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던 일요일에 창경궁을 갔었다. 요새 인기드라마 '왕과 나'의 시대적 배경인 성종시대와 깊은 관계가 있으며 궁궐 곳곳에 성종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이다. 창경궁은 태종이 거쳐하던 수강궁 터에 할머니 정희대왕대비, 작은엄마 안순왕후, 친엄마 인수대비 등 세 대비를 모시기 위해 성종14년(1483년)에 창건했다 한다. 정희대비와 한명회를 비롯한 훈구파에 의해 겨우 13살 어린 나이에 작은 아버지(예종)의 뒤를 이어 조선의 9대 임금에 오른 성종은 젊어서 과부가 된 어머니 인수대비(소혜왕후)에 의해 마마보이로 성장한다. 할머니의 수렴청정이 끝난 성종7년(1476년)부터 서서히 왕권을 강화시켜 가면서 세종과 세조가 다져놓은 기반하에 태평시대를 구가하며 빛나는 문화정책을 펼쳐 나간다. 특히, 훈구파들과 대립관계에 있는 사림파의 인재들을 대거 등용하여 조선 전기의 문물제도를 완성시킨 임금이라 할 수 있다.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로서의 유학은 성종이 국왕으로서 힘을 갖는 순간부터 본격화 되었으니 현대의 모든 여성단체는 성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성종을 생각하면 창경궁 축조와 경국대전의 완성, 그리고 선능을 먼저 떠오르던 것이 이 책으로 인해 보다 넓게 이해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젊은 장군 남이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되는 이 책은 성종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되 문종과 단종, 세조, 예종의 시대 하이라이트를 정리하고, 폐비 윤씨와 연산군의 문제까지 작가의 예리한 눈길로 집어내어 분석한 이야기이다. 이렇게 '군주열전' 일곱권을 기획중인 이한우 기자의 세 번째 시리즈를 읽었다. 그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시리즈 네 번째 '선조편'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