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때 였던가.

집에서 학교까지.. 장거리 통학에 몸과 마음이 무척 지쳐있었을때였다. 그날도 지친 몸을 통학버스에 담고 버스 창가에 머리를 기대어 반쯤 잠이 들어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뭔가 주위가 환해지는 느낌이 들어 머리를 들어 버스창 밖을 보니..

개나리였다!

도로 양쪽으로 끝도 없이 늘어선 개나리 무리. 그렇게 수십km를 손흔들며 봄날을 밝혀주던 노란 개나리를 생각하면 지금도 울적한날의 더없는 위로가 되곤한다.

물설고 낯선 미국.

그런데 갑자기 겹겹이 쌓여가던 낯설임이 일시에 날아가버렸다. 개나리 때문이다. 다른 꽃과는 달리 고국과 별로 차이가 없어보이는 개나리들. 여기저기서 겨우내 추했던 몸을 단장이라도 하듯이 축축 늘어져있었던 검은 가지들이 환하게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봄의 시작. 봄꽃보다 아름다운 아들의 얼굴.


봄의 시작
봄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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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04-03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곳에도 개나리가 피었군요. 정말 꽃보다 예쁜 건 아이들 얼굴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