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고고학의 이해 영남문화재연구원 학술총서 1
폴 반.콜린 렌프류 지음, 이희준 옮김 / 사회평론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고고학에 관심만 있을 뿐 관련 서적을 읽어본 적이 없는지라, 사진과 도표부터 들쳐보다가 깜짝 놀랐다. 이런 구절을 보았기 때문이다.

(( 미국과 영국이 아직도 무력 충돌시의 문화재 보존에 관한 1954년 헤이그 국제 협약 혹은 그 의정서를 비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더욱  더 괴이한 일이다.  영국정부는 그렇게 할 뜻이 있음을 천명한 적이 있으나 그 협약초안이 작성된 지 약 5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그렇게 하려면 의정서 이행에 관련된 법적, 조직적 문제와 정책 과제 들에 대해 광범위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551 쪽-

((최근 이스라엘 정부가 (극단 정통파 유태인들의 압력을 받아) 금후 인간 유해에 대한 어떠한 고고학적 혹은 과학적 조사도 실시해서는 안되며 그러한 모든 유해는 [...] 유대교를 믿는 유태인에게 넘겨 재매장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 553쪽-

이것은  미국, 영국이  이라크를 침략, 점령했을 때 고고학자들의 사전 경고에도 아랑곳 없이, 바그다드 박물관 약탈을 방관한 것은 '실수'가 아니라 '전략'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겠다.  "신사의 나라" 영국, 그들과 피를 나누는  아메리카와   찌오니스트의  고고학  파괴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는 말이다.

이 사실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이 책의 저자에게 신뢰가 간다.  전공자를 위한 책이기에 초보자에게는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래도 한 번쯤 독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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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포타미아 2007-09-18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신음하는 메소포타미아
기사입력 2007-09-17

‘문명의 요람’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유적들이 증발하고 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17일 보도했다. 이라크전 이후 급속히 늘어난 도굴과 대규모 군대의 주둔이 그 ‘주범’이다.

도굴꾼들은 이라크 남부 ‘우르’ 지역으로 몰려들어, 적어도 13개 박물관에서 유물을 약탈하는 등, 고대 유적지를 장악하고 조직적인 약탈을 일삼고 있다. 도굴 피해를 장기간 조사해 온 고고학자 조안 파르자흐는 “도굴꾼들이 수천년 동안 모래 아래 묻혀 있던 수메르 도시의 유산들을 단 1m도 남기지 않고 파가고 있을 정도”라고 심각한 상황을 전했다.

이 지역에는 설형(쐐기)문자판과 조각, 장신구 등 인류의 과거 유산들이 대거 매장돼 있다. 도굴꾼들은 금이나 보물 등 돈 되는 것을 찾는 과정에서 유물들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17일 “알렉산더 대왕은 도시를 파괴한 뒤 새 문명을 건설했지만, 도굴꾼들은 바닥까지 전부 파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굴단에는 사담 후세인 집권 시절 고고학자로 양성된 이들까지 대거 참가하고 있다. 이들은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발굴한 유물들은 트럭· 비행기·선박을 이용해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의 개인 수집가들에게 팔아넘기고 있다. 현재 인터넷에서 거래되는 7천년 전 메소포타미아 예술품들의 수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중무장한 군대 또한 유적 파괴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

‘헤이그 의정서’는 유적지에 군 기지를 세우는 것을 금지하나, 미군과 동맹군은 2003년 4월 이후 바빌론 등 적어도 7곳의 유적지에 기지를 만들었다.

이 가운데는 시아파 최대 성소인 아스카리야 사원이 있는 사마라도 포함돼 있다. 2003년 공습 때 손상을 피했던 유적들은 육중한 군용 차량에 눌려 금이 가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 그런데도 미군은 유적지를 경비하기 위해 기지를 지었다는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

파르자흐는 “전쟁 상태가 길어진다면, 인류의 문화유산에 대한 위협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그 결과 우리 아이들이 배우게 될 것이 남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