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더 읽다 자야지 하다가 결국 500여 페이지를 단숨에 읽고 나니 자정을 훌쩍 넘긴 새벽 3시였다. 이렇게나 적나라하고 처절하기까지한 자기 고백들이라니... 

레누를 보면서 생각난 영화가 있다. 프랑스 영화 <고백> 이라는 영화인데, 이젠 기억이 좀 가물가물한데, "삶은 내 주변을 스쳐지나갈 뿐이다. 애쓰며 살려고 하지만 결국 내 주변을 지나갈 뿐이다" 라는 대사때문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영화였다.

여주인공 소피는 유명한 성악가의 반주자로서, 아름답고 화려한 삶을 사는 성악가를 동경하고, 흠모하고, 때론 질투하고, 관찰한다. 소피는 본인 스스로 주인공의 삶을 살지 못하고, 빛나는 존재 옆에서 드라마틱한 삶을 보기만 하며 주변인의 삶을 사는 여자다. 

레누는,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같은 점은 레누는 릴라를 중심으로 돌고 있는 세상에서 끊임없이 릴라를 의식하고, 릴라에 빗대어 자신을 평가한다. 그러나 릴라의 주변인으로 살지 않기 위해 기를 쓰고 부딛히고 깨지고 아프게 살아간다.  

 

안온하지만 주변으로 밀려나가는 소피의 삶을 살 것인가,아니면 깨지고 아프지만 성장하는 레누의 삶을 살것인가... 이십대때 영화 <고백>을 보고 나도 소피처럼 살까봐,,, 소피처럼 살다가 늙을까봐 두려웠던 적이 있다. 그러기에 깨지고 아프더라도 자신을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레누를 응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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