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함께 하는 분노, 상실, 죄책감에 대한 거대한 이야기.
최근에 베이브도 그런 표정을 많이 보았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사람들 표정이 대개 그랬다. 이 미친 세상을 어떻게든 살아보려 애는 쓰지만, 도무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들이다. 사람들은 이번에야말로 그 망할 놈의 세상이 뒤쪽에서 몰래 다가와 그냥 그들을 짓밟고 지나가 버리기를 바라기도 했다. 그래서 그들을 다음 세상으로 보내버리기를.(하권 p86)
노라는 커피 몇 모금을 홀짝이다가 그를 보았다. 그는 두사람 사이의 모든 기억이 죽어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둘은 길을 잃었다. 이제 서로 아무 상관없는 새로운 삶을 향해 표류하게 될 것이다. 어느날 두 사람은 사람들 사이를 지나치며 서로를 못 본 것처럼 행동하게 될 것이다. (하권, p.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