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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08  

음..
빠져나오기 힘들겠는데..하는 생각이 퍼뜩 듭니다.^^ 김훈단상..이란 글을 보고,자두상자님..날 염두해두고 또 쓰신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더군요.된통 걸렸구나.그런 생각이 팍팍 듭니다.^^ 그리고 대체로 이곳 분위기는 저에게는 불리한(?) 형태로 흘러가고 있군요.제 편은 없나요?..^^;

사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에 김훈을 옹호하고 나선건 맛이갔다..는 그 한 문장때문이었지요.어설프게나마 글을 써보기도 했었고,글쓰기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던 저로서는 그러한 과격한(?) 표현이 귀에 거슬렸습니다.도대체 이 분은 얼마나 자기글에 대해 자신감이 있기로서니,감히 맛이갔다..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저는 기본적으로 작가를 귀히 여기는 사회전반적인 태도가 늘 아쉽다고 생각해온 사람입니다.문인들의 생가가 마구잡이로 파괴되고,그들에 대한 처절한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사회분위기도 안타까웠습니다.그리고 비평은 없고 비판만 난무하는 그러한 평론가의 행태에 대해서도 좋지 않게 바라보고 있었지요.

김훈의 문장에 대한 분석은 잘 보았습니다.직유와 은유와 활유,미문과 비문..전 뭐 글을 쓰거나 전공하는 입장이 아니라 님의 분석이 맞는지 안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그렇게 애써 분석하고 싶지도 않습니다.다만 소설과 산문은 다르다고 봅니다.님의 말대로 산문은 문장 하나하나가 중요할 수도 있겠으나,소설은 전체적인 틀에서 바라봐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이상문학상 심사위원들도 김훈의 문장보다는 전체적인 주제와 감흥에 대한 서술이 주를 이루었습니다.저 역시도 문장 하나하나 보다는 전체적인 느낌을 중요시 했습니다.머리보다는 가슴을 중요시 했지요.역으로 이렇게 질문 드릴 수도 있겠습니다.님이 보시기엔 문장은 형편없음이 드러났고,그렇담 내용적인 측면은 어떤지요?..그 부분도 기대이하인지요?..님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군요.

신경숙의 풍금이 있던자리..를 화장을 읽으며 언뜻 떠올리기도 했습니다.당신..이라는 2인칭이 조금은 김훈에게 있어 생소하게도 느껴졌지만.제가 보기엔 코미디수준으로 본다는 님의 말은 분명 어폐가 있는 것 같습니다.

김훈이 쓰는 단어의 동어반복을 지적하셨는데,저는 그 부분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오히려 김훈이 의도적으로 차용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윤대녕 역시도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단어를 가끔 작품에 차용합니다.저는 그것이 오히려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작가의 색깔을 드러내는데,도움이 된다고 봅니다.물론 그것이 너무 자주,반복된다면 님의 말처럼 식상해 질 수도 있다고는 봅니다.

저는 김훈의 단편을 처음 읽었습니다.(다른 문예지에는 발표되었는지 모르겠으나) 그래서 사실은, 김훈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가 어렵습니다.저는 다만 화장이 주는 전체적인 느낌이 좋았고,김훈의 산문에서 느꼈던 정갈함이 단편에서도 그대로 잘 묻어있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기에 이런 감흥을 적습니다.물론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고 무엇을 중요시하느냐는 다르겠지만 적어도 맛이갔다..는 정도의 표현은 심한 것 같습니다.그렇게 될 경우엔 논의자체가 힘듭니다.저는 그렇다면 맛이 간(?) 작품을 가지고 이렇게 옹호하는 것이며,저 역시도 맛이 갔다고(?) 생각하시는지요?..^^
PS:



‘엉덩이 살이 모두 말라버려서 골반뼈 위로 헐렁한 피부가 늘어져서 매트리스 위에서 접혔다.’ 고 인용하신 문장은,책에서는 늘어져 로 표기되어 있습니다.참고하시길.



 
 
쎈연필 2004-03-08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맛이 갔다니 코미디라니 하는 건 제가 실수한 게 맞습니다. 실수라는 걸 알면서도 그런 건 논쟁을 즐기는 게 아니라, 뭐랄까... 파토스를 항상 중시하는 저의 성격이랄까요. 그 부분에 대해선 저랑 입장이 완전 다르시니 제가 미안하게 됐습니다.
처칠이 그랬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나는 계란을 낳을 수는 없지만, 좋은 계란을 고를 수는 있다.'는 말이 있죠. '니는 얼마나 잘났는데 감히?' 이런 식이라면 얘기가 안 됩니다. 완벽한 작품은 당연히 없고, 흠은 당연히 잡힙니다. 제가 김훈을 흠잡은-지극히 개인적인-동기를 충분히 설명했는 데도, 사회전반의 풍토까지 결부시키시면 논의는 피차 의도하지 않았고 할 필요도 없는 것까지 끌어오게 되고, 시간소모가 많을 것 같습니다.
평론가들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평론가들이 울나라 문단을 갖고 노는 건 맞죠. 헌데 마구잡이식 비판이라 하신 그런 예를 저는 그다지 접하지 못했습니다. 지들 끼리 돌려가면서 비평해주고 여론화시켜 띄우는 건 익히 들어서 알지만요. 그리고 님은 작가들을 너무 나약한 존재로 보시는 것 같습니다. 거듭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작가지망생인 저로선 조금 자존심 상합

쎈연필 2004-03-08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다.
사실 전 제가 김훈을 흠잡은 부분에 대해서만 얘기를 하고 싶었고,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방향으로 꼬리를 무는 '사회적'인 제조건이라든지, 제가 흠잡은 '스타일리스트로서의 김훈'이 아닌 '스토리텔러로서의 김훈'까지 의견을 내놓아보라, 는 말들엔 다소 거부감이 듭니다. 제 글이 분석이라 하셨는데 그러려고 쓴 글은 아닙니다. 그저 잡글이죠. 소설창작은 학문이 아닙니다. 맞느니 틀리느니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고 이후로도 없을 겁니다. 그저 제 단상을 끼적인 것이죠.
산문과 소설의 장르적 특성을 얘기하셨는데, 김훈의 글은 그렇게 장르에 구속시킬 필욘 없다고 봅니다.
진부한 말을 하겠습니다. 이야기는 호메로스와 셰익스피어와 발자크가 다 썼습니다. 아니, 그들도 똑같은 이야기를 했죠. 제가 페이퍼에 올린 포크너의 인터뷰를 봐도 그렇고, 이야기는 누구나 갖고 있습니다. 안 썼을 뿐이죠. 작가가 아닌 다른 일을 하며 살아갈 뿐이죠. 문학이 위기라고 호들갑 떨어대는 것에는 그런 까닭도 있다는 걸 잘 아시겠죠. 동어반복들을 스타일로, 나쁜 말로 '기교'로 눈가림하는 게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야기, 의미, 주제'보

쎈연필 2004-03-08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는 스타일이 중요시 되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독자들은 '고전'을 읽지 않죠. 호메로스만 읽어도 현대에 씌어지는 무수한 이야기들이 따분할 텐데 말이죠. 그래서 저는 독자들이 고전을 읽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한 켠엔 있습니다.
때문에 이야기나 의미나 주제에 대해서는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무수하게 논의된 것들이 다르게 변주된 것에 다름아닐 테니까요.
글 쓰는 데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건 맞춤법이고 띄어쓰기이고, 문장입니다. 플롯과 주제 등등은 나중 얘기입니다.
이쯤하면 님과 저의 어긋남이 어디서 비롯된 건지 확실한가요?
저는 사실, 정치나 사회이슈에 민감한 분들과 논의를 꺼립니다. 문학 얘기를 해도 무슨 얘기를 해도 곧잘 그쪽으로 고착되더라구요. 또한 논쟁적이고요. 전, 답이 없는, 횡설수설에 가까운 '소설'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그런 성향의 분들과는 길게 얘기하는 게 소모라고 생각합니다.
이쯤하죠. 더 끌면 피차에 중구난방에 꼬리만 물릴 것 같습니다. 아까 미안하다고 사과드린 건 진심입니다. 앞으론 조심하겠습니다. 기분 상하지 마시구요.

비로그인 2004-03-08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 완벽한 작품은 있을 수 없습니다.저 역시도 비평은 반드시 작가에게 또다른 채찍이 될 수 있는 소중한 것임에는 틀림없다고 봅니다.다만 제가 경계하는 것은 이른바 유독 잘 팔리는 작가에 대한 비우호성,그것을 꼬집고 싶어서입니다.님이 분명히 첫부분에 언급하시기를 김훈의 작품이 대상을 수상한 것이 김훈의 인기에 영합한 어떤 상업적인 행태가 아닌가? 에 대해 쓰셨기 때문에 저는 그것을 언급한 것이었습니다.또한 사회 전반적인 이야기를 한 것도 그 같은 것들을 우회적으로 비추기 위해서였음을 밝힙니다.


물론 비평가들의 행태,님이 지적하신 문단의 파워게임..이를테면 무슨출판사출신과의 우호관계,어느신문의 등단,누구의 추천 등으로 인한 자유로울 수 없음은 익히 풍문으로 들어 알고 있습니다.저 역시 그 부분에 대해 우호적으로 보지 않습니다.또한 실제로 많은 강연회에서 문인들은 그 자유로울 수 없는 부분을 고백하기도 하더군요.다만 제가 지적하는 것은 이상문학상 만큼은 그래도 우리나라 최고원위를 가진 상일지언대,적어도 이상문학상은 그 같은 알력에서는 조금은 자유롭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의 일갈이었습니다.실제로 저는 그 부분에서만큼은 자유롭다고 믿고 싶습니다.

비로그인 2004-03-08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 문단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얘기겠지요.

작가를 나약한 존재로 본 것이 아니라 그들을 무시하는 잘못된 행태에 대한 경향에 대해서 저는 꼬집고 싶었습니다.베란다문학이니,하는 등등의 것들.작가에 대해 너무 함부로 폄하시키는 태도는 지양돼 마땅하다고 봅니다.그 부분에 대해선 오해 없으시길.

처음에도 언급하셨지만 님과의 어긋난 부분은 소위 작가의 입장에서의 바라보기와 독자로서의 바라보기가 너무 거리가 있어서라고 보입니다.사실 평범한 독자들의 입장에선 책뒤에 실린 평론가들의 현학적인 평들이 오히려 책 한권을 읽고 난 뒤에 혼란만 가중시키는 경우도 많다고 저는 봅니다.이른바 독자와의 거리조절같은거.작가지망생이시라니,부탁 드리고 싶은 것은 소위 말하는 평단을 만족시킬 것인가,혹은 독자의 눈높이를 맞출 것인가 하는 점에서의 접점찾기에 대한 고민.저는 이 시대 작가들이 해야 할 고민중의 하나라고 봅니다.

저도 기실 논쟁 같은거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대학다니면서도 몇몇 문학회활동을 시도했었는데,지극히 편협한 그네들에 대한 보수성에 실망해서 요즘은 뜸하죠.다만 논쟁 자체에 대해선 의미부여를 해둡니다.서로의 생

비로그인 2004-03-08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것을 확인하고 생산성있는 논의로 확대할 수 있으니까요.

혹시 제 글에 대해서 기분 상하셨다면 저 역시도 정중히 사과 드립니다.작가지망생이시라니 더욱 정진하시길 바랍니다.기본적으로 작가에 대해 애정이 있으므로 이러한 논쟁도 있는게 아니겠습니까.나중에 기회있으면 서로의 차이를 더 줄 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후일을 기약하지요.


쎈연필 2004-03-08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쓸쓸한 방에 들어와 가장 먼저 컴부터 켰더니 풍성하네요. 몇 가지만 더 얘기하겠습니다. ^^;
문단과 작가들에 대한 님의 애정, 정말 필요한 것이고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상문학상에 대한 아우라를 전혀 못 느낍니다. '최고 권위', 라는 것을 저는 혐오하는 편이어서, 그걸 객관적 기준으로 삼는 사람들을 의아하게 보는 편입니다. 작금의 문학출판계도 여타 출판계와 마찬가지 자본주의의 막강 파워에 잠식돼 그런 논리로 착착 돌아간다고 저는 생각합니다만, 님처럼 순수 믿음으로 아끼는 분들이 있어 기분이 좋고, 그런 한편으로 씁쓸하기도 하네요. 저는 뭣도 모르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때가 탔죠. 이해바랍니다.
저는 보수/진보... 선/악... 순수/대중... 이런 이분법 싫어한다고 님께 거듭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다시 말해, 배타성을 싫어합니다. 제 자신 배타적인 면모가 많아서 수시로 고치려고 노력 중이죠. 평단/대중의 거리조절이라는 말씀은 제가 싫어하는 종류의 말입니다. 평론가도 같은 독자입니다. 이문열 같은 사람이나 네티즌이니 대중이니 어쩌구 하면서 작가가 계몽하는 입장에 위치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살죠.

쎈연필 2004-03-08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샌 독자들이 작가보다 더 박식합니다. 그 예로써 흑백TV님의 독자리뷰가 적절하겠네요. 포크너도 인터뷰에서 뭘 의식하지 않고 오로지 글에만 전념한다더군요. 독자나 평론가 나부랭이들을 신경 안쓴단 말이겠죠. 그런 거 신경쓴다면 글이 제대로 씌어지겠습니까? 작가가 평단을 위해, 대중을 위해 글을 쓴다는 건 비극이거나, 자본주의의 특징이겠지요. 누구를 위해 쓰는 것도 아니고 조절은 더더욱 아닙니다. 눈높이... 이런 건 이광수 시대나 어울립니다. 그래서 이 시대에 글쓰기가 어렵다는 거겠죠. 저는 그런 고민은 취급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러다 또 줄줄 말이 길어지겠네요... 암튼, 님의 순수한 자세, 높이 생각하고, 변색되지 않게... 울나라 문단이 잘 돌아갔으면 좋겠네요. 그럼,

비로그인 2004-03-09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꾸 제가 댓글을 다는 것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또 달게 됩니다.^^ 이해해주신다면 마무리 발언정도로 가늠하지요.

우선 진보/순수,선악/순수 대중 과 같은 이분법을 싫어하신다는 말씀은 충분히 알겠습니다.어쩌면 본질은 그 부분에서 어긋난 건지도 모르겠군요.저 역시도 그런 이분법적인 사고는 분명 지양되어야 한다고 봅니다.내 편이 아니면 저 편을 반드시 죽여야 하는 우리의 뿌리깊은 이분법은 우리의 역사를 굴곡지게 만들었지요.허나 저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제대로 된 그들의 자리매김이 되지 않아 반목과 상처주기로 일관하고 있지요.그 자리를 제대로 잡기까지,무게의 중심추가 잡힐때까지의 노력은 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그 다음에 공존이 있고,상호발전이 있을 수 있겠지요.님과의 기본적인 생각은 같지만 저는 조금 더 현실적인 것 같습니다.저보고 순수하다고 하셨지만 기본적인 가치관에서만 그렇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현실적인, 이중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비로그인 2004-03-09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단/대중의 거리조절에 대해서는 저는 입장이 조금 다름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영화를 예로 드는게 어떨지 모르겠는데,가령 요즈음 작가주의 감독군으로 분류되는 감독들이 있지요.편의 상 A군으로 김기덕과 홍상수를 묶어놓지요.B군엔 이창동과 박찬욱을 묶어놔 봅니다.둘의 차이점은 A군은 님의 말대로 관객은 배재한 채,오롯이 내가 만들고픈 영화를 만드는 쪽이고,B군은 내가 만들고픈 영화를 만들면서도 관객을 염두해두는,절충하는 그런 입장이지요.분명 이건 제 기준이니 반론이 있을지도 모릅니다만.저는 개인적으론 홍상수를 가장 좋아하지만 높은점수를 주라면 오히려 박찬욱이나 이창동에게 주고 싶습니다.관객을 염두해두는 것이 꼭 상업성만은 아니라고 봅니다.대중들과의 호흡이라는 측면에서 저는 바라보지요.올드보이가 작가주의 영화라고도 보이지만 저는 엄밀하게 따지면 작가주의와 상업주의가 공존하는 형태의,새로운 가능성이라고 평가합니다.저는 그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입니다.

비로그인 2004-03-09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 영화와 소설이 동일시 될 순 없겠지요.나름의 역할이 다르고,받아들이는 향유층이 다르고,소비행태도 다르겠지요.그러나 어떤 문화적인 큰 틀에서 바라본다면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시대가 바뀐다면 변형은 필요하다고 봅니다.물론 님의 말대로 작가가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신념은 반드시 지켜야 하겠지요.저는 그러한 바탕하에서 독자와의 호흡을 좀 더 중요시하는 형태의 나름의 자구책을 바라는 거 겠지요.

저는 영화보는 사람들의 반의 반정도만이라도 책을 들고 그것을 화제로 이야기하고,그것이 사회문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형태의 어떤 피드백이 되기를 기원하는 사람입니다.그러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하겠지만 작가들의 노력또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이창동과 박찬욱은 그러한 면에서 확고하더군요.저는 그 점을 높이 평가합니다.대중을 계몽시킨다거나 하는 거창한 것이 아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노력입니다.자본주의와 상업성이란 두글자로 단정지을 수 있는 문제는 더더욱 아니라고 봅니다.

비로그인 2004-03-09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글솜씨가 부족해서 제가 말하고자 하는 진정성이 님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겉돈다는 느낌을 자꾸만 받습니다.저의 솜씨부족이니만큼 그 점은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이성으로 비관해도 의지로서 낙관한다."

그람시가 말했던가요.저는 바뀔 수 있다는 의지를 신뢰합니다.지금도 변하고 있구요.

두런두런 말이 길었군요.오프라인에서 소주한잔 하며 얘기 나눌때가 오겠지요.(실지로 술을 잘하진 못합니다.대신 술을 잘 따릅니다.^^) 정말 후일을 기약하며.


쎈연필 2004-03-09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피드백 좋은 거죠. 하여, 또... ^^;
저는 모든 '주의'를 탐탁찮게 여깁니다. 구태여 마음에 드는 '주의'라면 안티이즘 혹은 언이즘입니다. '현실적'이라고 정해진 게 있나요? 현실은 비이성적입니다. 일어나는 모든 것일 뿐이죠. 하지만 님의 자세, 한때 저도 견지했던 것이고, 우리 사회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일관되지 못한 예들을 워낙 많이 봐오고, 심지어 극에서 극으로 혹은 모순되는 짓을 벌이는 인간 내지는 상황을 제법 봤고, 또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생각하는지라, 저는 그런 방면을 심정적으로만 동의를 할 뿐 굳이 티내고 싶진 않습니다. 저란 인간이 어떻게 변할 지 모르니까요. 하지만 꾸준히 그쪽에 힘쓰는 분들에겐 항상 응원을 보냅니다. 제가 싫어하고 경계하는 것은,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것을 타자에게 강요하거나 강조하는 것입니다. 좀더 부드럽고 선택적인 방법이라면 참 좋겠죠. 물론, 님은 그런 제반조건(폭넓은 선택)이 따르기 위해서는, 선행적으로 님이 견지하는 자세(진보랄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실 테지만요. 그런 면에서 저는 님보다 낙관적이고, 님의 어투를 빌자면 현실적이지 못한 모양입니다.

쎈연필 2004-03-09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말해 님의 자세를 존중하고 꾸준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참, 그리고 어제 제가 말을 좀 빼먹었군요. 평단과 대중을 고려하고 글쓰는 건 은희경이나 성석제나 김영하 같은 작가들이 하는 겁니다. 저 같은 습작생에겐 오만방자한 짓이죠. 저는 오로지 글만 파야한답니다. 좆빠지게 해도 정영문이나 민경현 같은 작가가 되기는 힘들겠죠. 평단과 대중의 거리조절이라는 배부른 소리는 저와는 거리가 먼, 머언 얘기랍니다.
영화는 소설에 비해서 무척이나 관념적이죠. 무수한 상징들. 시는 짧기라도 하죠. 영화는 전혀 그렇지가 않죠. 예전에 데릭 저먼이나 고다르, 배용균의 영화들... 저는 봐도 모릅니다. 보다 잡니다. 차라리 시를 읽죠. 소설을 읽죠. 소설쓰는 사람들은 예술영화 자주 보지 않는 게 좋습니다. 쓸데없이 관념성을 띨 수 있거든요.
쏘주 좋아합니다. 신암동 똥집골목 자주 가시나요? 대구 떠나면서 가장 아쉬운 건, 똥집골목과 막창입니다. 똥집 생각이 간절하군요... ^^
 


비로그인 2004-03-02  

겸사겸사..
이사 가셨다구요.어쩝니까.알라딘결의(?) 는 어찌하구요.5월이후엔 한가한데.아쉽게 됐군요.5월 이후에 한 번 내려오시면 꼭 연락한번 주세요.

김훈에 대한 저의 평가는 뭐 지극히 주관적인 거겠지요.제가 시기하는 사람으로 몰아붙였나요?..그건 아닙니다.하하.시간이 좀 더 많았다면 조목조목 반박(?)도 하고 싶지만서도.후로 미루지요.다만 저는 기본적인 생각이 이렇습니다.소위 문학을 한다는 분들을 보면 유독 국내작가들에게만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곤 하는 경향을 느낍니다.저는 기본적으로 조금 흠이 있다손 치더라도 오히려 그들을 더 끌어안고 격려하는게 우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깎아내리기식 비판은 작가의 창작열을 주저 앉히고도 남겠지요.신경숙 작가가 그러더군요.우리나라 평론가들은 우리나라 작가들을 너무 만만하게 본다고.물론 건전한 비판은 반드시 필요합니다.그러나 유독 잘팔리는 작가들에 대해서만 가혹한 메스를 갖다대는 경향은 적어도 제가 보기엔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문학의 위기라고 칭한다는 요즘입니다.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읽히지 않으면 그건 쓰레기에 불과하겠죠.문학이 문학을 하는 사람들의 잔치로만 자리매김할 때,문학의 효용은 떨어지지 않을까요?..저는 요즘 영화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작품 한두개가 완전 과점 하고 있으니까.다만 판은 커졌죠.그것에 의미부여를 해두는 정도랄까.적어도 가능성은 열어뒀으니까.허나 문학쪽은 아직도 판이 조금 더 커져야 한다고 봅니다.판이라고 하니 어감이 이상하지만,잘 팔리는 작가들이 끌어줘야 안팔리는 작가들의 작품까지도 관심가지고 한 권 더 사지 않을까요?..작년에 느낌표선정도서가 유행했었는데,저는 그것의 부정적인 면이 많았지만 그나마 그렇게라도 했기에 환기시키는데 일조했다고 봅니다.그렇게라고 서점에 가면 한권 더 읽고,다른 책도 살거구요.

그래도 이상문학상이면 우리나라 최고전통과 권위를 가진 상일지언대,김훈의 인기에 편승해 대상을 안겼다?..만약 진정 그랬다면 암울합니다.허나 적어도 제가 보기엔 그렇진 않아 보입니다.기우겠죠.이상문학상이 저는 많이 팔리는게 문학의 발전이란 측면에서 봐도 좋은일이라고 봅니다.안에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 있으니까.관심의 폭이 넓어질테니까.

김훈작품에 대해선 나중에 시간있으면 의견을 나누지요.
 
 
쎈연필 2004-03-02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 매체가 무슨 힘으로?

하지만, 이러한 도저한 절망이, 문청으로선 희망이 될 수밖에 없는 역설을 가능케 하지요.

님은 오롯이 독자입장에서 독서를 하시겠지만, 저는 소설을 읽을 때 대체로 작가의 입장이 되려합니다. 때문에 재밌기만 한 소설들은 그다지 애정이 없는 것들입니다. 찢어발기고 싶고, 욕도 서슴없이 하고 싶은 것은, 애정이 있는 작가들이요, 작품들이겠지요... 즐독하세요... ^^

쎈연필 2004-03-02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반갑습니다. 네, 대구엔 자주 내려가야죠. 책들을 선별하기가 어찌나 힘들던지. 책을 많이 사는 편이어서, 주로 오래오래 곱씹을 수 있는 책들만 챙겼습니다. 그래도 한 이백 권은 챙겼군요. 오늘 새벽 차로 올라왔습니다. 피시방에 들르자마자 요리사이트 뒤적이는 중이죠. 암울하네요. 5월쯤이면 멀었네요. ^^

전 울나라 소설들 더 좋아하고, 시는 외제 거의 안 보는 편입니다. 김훈에 대해 평소 갖고 있던 이미지란 게, '미문'이라선지, 소설 속에서 동어반복이 눈에 띄니까 제 기분이 좀 상했었죠. 그에 대해선 인터넷선 옮기고 제 방에서 컴할 수 있으면 얘기합지요. 헌데, 읽히지 않으면 쓰레기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런 식이면 <아침형인간> 같은 초베스트셀러는 국보급이 되나요.

문학처럼 대중성을 가진 예술이 또 있을까요. 어째서 문학이 문학전공자의 놀음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그 말을 왜 저에게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쌍방에 의사전달이 약간 어긋났나봅니다. '문학한다는 사람'들에게 님스스로 도식화 해놓은 이미지가 있나봅니다.

님께서 말씀하시는 판은 시장=상업효과인 듯합니다만, 그건 판타지로 남을 듯싶습니다. 도대체 이 시대에
 


행복박사조만장자 2004-03-01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안녕하세요^^
戰略經營硏究所 李 基準입니다.
전략경영연구소에서 선정하는 '2월의 즐겨찾는 서재'에 선정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참고로 부상은 마이리뷰와 마이리스트에 대한 추천입니다.
3월 중에 방문하여 추천토록 하겠습니다.(수시로 방문하여 추천, 시간이 없을 경우 방문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양지바랍니다.)
앞으로도 많은 활약을 부탁드리며 건강과 행복을 기원드립니다.

* 전략경영연구소에서 선정하는 '2월의 즐겨찾는 서재'의 선정기준
1.마이리뷰 10편 이상인 서재
2.마이리스트 10개 이상인 서재
3.마이페이퍼 100점 이상인 서재
4.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서재
이상의 기준을 충족하는 서재 중에서
우선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의 정도, 서재지수의 순으로 선정하게 됩니다.

참고로 아래 포럼을 소개합니다.(금주의 추천 포럼, Impression Club 선정)
전략경영연구소(http://www.seri.org/forum/smlab)
 
 
 


kimji 2004-03-01  

봄이 오려면 아직 멀었을까요
닉네임도 바뀌고, 페이퍼도 늘었어요. 골방에서 햇빛이 비추는 방으로 옮기셨다고요.
자두상자님에게 봄은 벌써 왔는가봐요.
조금은 부러운.

유채꽃을 보고 왔습니다.
바람에 예민한 꽃이라 사진으로 담기는 조금 힘들었습니다만, 그래도 약속 지키려고 열심히 찍었네요.
저에게는 봄은 아직 딴나라 이야기같고, 그저 저와 상관없는 먼 타인의 이야기같습니다. 3월이 되었지만 말이죠.
이제서야 눈을 떴습니다. 그리고 주섬거리면서 지난 걸음의 정리하고 있네요, 사진, 기록이거나 기억, 혹은 잔흔일뿐이지만 말이죠.
이번주에는 일몰을 보러 갈 예정입니다. 그 곳에서 연둣빛을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쎈연필 2004-03-01 0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이 만개했네요. 보는 이의 마음이 기쁜지도 애달픈지도 모른다는 듯이 꽃은 밝네요. 꽃밭 너머 멀리로 산등성이가 보이고 파도가 쓸리우는 바다도 보이는군요. 어제의 설움도 오늘의 회한도, 오래고 기억될 제주바다 해조음 속에 흘려 보내셨는지요... 형형한 저 꽃의 자태가 내일을 비추는 듯합니다.

일몰과 함께 쓰라린 적취를 버리고 바라시는 연두빛을 낙낙히 눈길에 담으소서.
 


김토끼 2004-02-29  

닉네임이 바뀌셨네요.
자두상자. 처음에는 갸우뚱 했습니다. 누구지? 알고보니 라스- 님이 닉네임을 바꾸신 것이더라구요. 페이퍼에서 그 사유도 다 알아보았고요. 역시 익숙해진 것을 떠나 새로운 것에 정착을 시도하는 것은 어색할 수 밖에 없네요. 님 처럼 책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네요^^ 간만에 찾아와서 여러가지 잘 보고, 배우고. 특히 님이 퍼오신 '대건아 사랑해' 는 요즘 제가 관건으로 하는 '사는 것에 강해진다'는 것에 대해 큰 가르침을 주더군요.

행복하시구, 건강하세요~
그리고 저도 드디어 죄와 벌을 다 읽었답니다. 겨울내내 도스또예프스키를 끌어안고 살다보니 편식이 더 심해지더라구요. 저에겐 죄와 벌이 길었던 탓도 있고.
 
 
쎈연필 2004-03-01 0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읽으셨군요. 대개 도스토예프스키의 책은 실물감보다 이미지가 강하죠. 읽기 전에 이런저런 말을 많이 듣는단 말^^.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속 인물들의 대화도 그렇습니다. 항상 선행하는 말들을 내뱉죠. "~할까요?", "~될 겁니다." 등등... 추리소설적이죠. 제 견해가 아니라 바흐친의 견해인데,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들은 선행하는 말들과 일치하는 점이 많았습니다. 한 마디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더군요^^. 언젠가 이효석의 수필 <독서>를 보았더니, 세상에 소설가를 딱 하나만 살려두자면, 도스또예프스끼 빼곤 다 없어도 좋다더군요. 도끼의 소설은 넘 잡다해서 때론 지루하고 읽기가 처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닌데, 다 읽으셨다니 제가 덩달아 기쁩니다. 그전 대명을 쓸 때는 "꽃님"으로 불리우길 항상 원했었는데, 끝까지 '라스'로 불리우네요^^. 반갑고요. 앞으로 글 열심히 쓰세요. 저도 열심히 쓸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