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챌린지 - 6판
제임스 M.쿠제스.배리 Z.포스너 지음, 정재창 옮김 / 이담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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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나는 이 말을 믿는다. 나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우리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말이라고 믿는다.

다만 이 말이 부질없는 울림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단서 하나가 붙어야 한다.

자리가 아무나 만들지는 않는다. 노력하는 사람만이, 그 자리에 적합한 인물로 재탄생한다.

노력하는 사람, 자리는 그런 사람을 자리답게 만든다.

 

지금도 계속 방영되는지 모르겠지만,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있었다).

구두 광내기 달인, 배추 옮기기 달인, 만두 빚기 달인, 와이셔츠 빨리 다리기 달인. 시장이나 거리에서 흔히 얼굴을 마주치는 수많은 사람들이 실은 무림지에 등장해도 어색하지 않은 달인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보여준 이 프로그램은 매회가 참 재미있었다. 세상에는 각양각색 어쩜 그렇게 많은 달인들이 있는지 매회가 놀라웠다. 그러나 분야는 다 달라도 달인들의 소감은 비슷비슷했다.

“어떻게 이런 달인의 경지에 오르셨어요?”

“먹고 살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뭐 이렇게 됐죠.”

노력은 중요하다. 노력 없이 성취되는 일은 없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직업으로 요리를 하고, 청소를 하고, 짐을 옮기며 살아감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달인이 되지는 않는다. 달인이란 무엇을 어떻게 노력해야하는지 정확히 알고 노력했을 때 이를 수 있는 수준 아닐까.

 

개정 6판으로 나온 [리더십 챌린지]를 읽으면서 나는 리더란 ‘달인’의 일종 아닐까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리더를 특별한 지위를 가지거나 탁월한 능력이 있는 특정 인물이라고 규정하지 않는다. 전 세계 각계각층에 흩어져 있는 리더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와 사례를 엮어 리더십의 본질을 추적한 이 책에서 저자들은 “리더십은 지위나 명성과 무관하다. 태생이나 부와도 관계 없다.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고 되어야 한다. 리더십은 관계와 신뢰, 열정과 확신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와 관련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들이 인터뷰한 리더들은 간호사, 노동자, 교직원과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리더’의 역할을 오해한다. 나도 예전에 그랬다. 리더는 이끄는 사람, 영향을 주는 사람인데 이를 휘두르는 사람으로 잘못 인식한다. 말도 안 되는 생떼(갑질이라고도 하기 싫다. 갑질이라는 단어도 아깝다.)를 부리거나 자기 고집대로 밀어붙이기만 하는 사람을 리더라 부를 수 있을까. 지위가 높든, 낮든 저런 행태는 리더십이라고 불려서는 안 된다. 최근 리더십에 대하여 더욱 크게 느끼는 것은 올바른 리더십은 (이 책 [리더십 챌린지]에서 이야기 하듯) 되는 분위기를 만들고 이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능력이 아닌가 한다. 그런 차원에서 리더십은 내가 나 자신에게도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볼 수도 있다. 실제로 저자들은 이 책의 말미에 ‘먼저 자신을 리드하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내가 이 책 중에서 제일 좋아하며 읽었던 부분이었다.

 

구조의 직함과는 별개로, 나는 한 조직 안에서도 여러 사람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리더들이 서로가 조화롭게 호흡을 맞추고 융화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이상적인거라고 생각한다. [리더십 챌린지]는 그런 생각에 확신을 주고, 식은 열정에 불씨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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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목소리 - 일본인의 눈으로 바라본 촛불혁명 134일의 기록
다카기 노조무 지음, 김혜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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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목소리: 134일의 기록
다카기 노조무 지음

삶은 체험이다
참다운 민주주의는 삶이다
참다운 민주주의는 체험이다

'참다운'이라는 단어를 자주 떠올리고 그 의미를 많이 고민하는 시기다, 그 어느 때보다도.

예전에는 '무엇이든 경험해보지 못하면 알 수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좀 바뀌었다. 무엇이든 체험해보기 전에는 진짜로 알 수 없다고.

책을 읽고 다큐를 보고 타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끊임없이 '경험'해보려고 했다. 그것이 직접 경험이든 간접 경험이든, 어떤 경험만 된다면 족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백문이불여일견 이다. 이 말이 얼마나 대단한 말인지 매해 체험한다. 그 어떤 경험도, 몸과 마음으로 함께 절절히 겪고 느끼는 체험을 따라올수 없다. 체험이란 삶의 방향과 목표를 바꾸고 이 순간의
의미마저 설정하는 압도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체험은 관심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관심을 가지는 만큼 체험한다. 무관심은 그 어떤 일도 체험에 이르지 못하게 한다. 관심을 기울인 만큼 그대로 체험으로 이어지는 법이다.

이토록 절대적인 체험이라는 일이, 누구에게나 생의
어느 순간에나 있겠지만, 작년말에 시작된 촛불집회는 체험이 얼마나 강력한 에너지원인지 보여준 가장 극적 사례가 아닌가 싶다. 개인의 체험은 무리의
체험이 되고, 이내 국가의 체험으로 확장되었다. 이
체험은 과거로부터 시작되어 격렬하게 발전하며 현재로 이어졌고, 이 체험은 이제 미래로 가서 다음 세대의 에너지원이 될 것이다.

책 본문 중에 인용된 어느 어머니의 블로그 글이 아주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관심을 가지고 행동할 때 비로소 온전히 나의 것이 될 수 있으니까. 당장 내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이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우리의 일이니까. 언젠가는 너의 그리고 나의 일도 될 수 있다는 걸. 저 사람들이 바라는 건 모두가 무관심해지는 세상 이라는 본질을 네가 알기 바란다, 아들."
- 본문 1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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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 작은 료칸이 매일 외국인으로 가득 차는 이유는?
니노미야 겐지 지음, 이자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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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은 별로 관심이 없었다. 몇 년 전에 며칠 동안 교토를 투어했는데 이 돈이면 차라리 국내 유적지나 명소를 더 살뜰히 보러 다니는 게 낫다 싶었기 때문이다. 유니버셜스튜디오에서 유적지까지 다 돌았는데도 그냥저냥 심심했다.

그런 나에게 유일하게 매년 구미를 자극하는 곳이 있었으니, 거기가 바로 료칸!

온천을 워낙 좋아하는 취향 때문이기도 하고, 가이세키가 매우 매우 궁금해서 더더욱 그랬다. 꼭 료칸을 어딘가 한번이라도 다녀와야겠다 싶어서 많이 알아봤는데, 진입 장벽이 예상보다 높아서 포기했다. 료칸의 입성 장벽은 의외의 것이었다. 높은 숙박료도, 사람에 따라서는 다로 불편할 수도 있는 시설도 아닌, ‘불안감’.

료칸은 패키지 여행이 쉽지 않다. 패키지 여행 상품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내가 원하지 않는 코스가 패키지에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내가 원하지 않는 일정인데 심지어 가격도 만만치 않다. 나는 그냥 조용히 료칸만 다녀오고 싶은데..... 이런 경우 천상 개인이 예약하고 개인이 알아서 료칸에 찾아가서 묶었다 와야 한다. 그러나 두둥! 일본인은 영어를 못하고 (심지어 관광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조차) 나는 일본어를 못한다. 언어의 장벽, 그리고 미지의 세계에서 홀로 해결해가야 한다는 불안감의 장벽은 상당히 높았다. 그 결과 나는 아직도 료칸 근처에는 못 가보았다는 슬픈 이야기.

 

이 책은 참 신기하다. 료칸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쇠퇴기의 한가운데에서 경영난에 허덕이던 료칸을 일년 내내 만실 운영의 유명 온천으로 성공적으로 바꿔놓은 경영기를 쓴 책이다. 산전수전공중전을 다 겪었기 때문이지 제목도 엄청 길다. [산속 작은 료칸이 매일 외국인으로 가득 차는 이유는?] 키워드는 작은 료칸, 외국인, 가득데쓰!!! 라고나 할까. 객실이 7개에 불과한 작은 료칸 야마시로야의 경영을 맡게 된 것은 그 집안의 사위인 니노미야 겐지씨. 이 분은 일찍부터 이제 료칸은 일본인 대상이 아니라 외국인 대상으로 운영 방법을 고려하고 외국인 관광에 필요한 제도와 옵션들을 정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그는 홍콩으로 여행을 다녀오면서 외국인의 입장에서 말이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의 여행이 어떤 것인지를 몸소 체험한 후 그 피드백들을 가족 료칸 경영에 많이 반영했다고 한다.

 

그런 탓에, 이 책은 외국인인 나에게 다시 한 번 료칸 여행의 열망에 불을 지폈다. 경영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외국인들이 우리 료칸을 찾아올까?’, ‘어떤 게 외국인들의 료칸 여행에 도움이 될까?’, ‘무얼 해야 외국인들이 우리 료칸에 다시 올까?’ 고민한 내용들은 하나같이 내가 일본어 한 마디 못하는 외국인으로서 료칸 여행에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들이었다. 이 책의 집필 동기는 그게 아니었을텐데, 이 책은 내가 외국인으로서 어떻게 하면 료칸 여행을 더 쉽고 안전하고 찰지게 하고 올 수 있는지를 세밀하게 알려주는 친절한 책이다.

 

더불어 경영의 눈으로 보자면,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 아닌 저자의 료칸처럼 가족 경영 규모의 작은 가게를 어떻게 하면 그 가게에 적합한 방법으로 운영하여 이윤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한 간접적인 가이드를 제공한다.

 

이래저래, 참 여기저기 오목조고 알차고 편안하고 재밌게 잘 쓴 책이다. 야마시로야 료칸도 이러하겠지.

분명 변혁에는 사회를 바꿀 에너지가 필요하다. 나는 ‘료칸업은 평생 현역’이라고 전제했을 때 우선은 자신의 체력에 맞는 ‘일하는 방식’을 기본으로 현 상태에서 가능한 한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2일 휴무제’도 ‘오봉 연말 정월 휴무’도 일반 직장인에게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소규모 료칸인 우리에게는 커다란 개혁이다. (중략)
소규모 료칸에는 소규모 료칸의, 대규모 료칸에는 대규모 료칸의 ‘일하는 방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125쪽 료칸에서도 가능한 워크 라이프 밸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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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은 어떻게 최고의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나 - 리테일 비즈니스, 소비자의 욕망을 읽다
석혜탁 지음 / 미래의창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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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중학생이었던가, 고등학생이었던가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는다. 동대문에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플레이스로 떠올랐던 시기가 있었다. 그전까지 한국 내에서 상점들이 잔뜩 몰려있는 곳이라고 하면 오직 백화점 밖에 떠올릴 수 없었다. 동대문은 낡고 오래되고 불편한 재래시장이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고층 복합쇼핑몰이 세워지면서 동대문은 순식간에 쇼핑중심가의 자리를 차지했다. 대한민국의 10~20대는 물론 중장년들마저 쇼핑을 하러 동대문으로 몰려들었다. 거기에 외국인 특히 중국 관광객의 유입도 폭발적이었다.

당시 나와 친구들의 데이트 장소도 동대문이었다. 우리는 새벽 쇼핑을 즐기기 위하여 일부러 새벽시간에 동대문을 찾아 물건을 구경하다 거리에서 핫도그니 오뎅 따위를 사먹곤 했다. 딱히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라거나, 거기가 값이 유난히 싸서 굳이 동대문을 찾아간 게 아니었다. 거기는 우리들의 놀이터였다. 현란한 유행가가 거리에 시끄럽게 걸려있고, 유행하는 모든 패션 아이템들이 고층 빌딩 각 층마다 즐비한 그곳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닌, 재미와 추억을 함께 얻는 곳이었다.

내 삶 속에서 쇼핑이 엔터테인먼트가 되기 시작한 결정적 시기가 바로 이때였다.

 

바야흐로 지금 이 시대, 인간의 본질은 ‘쇼핑’으로 규정되는 게 아닌가 싶다. 사람들은 눈을 뜨는 순간부터 감는 순간까지, 심지어 자는 시간에도, 잠마저도 사고 판다. 호모 쇼핑쿠스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쇼핑에 이토록 절대적인 삶의 의미와 시간을 쏟아 붓는 시대가 있었던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비즈니스의 대부분은 ‘유통’이라는 카테고리를 벗어나는 것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통이란 무엇일까. 유통은 사전적으로 ‘상품 따위가 생산자에서 소비자, 수요자에 도달하기까지 여러 단계에서 교환되고 분배되는 활동’이자 ‘생산과 소비를 이어주는 중간기능으로, 생산품의 사회적 이동에 관계되는 모든 경제활동’으로 정의된다. 유통은 ‘사회적 경제적 현상의 현실적 행위’이기 때문에 ‘유통학’은 종합적인 사회과학 성격의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자 流通을 살펴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상품이나 서비스가 흐르고 통하는 활동이다.

5-6쪽 들어가며 중에서

 

세계적인 소비심리 분석가 파코 언더힐은 몰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 그 국가나 국민들의 경제적 상황과 심미적, 지리학적 특성을 간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신적, 감성적, 심리적 상태까지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그는 ‘오늘날의 몰은 지역사회의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는 커뮤니티 센터 역할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59-60쪽

 

저자 석혜탁은 시대의 화두가 된 쇼핑과 인간의 관계를, 유통업 그리고 관련 분야를 낱낱이 분석하는 방법으로 파악해보고자 했다. [쇼핑은 어떻게 최고의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나]는 제목부터 만만치 않은 책이다. 물음표와 느낌표가 거의 동시에 떠올랐다. 쇼핑이 엔터테인먼트? 그래, 쇼핑이 엔터테인먼트! 유통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혹은 유통업에 뛰어들고 싶은 사람들만을 위한 필독서로 보일 수 있지만 이 책은 의외로 굉장히 재미있다. 위에 길게 적은대로, 쇼핑은 현 시대 거의 모든 인간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쇼핑에서 자유로운 자 그 누구인가?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영위해온 시간들의 많은 부분이 유통업의 그물 속에서 빚어진 것들이다. 백화점, 편의점, 대형마트, 드럭스토어 등등 대한민국과 세계 유수의 유통 산업을 분야별로 해부한 저자의 안목이 돋보인다. 나아가 각 꼭지별로, 그러니까 유통 분야별로 맞닥뜨린 현안에 대한 솔루션을 제안하고 책 말미에는 유통분야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을 따로 구성하여 실은 저자의 서비스 센스도 탁월하다. 그저 현 시대 쇼핑(유통)의 본질과 인간의 특징을 분석하여 시사하는 바를 전달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사회 구성원 별로 대비하고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여러모로 많은 배움과 재미를 함께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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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존감을 폭발시키는 10초 습관 - 유난히 잘 풀리는 사람들의 비밀, 메타인지
사토 유미코 지음, 신희원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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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나를 응원하는 가장 쉬운 방법 중의 하나는 이거다. 거울 속의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너는 예쁘다, 너는 소중하다, 너는 귀하다, 사랑한다’ 뭐 이런 다소, 아니 대단히 오그라드는 대화를 시도하는 것. 이때 키는 두 가지다. ‘소중한 존재’라는 감정과 개념을 언어로 구체화하는 것 그리고 나를 타자화 하는 것.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나 자신이다. 내가 없는데 부귀영화든, 천국이든 그게 뭐가 다 중요하단 말인가. 이 세상이 의미가 있는 것은 내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토록 소중한 존재인 나의 의미를 가장 잘 알아주어야 할 존재는 나 자신이 아닌가. 그러니 나를 타자화 하여 내가 나의 가치를 알아주고 인정하는 일은 가볍고 민망한 일로 치부할 수 없는, 아주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 아닌가 싶다.
 가치를 알아주고 인정한다는 건 개념과 인식의 차원인데 그걸 구체화하는 게 ‘말’이다. 무형의 개념과 감정, 생각들이 말이라는 몸을 입는 순간 현실이 된다. 그렇게 나 자신의 가치를 톡톡히 인정하고 체험하고 나면 어느새 ‘자존감’이라는 것이 내 밑바닥에 단단하게 자리잡는다.

 

 [내 자존감을 폭발시키는 10초 습관]의 저자가 제시한 메타인지는 위 과정과 비슷하다. 나를 타자화하는 것과 내 인식을 언어로 구체화하는 것. 이 두 가지를 이용하되, 저자 사토 유미코는 나 스스로 인정하고 격려해 줄 대상을 현재의 나가 아닌, 과거의 나로 두었다. 내가 나 자신을 들여다보되, ‘나’라는 존재를 지금 이 순간의 나 뿐만 아닌 과거 혹은 미래의 나로, 시간의 축을 길게 두고 보자는 것이다.
 인생은 점이 아니다. 고로 인생이라는 궤적을 그리는 나 역시 점이 아니다. 삶은 순간이 아니며 매순간 변화하고 이동하는 흐름이자 커다란 맥이다. 저자는 이 점을 지적한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분명히 나아진 점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나아가 그것을 순수하게 인정하고 칭찬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나 자신이 진짜 가치 있고 칭찬할만한 나의 모습을 평생 발견하지도, 인정하지도 못한 채로 지나가버린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하지만 제아무리 멋들어진 칭찬을 들어도 내가 나 스스로를 제대로 인정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듣는 칭찬은 입에 발린 남의 말로 흩어지기 십상이다. 진짜 칭찬은 내가 나 자신에게 해줄 때 피가 되고 살이 된다. 나 자신을 아껴주지 못하기 때문에 내 안에 자존감이 영글지 못하고, 자존감이 낮기 때문에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생긴다.

 책의 서술 흐름은 다소 산만하다. 저자가 전달하려는 개념은 알겠는데 설명이 아쉬워서 정확한 의미로 다가오지 않는 부분도 있다. 저자가 솔루션으로 제시하는 ‘10초 메타인지’의 효과에 대해서도 100% 신뢰가 가지는 않는다. 시도해 보기 전에는 모를 일이니까, 부정적으로든 긍정적으로든. 하지만 이런저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꽤 유익하다. 유치하고 치졸하게 구는 행동(나의 혹은 타인의)의 원인을 잘 짚어내 이해(여기 나 자신 혹은 타인에 대한)를 높여준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아깝지 않다.

 

 책 표지에 쓰인대로 ‘단 10초 만에 고민을 벗어날’ 수 있게 되는 건 아니지만, 책을 다 읽은 후에 이것만큼은 확실하게 믿게 된다. 내가 나라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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