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날에 쌍둥이가 있었다.. 라는 문장이 이 책의 모든 이야기를 함축하고 있다. 다만 행간을 읽어내야 하지만... 암튼 내가 쌍둥이가 아닌지라 쌍둥이들의 의식세계를 이해 할 수 없으니 이책의 많은 부분이 공감이 안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0여페이지를 힘들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마가렛의 외로움과 책읽기에의 몰입에 공감이 되었다고나 할까. 영화 '콜드마운틴'의 니콜키드만과 마가렛의 이미지가 겹쳐졌던 것도 좋았고.
1권으로 충분한 책을 3권으로 분철을 해놓아서 덕분에 핸드백에 넣어 다니기에는 좋았으나 스토리에 단절감이 생긴다.
파괴되어가는 구노형사의 삶이 안타까워서일까. 1권을 마치고 2권은 보지 않아도 어떻게 흘러갈지 알수 있어서 책에서 손을 놓아 버렸다. 그렇게 한달여를 방치해 놓고 있다가 빨리 읽어치워 버리자는 심정으로 다시 손을 댔는데 2권 말미에 뒷통수를 치는 설정으로 필받아 3권으로 넘어간다.
평범한 주부였던 교코의 삶에 방해가 되는 위기가 일어나면서, 평범한 삶이란 얼마나 파괴되기 쉬운 것인 지를 보여준다. 특히나 누군가에게 의존하여 쌓여진 삶일수록 더더욱 그렇다는 것을 알려준다.
결국 교코는 깨닿는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말고 내가 노동하며 나의 의지로 살아야지.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달아나는 교코의 뒷모습이 안쓰럽기 보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다만 그녀의 말대로 다신 마음껏 웃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건 원래 반쯤은 우울하게 만들어져 있는 거다"라는 작가의 인생관에 동감이다.
아껴먹는 초콜릿 같은 책 '샤바케' 작가에 대한 믿음으로 선택했으나, 소소한 일상의 미스터리라고 하기에도 너무 소소해서 미스터리라고 붙이기도 민망했다.
이런 류의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캐릭터의 생생함일텐데 마노스케 외에는 캐릭터들이 영 부실하다. 캐릭터가 부실하니 스토리도 너무 밋밋하다. 마노스케의 숨겨진 로맨스가 약간의 플러스 요인이지만, 것도 마음에 썩 와닿지 않는다. 샤바케 4편이나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다른 때 같으면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별 관심을 갖지 않을텐데 시절이 하 수상하다 보니 마음이 따뜻해져 온다. 나도 건지 아일랜드 같은 사람 좋고 경치 좋은 곳에서 책과 더불어 살고싶다.
출간되자마자 사두었으나 '모방범'의 암울함이 떠올라서 쉽게 읽기 시작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낙원에는 행복한 결말이 하나라도 있으니 위안이 된다.
미미여사의 글을 읽다보면 일상에서의 예의를 많이 배우게 된다. 소소한 답례의 선물이라든지 도를 넘지 않는 감사의 말들이라든지. 하다못해 작가의 말에는 피해자의 이름으로 쓰여진 아카네들에게 미안하다는 말까지 남기는 세심함까지..
미스터리 장르소설에서 느끼는 것이 예의라니.. 할테지만 그것이 미미 여사의 글을 관통하는 삶을 살아가는 자세가 아닐까 싶다. 삶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삶이 팍팍하다는 이유로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그것. 인간에 대한 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