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으로 설득하라 - 논리와 이성을 뛰어넘어
로저 피셔.다니엘 샤피로 지음, 이진원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그동안 하버드 네고티에이션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가져온 도서출판 두드림이 가을을 맞아 그 결실을 얻어냈다.
붉은 표지는 강병인의 캘리그라피로 멋스러운 이 책은 윈윈전략의 창시자(?)이자 하버드 로스쿨의 명예교수인 로저 피셔가 자신이 총책임자로 있는 하버드 협상연구소의 부책임자 다니엘 샤피로와 함께 무려 5년 동안 준비해서 세상에 내놓은 협상과 감성에 관한 치밀한 보고서라고도 할 수 있다. 며칠 전에 내가 리뷰를 남긴 윌리엄 유리의 '돌부처의 심장을 뛰게하라'가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부들부들한 협상 매뉴얼이라면 이 책은 보다 학구적이며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감정을 다스리는 틀을 제시하는 다소 전문적인 내용에다 내용 면에서도 국제적인 분쟁 해결의 사례가 많이 제시 되는 등 보다 거시적인 안목의 전략서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아주 어려운 것도 아니다. 마치 유치원생 읽어도 될만큼 너무도 기초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들을 짚어 가면서 사례를 도표로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협상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감정을 자극하는 5가지 핵심 관심으로 이 책은 시작되는데, 역지사지의 시각으로 이해하자면 다음과 같다.

인정, 만약 나의 생각이나 느낌, 행동이 상대방에 의해 평가 절하된다면 기분이 어떠할까?
협력, 상대방이 나를 적으로 간주할 때 소외당하는 나의 감정은 또한 어떠할까?
자율, 상대방이 제 멋대로 나의 의사 결정을 인정하지 않고 침해한다면 어떻게 견뎌야 하나?
지위, 다른 사람에 비해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면 나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까?
역할, 나의 역할과 행동에 만족하지 못할 때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이 다섯 가지(인정, 협력, 자율, 지위, 역할)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협상에 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결국 이 책 전부가 주장하는 내용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핵심 관심 5가지를 추적하고 분석해 보면 왜 협상이 결렬되는지도 이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완벽한 협상 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으나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접근하는 과학적인 협상법은 은근히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우리는 상대방의 인정을 받기 위해 상대방의 메타메시지를 감지하는 능력도 필요하고, 같은 말이라도 상대방의 견해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내어 긍정적인 말투로만 의견을 전달 할 수 있는 능력도 키워 낼 수 있는 방법을 학습할 수 있다. 인정한다는 것은 양보한다는 것과 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상대방을 인정하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충분히 나의 입장을 관철할 수 있는 테크닉을 배워야 한다.

또한, 상대방이 만약 나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면 또 어찌할 것인가? 그 상태 그대로는 절대로 좋은 협상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 책은  상대방 감정의 온도를 측정하는 방법과 비상대책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준다. 구구절절 독자를 어린애 다루듯이 하고 있지만 바로 그것이 협상의 기본임을 새삼 깨닫는다.

협상에 있어서 5가지 핵심을 강조했던 저자들은 협상 준비에 있어서 필요한 7가지 기본 요소에 대해서도 오랜 연구의 결과를 도표로도 제공한다.

관계, 나는 협상당사자들과 어떤 관계인가?
의사소통, 요점은 무엇이며 상대방에게 귀를 기울이고 있는가? 무엇을 위해서 경청 하는 것일까?
관심, 우리의 가장 큰 관심은? 상대방의 가장 큰 관심은?
대안, 서로의 협의점은 무엇일까?
공평성, 서로를 납득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은 무엇일까?
가장 합리적인 대안, 상대와 합의에 실패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대방은 어떤 대안이 있을까?
결정, 상대방 결정 중에서 우리가 받아들일만한 것은 있는가? 합의에 필요한 우리의 결정과 선택은 무엇이 타당할까?

감정은 늘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다.
감정은 협상에 방해가 되기도 하지만 협상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감정을 갖지 말라는 말은 불가능한 제안이다. 감정을 무시하라고 하지만 그래서는 안된다. 감정을 통제하라고 하는 것도 매우 복잡한 일이다.

감정을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과학적인 협상법이 이 책에 있다.
무엇이든 실천이 중요하지만 적어도 감정을 그렇게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협상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그런 멋진 책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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