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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디 - 7집 하늘속으로 [CD+강풀 만화책 스페셜 패키지]
god (지오디)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리뷰를 적기에 앞서 굳이 분류를 하자면 나는 god팬이다.
(팬의 정의가 뭔진 잘 모르겠지만 어쨋든 다른 가수들 씨디는 잘 사지도 않으면서
god가 앨범을 내면 거의 의무감에 사게 되니 팬이라고 해도 맞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god 2집과 3집을 가장 좋아했다.
2집부터 서서히 페이스를 올려서 3집 때 펑 터트린 샴페인 같다고나 할까.
지금 들어도 3집은 곡마다 줄줄이 명작이다. 180만장인가 팔렸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만 하다-싶을 정도로.
4집 5집은 그다지 즐겨 듣지 않는 앨범에 속하고
6집도 그다지 내겐 마음에 드는 앨범이 아니었다.('길', '사랑? 사랑', '보통날'은 좋아하지만)


이번 7집. lucky seven이라더니 정말 lucky다.
마치 3집 때 같다. 그 땐 정말 한달동안  god 앨범을 귀에 달고 살았는데
요즘의 내가 그렇다. intro부터 outtro까지 버릴 곡이 하나도 없다.

무엇보다도 놀랍고 반가운 건 god의 또 한번의 발전.
특히 호영씨같은 경우는 이제 보컬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기량이 늘어난 게
확 귀에 들어온다. 노래를 듣다 보면 태우의 목소리와 많이 닮은 것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5번 트랙 'Falling'과 8번 트랙 'stay in night' 에서 들리는 음색은 손호영의 목소리가 가진
특유의 얇음-의 매력이 아주 잘 드러난다. 참.. 노력을 많이 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김태우라는-
자신보다 훨신 넓은 구역의 목소리를 뽑아내는, 그러면서도 매 앨범마다 자신을 발전시키기까지하는-
보컬리스트의 옆에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으면서 자신을 연마해가기가 쉽지 않을텐데.
데니씨의 랩이 가장 귀에 착착 감기는 곡은 3번 트랙 '나 그대에게'에서 흘러나오는
나레이션스러운 파트이다. 어찌나 마음에 들었는지 노래에 이렇게 자연스럽게 들어맞는 랩을 들어본 건
?내 입술 나른한 커피처럼 이후 처음이다라고 말하면 좀 과장이려나.^^
김태우의 목소리가 가지는 최대의 매력은 'friday night'류의 곡이 아닌
이번 7집의 '유죄' 같은 곡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날/ 두사람 모두/ 사랑한다는/ 에서
느껴지는 딱딱 끊어지면서도 곡의 분위기를 점점 고조시키는 파트는 김태우-였기 때문에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곡을 아슬아슬 절정으로 이끌면서 클라이막스를
마무리하는 김태우의 능력은 4집 '길'에서 여지 없이 드러났지만 이번 앨범의
'유죄' 나 'two love'같은 곡에서도 그 세련됨을 느낄 수 있다.
준형씨의 경우 훅을 장식해주는 영어랩과 빠른 비트의 댄스곡에서 그 진가가 드러난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무죄'와 'it's alright'서 그런 효과가 잘 나타난다.

두서없이 적었지만 정말 그만큼 들어도 질리지 않는 곡들이 이번 앨범에 잔뜩 포진해있다.
곡 하나하나 버릴 만한 곡이 없고 몇 시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몇번을 반복해 들어도
전혀 질릴 줄 모르겠는 앨범이다.
그네들의 앨범을 비교해서 평가를 내리자면
2집의 완성도를 훨씬 상회하며 3집과도 거의 필적할 만하다고 감히 말해본다.^^
(다른 건 몰라도 멤버들의 목소리가 이루는 조화는 7집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제야 네명의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졌구나.. 싶은 느낌을 받았으므로)

 

아. 그리고 뭣보다 앨범 자켓의 완성도는
god 앨범 뿐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나온 어떤 CD도 이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준
앨범은 없었다~ 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그 만큼 자켓이 예쁘답니다. 아마도 수작업으로 한 듯..)

 

 




CD 겉 표지.






이건 안에 들어있는 강풀 책자.



이건 브로마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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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 타자기 - 젊은 날 닥치는 대로 글쓰기
폴 오스터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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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 타자기라. 뭔가 익살스러우면서도 갓 구어낸 냄새가 나는 제목이다.
요즘으로 따지면 빵굽는 타자기가 아니라 빵굽는 컴퓨터가 되어야 하겠지만
좌우간 타자기가 빵을 굽는댄다. 타자를 찍는 게 아니고? 왜 어째서?

폴오스터에게 집필활동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었지만
그의 생계를 책임져 주지는 못했다. 그는 집필활동은 커녕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도
버거웠고, 그에 비해 책을 내면서 얻어지는 수완이란 턱없이 적었다.
닥치는 대로 번역거리를 찾아다니고, 카드게임을 만들어 팔 궁리를 하면서
그는 간절히 원했을 것이다. 상상속의, '진짜' 빵을 굽는 타자기를.

그는 말한다. 글을 쓴다는 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받는 것이라고.
글쟁이가 되는 것은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고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이었노라고.
그의 모습에서 글쟁이는 배고픈 직업이라는 게 새삼 느껴졌다.

주위에서 문학을 하고, 글을 써내는 사람은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그들은 또 얼마나 좌절과 실패를 거듭하는가. 그럼에도 그들은 왜 문학을 하고
글 쓰기를 멈추지 않는가. 빵굽는 타자기를 그리면서도 집필에 몰두하는 그들은
도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 정말로 선택이라도 받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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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호프 단편집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지음, 이상원 옮김 / 좋은생각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언제나 대가의 소설을 접할 적에는 나도 모르게 고무되고 만다.
무수히 쏟아지는 작품에 대한 찬사들, 해석들, 평론들 속에서
나만의 시각으로 그 작품을 바라보기란 단연코 쉽지 않으며
심지어 지나친 자만은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체호프는 세계 최고의 단편 작가'라는 톨스토이의 찬사가 무색하지 않다고 동조를 해야 하는지,
'뭔가 일이 일어나려고 하면 끝나버렸어 허무주의가 이런 건가봐' 라고 그저 무덤덤하게 내뱉어야 하는지.
그렇지만 한가지는 알겠다. 체호프는 문장을 구사하는 능력이 뛰어난 작가라는 것.

'인생은 멋지고 신비로우며 심오한 의미로 가득 찬 것이라 느껴진다'
'세상은 편안하고 구슬프게 아름다운 곳으로 변모한다 별빛도 감동한 듯 다정하게 빛나고'
'저 멀리 하늘과 땅이 아스라이 섞여드는 지평선에는...이제 더 이상 밤길도 클림도 무섭지 않다'

다시금 생각해봐도 이 작가의 장소와 정경, 인물간의 대화를 생생하게 느끼게 하는 재능은
돋보이는 것 같다. 워낙 유명한 작가고 내가 읽은 책은 그의 단편을 모은 150쪽이 채 안되는
양장본 정도지만 체호프가 대단한 작가라는 것은 알 수 있다.

책을 읽고 주위 사람들은 허무하단 말을 참 많이 했다. 나도 이렇게 끝맺음을 툭툭 자르듯이
하는 작가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뭐, 이틀 열흘 갈 진한 여운을 남겨야만
강렬한 단편이고 좋은 단편인가? 그건 아니랜다. 모두들 끝은 허무하지만
그럼에도 마음에 든단다. 나도 그렇고.

이 책을 읽고 요즘들어 부쩍 자주 하는 생각인데
정말 러시아는 대단한 문호가 많은 나라다. 문학의 나라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다.
내가 러시아어과에 들어오길 잘했지. 빠따무쉬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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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199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광신주의자들의 열성이 수치스러운 것이라면 
지혜를 가진 사람이 열성을 보이지 않는 것 또한 수치스러운 일이다.
신중해야 하지만 소극적이어선 안 된다." -볼테르


작년의 일이었다. 갓 입학한 고등학교 생활에 슬슬 적응해가고 있을 무렵,
내가 몸 담고 있던 동아리 회장 선배의 같은 반 남자선배가 홍세화 씨를 학교에 초빙한 적이 있었다.
독서토론 동아리 회원이었던 나는 홍세화의 책 '빠리의 택시 운전사'를 읽은 적이 있어
실제로 저자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부풀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 그의 이미지는 지적이었고, 진보적이었고, 뜨거웠다.

나는 그의 강연을 그렇게 열심히 듣지는 않았다. 시작하고 처음 몇분간은 거의 대놓고 졸았다.
옆에 같이 수다를 떨 친구가 없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어쨋든 나는 그의 강연이 나와는 동떨어진 내용이라고 생각했고 별 흥미도 느껴지지 않았다.
보다 못한 옆 자리에 앉아 있던 2학년 선배가 '바쁘신 분 초빙해서 불렀는데, 졸면 안돼죠.'
라고 따끔하게 질책을 해주어서, 그 때부터 비로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열심히 들었던 것 같다.

제대로 강연을 듣기 시작한 건 그제서야였다. 나는 졸았다는 게 창피하기도 했고
꾸중을 들었다는 사실에 기가 올라서 홍세화 씨의 눈을 강연이 끝날 때까지 뚫어지게 바라봤다.
나중에는 열성적으로 수업을 듣는 학생이 된 것 처럼, 그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해서 정말 재미있게 강연을 들었다. 강연이 끝나고 난 뒤에서야 집에 고이 모셔둔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와 '빨간 신호등'-그것도 새 책-을 가져오지 않은 것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다른 애들은 앞 다투어 책장에 싸인을 받고, 사진을 찍느라 난리였는데 나는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 때 싸인을 받지 못한 것이 참 아쉽다. 쩝.

홍세화는 진보적 지식인이다. 그것도 망명자라는 굴레를 쓴 조금 특이한 케이스의.
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다른 사회와의 만남을 가진 방랑자이자 이방인이었던 사람.
그는 강연에서 학생들에게 '신념'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고고하게 꺾이지 않을 강인한 신념을 품으라고 말했다.
강연을 들으면서 나는 여러번 고개를 끄덕였고 그의 의견에, 신념에 마음 속으로 동의했다.

나는 그가 말하는 '사회정의가 질서보다 우선하는' 프랑스가 보고 싶다.
지하철 노조 직원들의 파업으로 몇주동안 도시가 마비되어도
어느 시민 하나 그들을 나무라지 않는 프랑스를 보고 싶다.
아슬아슬 좌우 동거를 하는 그들의 정치판을 들여다 보고 싶다.
그가 느끼고, 경험했고, 보고 들은 프랑스의 똘레랑스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쎄느강 다리 위에 아무렇게나 앉아서 '르 몽드'를 읽어보고 싶다.

그런 책이다. 이 책은. 가만히 일상에 조용히 녹아들어있는 사람을 확 깨워버린다.
막연한 기대와 환상을 품게 한다. 설령 그것이 허상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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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신호등 - 원칙과 소신을 지키기 위한 자기성찰의 거울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을 때는 늘 비판적으로 읽으라고 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생각에
그대로 흡수당하고 모조리 동조하는 것은 때로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더구나 읽는 이가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에 대해 한없이 얕은 배경지식과 식견을 가지고 있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닥치는대로 빨아들이는 스펀지처럼, 제대로 된 안목 없이 무턱대고
그래 맞아 맞아를 외치며 자신도 모르게 휩쓸려버리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빨간 신호등'이 나에겐 그런 책이었다.
저자 홍세화씨와의 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게다가 나는 작년에 학교 동아리에서
홍세화씨를 초빙하여 그의 강연를 들은 경험까지 가지고 있었다.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를 읽으면서 주위 친구들에게 좋은 책이라고 적극 권장하며 다녔고,
강연을 듣고 집으로 돌아온 날 식탁에서 홍세화씨의 의견에 마구 동조하며
얘기를 하다가 엄마에게 '귀가 얇다'는 말까지 들었었다.
그만큼 나에게 홍세화씨는 진즉부터, '옳은 말만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박혀있었다.
하지만 은연 중에서도 너무 한쪽 이야기만 들어서는 모른다,는 생각이 깔려 있기는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의 문제의식에 더욱 더 동조해 가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80%도 90%도 아니고 100%의 동조였다. 주위에서 홍세화와 한겨레는 극진보다, 너무 진보쪽으로만
생각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지만 그래도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이는 것을 어찌할까.
그가 제기하는 문제들, 비판하는 구조체제들이 내 눈에도 적나라하게 문제시되고
삐뚤게 보이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원래 내가 뭐든지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성격일지도)

이 책은 홍세화가 지난 몇년간 한겨레에 기고한 칼럼을 모아서 2003년도에 출간된 책이다.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몇년동안 우리 사회에 일었던 파문, 사건들, 의혹들이
다시금 내 머릿속에 하나 둘 떠올랐다. 조금 시간이 흐른 뒤라 지금 읽기에는 어색한 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지나간 시간을 회고하면서 그 의미를 면밀히 따져보기에는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내 성격이 이 얘기를 들으면 이런 가 보다, 저 얘기를 들으면
저런 가 보다하는 줏대없는 성격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주 분별없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내용이 일부 사람들의 평가처럼 홍세화의 거만이든, 욕심이든 허황된 꿈이든 간에
나중에라도 내가 이 책을 통해 많은 걸 얻었다는 걸 부인하지는 않을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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