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그인 2004-03-08
음.. 빠져나오기 힘들겠는데..하는 생각이 퍼뜩 듭니다.^^ 김훈단상..이란 글을 보고,자두상자님..날 염두해두고 또 쓰신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더군요.된통 걸렸구나.그런 생각이 팍팍 듭니다.^^ 그리고 대체로 이곳 분위기는 저에게는 불리한(?) 형태로 흘러가고 있군요.제 편은 없나요?..^^;
사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에 김훈을 옹호하고 나선건 맛이갔다..는 그 한 문장때문이었지요.어설프게나마 글을 써보기도 했었고,글쓰기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던 저로서는 그러한 과격한(?) 표현이 귀에 거슬렸습니다.도대체 이 분은 얼마나 자기글에 대해 자신감이 있기로서니,감히 맛이갔다..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저는 기본적으로 작가를 귀히 여기는 사회전반적인 태도가 늘 아쉽다고 생각해온 사람입니다.문인들의 생가가 마구잡이로 파괴되고,그들에 대한 처절한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사회분위기도 안타까웠습니다.그리고 비평은 없고 비판만 난무하는 그러한 평론가의 행태에 대해서도 좋지 않게 바라보고 있었지요.
김훈의 문장에 대한 분석은 잘 보았습니다.직유와 은유와 활유,미문과 비문..전 뭐 글을 쓰거나 전공하는 입장이 아니라 님의 분석이 맞는지 안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그렇게 애써 분석하고 싶지도 않습니다.다만 소설과 산문은 다르다고 봅니다.님의 말대로 산문은 문장 하나하나가 중요할 수도 있겠으나,소설은 전체적인 틀에서 바라봐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이상문학상 심사위원들도 김훈의 문장보다는 전체적인 주제와 감흥에 대한 서술이 주를 이루었습니다.저 역시도 문장 하나하나 보다는 전체적인 느낌을 중요시 했습니다.머리보다는 가슴을 중요시 했지요.역으로 이렇게 질문 드릴 수도 있겠습니다.님이 보시기엔 문장은 형편없음이 드러났고,그렇담 내용적인 측면은 어떤지요?..그 부분도 기대이하인지요?..님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군요.
신경숙의 풍금이 있던자리..를 화장을 읽으며 언뜻 떠올리기도 했습니다.당신..이라는 2인칭이 조금은 김훈에게 있어 생소하게도 느껴졌지만.제가 보기엔 코미디수준으로 본다는 님의 말은 분명 어폐가 있는 것 같습니다.
김훈이 쓰는 단어의 동어반복을 지적하셨는데,저는 그 부분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오히려 김훈이 의도적으로 차용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윤대녕 역시도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단어를 가끔 작품에 차용합니다.저는 그것이 오히려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작가의 색깔을 드러내는데,도움이 된다고 봅니다.물론 그것이 너무 자주,반복된다면 님의 말처럼 식상해 질 수도 있다고는 봅니다.
저는 김훈의 단편을 처음 읽었습니다.(다른 문예지에는 발표되었는지 모르겠으나) 그래서 사실은, 김훈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가 어렵습니다.저는 다만 화장이 주는 전체적인 느낌이 좋았고,김훈의 산문에서 느꼈던 정갈함이 단편에서도 그대로 잘 묻어있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기에 이런 감흥을 적습니다.물론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고 무엇을 중요시하느냐는 다르겠지만 적어도 맛이갔다..는 정도의 표현은 심한 것 같습니다.그렇게 될 경우엔 논의자체가 힘듭니다.저는 그렇다면 맛이 간(?) 작품을 가지고 이렇게 옹호하는 것이며,저 역시도 맛이 갔다고(?) 생각하시는지요?..^^ PS:
‘엉덩이 살이 모두 말라버려서 골반뼈 위로 헐렁한 피부가 늘어져서 매트리스 위에서 접혔다.’ 고 인용하신 문장은,책에서는 늘어져 로 표기되어 있습니다.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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