 다 설명해 낸 것은 아닌지.

반면에 캐시 등(클론이라는 말은 인간과 구분에 내는 단어로 생각되서 이하에서는 캐시 등이라 쓴다)이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알게되는 부분은 원작의 차곡차곡 쌓아가는 전개가 훨씬 와닿는다. 왜 캐시 등이 저항하지 않는지, 아니 어떻게 저항 못하게 되는지, '들었으되 듣지 못하게 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원작의 구구절절함을 읽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헤일셤에서 이루어지는 예술교육의 목적을 설명하는 장면은 인간의 이기심을 극명하게 보여준 부분이라 인간성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된다. 캐시 등이 영혼이 없다고 여겨야 자신들의 행위가 정당화되기 때문이다.
<나를 보내지마>를 읽는 동안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동일한 소재를 다뤘던 영화 <아일랜드>와 같은 영웅적인 투쟁이나 카타르시스를 주기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캐시와 토미의 억눌림이 읽는 동안 내내 전달되어져 왔기 때문이다.

 

어째서 그런 걸 증명하셔야 했던거죠, 에밀리 선생님? 우리에게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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