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일전쟁과 일본의 한국병합 - 국제관계로 본
최문형 지음 / 지식산업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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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 <러일 전쟁>의 전후 협상인   <포츠머드 강화 조약> 체결에 공헌하여 미국인으로는 처음 노벨 평화상을 받은 미국 대통령 루즈벨트는, 그로부터 여섯달 전 국무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조선에는 자위력이 없기 때문에 일본군이  점령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포츠머드 협상이 시작되기 직전, 일본과 교환한 비밀 각서 <카즈라-태프트 합의록>에서 미국은 일본의 조선 점령을 양해하는 대가로  필리핀에 대한 통치권을 인정받았다. 일본은 <극동의 평화>를 보장하는 최선의 방침이 미/일/영의 <조약 없는  3국 동맹>임을 강조했고 루즈벨트도 동의했다. 미국과 일본, 조선에서 러시아와의 공조를 주장하던 평화론자들이 사라지고 나서의 일이다. 100년 전에 실체를 드러낸 <조약 없는 3국 동맹>은 그 본질에선 지금도 가동하고 있다고 보아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흔들리게 된 것은  2005년 2월 평양의 핵 보유 선언이 있고 나서다. <러일 전쟁과 일본의 조선 병합>은  한민족이 100년의 비극에서 벗어나는 해법이 담겨있는귀중한 기록이다. 고등학교 다닐 때쯤 이 책을 읽었다면 역사학자가 되기를 꿈꿔보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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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선도 6.25 한국전쟁도 미국의 작품이었다
하리마오 / 새로운사람들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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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면서 CIA 극동 요원이라는 특이한 경력의 저자가, 수정주의 사관을 철지난 고물로 치부하는 풍조에 분개하여 책을 썼다고 한다.  편집자의 우려와는 달리, 단슴에 읽히는 쉬운 문체에  듣도 보도 못한 내용으로 꽉 차 있다.  맥아더와 트루만의 갈등이라든가 트루만의 원폭 사용을 영국이 막았다는 따위의 이면도 이 책을 통하여 비로소  알게 되었다. 저자는 전황의 흐름을 조금만 주의해 보면 누구나 갖게 되는 의문, 그러나 그 누구도 건드리지 않는 의문에 명쾌하면서도 선뜻 믿기지 않을 만큼 대담한  분석을 하고 있다.   전쟁 결정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의 궤적을 추적하여 나온 분석이기에 놀랍기만 하다. 일차 사료를 통하여 그의 주장을 검증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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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평 빵집에서 결정된 한반도 운명 - 전 미국부무 북한 데스크 퀴노네스 박사의 북한 영변 핵 프로젝트 보고서
케네스 퀴노네스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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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은  한마디도 못하면서 한국 전문가라고 떠벌이고  한국 사람 알기를 x 같이 아는 미국인들을 종종 보다가  이 책을 읽으니 '감개 무량' 하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면서 한국 사람보다 더 한국적인 품성을 지닌 미국 외교관 퀴노네스는 1994년의 제네바 합의가 있기까지의  내막을. 북핵 협상을 방해한 군상들의 몰골을 하나 하나 끄집어내면서 한 편의 기록 영화처럼 보여준다  내용만 놓고 보면 북핵 협상의 주변에서 양 쪽의 숨은 자문 역을 맡은 셀리그 해리슨의 보고서 <코리안 엔드게임>을 능가한다. 그러나 "자기 밥그릇 지키기"를 업으로 삼는 관료들의 소굴에서 고군분투하던 그가 북미 평화 조약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건 놀랍기만 하다. (289-302 쪽) 그로부터 10년 후, 부시 마저 북미 평화조약 운운 하고 있는 사실을 그는 어떻게 생각할 지 궁금하다. 남북한 주변 정세에 무언가 긴장 완화 조짐이 보일때면 어김없이 벌어진 정치 테러의 실체에 대해서도 그는 아는게 없는 듯  말한다. (82쪽)  이건 해리슨도 마찬가지인데 모르는 체 하는게 아니라 정말 모르고 있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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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리그 해리슨의 코리안 엔드게임
셀리그 해리슨 지음, 이홍동 외 옮김 / 삼인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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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핵 협상의 전모를 파헤친 명작.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했다. 북한과  미국 두 나라의 강경파와 협상파, 4명의 검객이 최후의 결전 *Endgame 을 향해 다가가는 장면 하나 하나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셀리그 해리슨은  드라마의 각본과 배우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최고의 "인사이더"일 뿐 만 아니라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저널리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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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들의 외교사 - 먼로주의에서 부시 독트린까지 미국의 외교전략
김봉중 지음 / 푸른역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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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결론에서 미국은 "특별한 제국"이 아니라 "어설픈 제국이었다"(p.447) 라고 말하는데 어설픈 것은 저자의 시각이 아닌가 싶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구절을 보자.     

"[통킹만] 사건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존슨과 맥나마라의 조작설은 설득력이 크지 않다. [...] 선거를 앞둔 존슨이 [...] 그런 사건을 조작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p.337)

 그 사건의 조작성을 입증하는 비밀 문서가 공개된 게 언제인데 아직도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저자 자신도 존슨이 "불확실한 정보로 의회를 기만했다"(p.443)라고 말했듯이 존슨은 통킹만 사건 조작자들의 의도에 충실히 따른 것에 불과하다.

 저자의 어설픈 시각은 1991년 걸프 전의 원인을 이라크 후세인의 아랍 통합 야망에 따른 쿠웨이트 침공에 돌리고 있는 데서도 드러난다. (p.371-375 ) 미국이 한때는 화학무기까지 보내 주던 후세인을 갑자기 원수보듯 적대시하고 이라크 폭격에 이어 2003년에 와서 점령하기에 이른 것은 후세인이 미국이 요구한 이라크 석유 민영화를 거부하고 막판에는 아랍의 석유 수출 결제 통화를  미국 달러에서 유러 통화로 바꾸는 데 앞장 섰기때문이다.(자세한 내용은 http://www.sisa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960 )

클린턴 정부의 현안이었던 발칸 지역의 분쟁에 대해서도 저자는 미국의 공식 버전을 충실히 재방송하고 있다, 보스니아 전쟁의 원인은 세르비아계의 대민족주의 야망에 따른 전쟁범죄이고 여기에 유럽이 미온적으로 대응하여 어쩔 수 없이 미국이 해결사로 나섰다는 것이다. (p.381-387 ) 무릇 아이들 싸움도 어느 한쪽의 말만 믿다가는 낭패를 보기 마련인데 하물며 발칸이라는 반도를 요절내는 분쟁에 한 쪽만의 주장을 인정하는 것은 극히 위험한 일이다. 저자에게는 이른바 "헤이그 유고전범 재판소"의 속기록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거기에는 비록 검열을 거친 것이기는 하지만 유럽의 '보스니아 분쟁 중재안'을 미국이 어떻게 깨버렸는지, 발칸 분쟁의 전모가 무엇인지 말해주는 증언이 있다. 저자가 언급하기를 생략한, (보스니아 분쟁의  후속편) 코소보 분쟁(http://www.sisa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9930) 과 거기에 담겨 있는 미국의 '특별'한 외교도 눈에 들어올 것이다.

 북미 현안인  핵 문제에서도 북이 제네바 합의 이행을  거부했다(p.404-409) 고 보는 저자의 해석은 어쩌면 그의 일관된 '한 쪽 말만 듣기 사관'에 따른 것이라고나 해야 겠다.  1994년의 제네바 합의를 미국 정부가 무려 10년이 더 지나 북의 핵살험이 있고서야 이행하겠노라고 밝힌 사정을 저자는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하다. 저자의 서술은 9.11 에 대한 간략한 언급으로 끝난다.  (p..416 -417)  '평범치 않은 제국'의 면모를 유감 없이 보여준 사건에 대하여 역사학자의 정밀한 고증이 없다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새겨 볼 만한 곳은 미국이 대영 제국과 저항하는 공화국 시기의 역사다. 미국은 유럽에 말려들어가서도 안되고 어느 한 나라와 영속적인 동맹을 맺어도 안된다는, 초대 대통령 워싱턴의 고별사(p.28)라든가 영국의 미국 경제 재식민화에 맞선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헤밀턴의 경제 독립 정책(p.34-38)을 기억하는 미국인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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