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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너 아장아장 그림책 1 - 무슨 동물일까요(1) / 무슨 동물일까요(2) ㅣ 브루너 아장아장 그림책
딕브루너 지음 / 사랑이 / 1999년 5월
평점 :
절판
저도 상당한 미피팬이었습니다. 임신중에 미리 서점에 가서 아기책 구입리스트를 작성했었는데 아장아장시리즈도 상당히 호감가는 책이었죠. 건강이는 현재 6개월입니다. 다른 아이들처럼 이제 한참 호기심이 자라고 색감과 사물을 익힐 나이죠. 그래서 무슨 동물일까요? 부터 열심히 보여주고는 있습니다.
건강이는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하드보드지의 이 책도 상당히 잘 보고 놉니다. 선명한 색상대비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단순하지만 정확하게 동물의 특징이 관찰된 그림들.. 한면에 가득한 그림과 뚜렷한 활자도 상당히 맘에 듭니다. 그러나 여러번 책을 함께 보면서 미피가 아닌 다른 책을 사주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첫째, 상상력을 제한할 것 같습니다.
저희 어버지가 20년가까이 유치원을 경영하고계십니다. 그 지역에서 상당히 인지도가 있고 초등학교선생님들로부터 칭찬받는 유치원입니다. 일률적인 교육의 틀을 벗어나 자유로운 표현과 감성소유에 교육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모대학에서 실시한 리서치와 테스트결과 감성지수가 전체적으로 높고 안정되게 나와서 교육관의 차이와 그 결과에 새삼 놀라게 되었었습니다. 아이들의 손에서 똑같이 그려지는 태양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미피의 책들은 분명한 선의 캐리커쳐, 사물의 특징 그려내기는 훌륭하지만 브루너라는 작가의 눈, 특히 서양사람인 그의 눈에 보이는 사물의 특징이(전체 그림을 보면 작가의 각도와 관점이 비슷함을 알게됩니다. ) 우리 아이에게 각인될까봐 두렵습니다. 제 소견은 차라리 사진이나 실물, 안되면 실물과 유사하게 그려진 그림들이 장래의 아이를 위해 더 나을것 같습니다.
둘째, 미피시리즈엔 감정이 없어 보입니다.
다른 캐릭터보다 살아있는 느낌이 덜하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취향과 작가개인의 특징이기에 좋다 나쁘다라고 말하고싶지 않습니다. 다만, 도시에서 자라 살아있는 것-생명의 존귀함과 사람이든 동물이든 더불어 교감하며 살아가는 것을 배우기에 어려운 우리 아이들을 생각해보면, 율동감이 분명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책들을 더 많이 접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인지력책이라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사물에 대해 '이건 이거야'하고 정의를 내리기보다 '사자구나 어떠니? 뭘하고있지? 의자네 편안하겠구나? '하는 2차적 효과를 주는 책으로 아이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캐릭터시리즈나 애니메이션 케릭터들마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성인인 저는 미피를 좋아하긴 하지만 자라나는 건강이에겐 좀더 따뜻하고 친근하게 느껴질 친구를 소개해주고 싶습니다. 후일, 건강이가 미피를 좋아하고 친구로 선택하게 되면 그땐 마음껏 미피와 함께 놀게해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