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힘은 삶의 무기가 된다 - 고요한 공감이 만드는 대화의 기적
마쓰다 미히로 지음, 정현 옮김 / 한가한오후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듣기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요즘은 특히 더 그렇다고 느낀다. 요즘처럼 저마다 '자기 말만 하는 시대'가 또 있었을까. 유투브의 등장 이후, 누구나 자기 채널을 한 두개 이상 가지는 게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 누구나 한 두 시간 정도는 자기 이야기하면서 떠들 수 있는 시대라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말 잘하는 사람이 예전처럼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 말 잘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아서 그렇다. 말과 말하는 사람이 포화상태에 이른 듯한 요즘, 귀한 것은 잘 듣는 사람이다. 듣는 척하거나 듣기는 듣는데 대충 듣는 그런 거 말고, 정말 제대로 잘 듣는 사람은 참 귀하다. 손바닥 두 개가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이다. 말하는 사람만 있고 듣는 사람이 없다면, 말 하는 소용이 다 어디에 있나. 말하는 쪽이 대화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듣는 쪽은 대화를 완성하는 사람이다. 대화의 완성, 대화의 양과 질을 결정하는 건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의 역량이 더 크다. 이게 나만의 생각이 아니었나 보다. 일본의 커뮤니케이션 전략가인 마쓰다 미히로는 듣기 기술을 전수하는 책을 냈다. [듣는 힘은 삶의 무기가 된다]는 말하기가 어려워서 듣기를 택해버리고 마는 사람이나 듣기는 듣는데 영 실속이 없는 사람, 고품질의 대화를 유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듣기의 기술'을 안내한다.


요즘 MBTI로 사람 유형을 파악하는 게 대세라, 이 책을 T와 F로 나눠보자면. 상대의 푸념이나 하소연에 반드시 해결안을 제안해내야 직성이 풀리는 T는 이 책의 많은 부분에서 뜨끔할 것이다. 이 책은 상대의 말을 듣고 내가 제언해주고 싶은 부분보다는 상대가 듣고 싶어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풀어가라고 조언한다. 엄밀히 말하면 '듣기'만 하는 기술이 아니고 '듣고 적합한 다음 말'을 찾는 기술이라고 해야겠다. 대화라는 게 말을 주고 받는 일이니, 상대의 말을 내가 멀뚱히, 한없이 듣기만 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 들었으면 나도 상대에게 뭔가 말을 건네야 상대는 또 그 말을 받아 그 다음으로 간다. 그래서 '듣기' 태도와 전략을 설명하는 책이지만 크게 보면 '대화의 태도'를 안내하는 책으로 봐도 무방하겠다.


사소한 고민을 나눌 때조차 상대가 늘 답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억지로 답을 주려고 애쓰지 마세요.

상대는, ‘내 이야기를 들어줬다’라는 안도감과 만족감을 더 얻고 싶어 합니다. 바로 그 감정이, 좋은 커뮤니케이션의 출발점입니다. 그러니 무리해서 해결하려 하지 말고, 그냥 들어주세요. 그것만으로도 상대는 충분히 위로받고 여러분을 신뢰하게 될 것입니다.

159-160쪽



그렇다면 상대의 말을 듣고 상대의 감정과 입장에 곧장 공감해버리는 F에게 이 책은 무용한가? 그렇지 않다. 한없이 상대의 입장으로 몰입해버리는 F에게는 적당한 브레이크와 차선 변경 기술이 필요한데, 이 책은 그 지점 역시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상대가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눈치채더라도, 끝까지 ‘듣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답을 맞히려는 마음보다는, 상대가 자신의 말로써 끝까지 표현할 수 있도록 공간과 시간을 내어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85쪽



솔직히, 나는 듣기가 되게 안 되는 사람이다. 말을 잘 하는 것도 아니면서, 상대의 말을 들어주는 일엔 매우 서툴다. 성격이 급해서 그런가. '서론-본론 건너 뛰고 빨리 결론 짓고 끝내버리자' 라는 효율성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쪽이라 그런가. 그런데 최근에는 이 효율성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단지 짧은 시간 안에 무언가를 해치워버리는 게 효율성인가? 밥도 충분히 씹고 삼켜야 뒤탈이 없는데, 씹지도 않고 삼켰다가 체하는 게 밥 먹는 일에만 있는 게 아니니까. 때로 시간이 충분히 필요하다면 시간을 두고, 그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관심의 무게 중심이 상대에게 가 있어야 한다면, 또 그리로 무게 중심도 옮겨 보고, 그런 과정이 오히려 가장 높은 효율을 보장하는 게 아닐까.



지금은 속도와 효율성이 중시되는 시대입니다. 결과를 빠르게 내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세상일수록, 누군가의 이야기를 온전히 들어주는 일은 점점 더 드물고 귀한 일이 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비효율적일지 몰라도, 진심으로 들어주는 태도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됩니다.

66-6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략의 문장들 - 설득력 있는 메시지는 어떻게 설계되는가
김지은 지음 / 웨일북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얘가 이런 거까지 할 줄 아네?"

챗지피티나 제미니, 클로드나 뤼튼 등등 AI를 써본 사람들은 느낄 것이다. 원하는 형식이나 분량, 대상, 용도만 정확히 입력하면 AI는 꽤나 괜찮은 출력물을 만든다. 문장력이 약한 사람도 그럴싸한 글을 쓸수 있고 구성력이 부족한 사람도 책 한 권의 원고를 완성할 수 있는 시대다. 십년 동안 글을 써온 사람이나 이제 막 글쓰기를 시작한 사람이나 비슷한 수준으로 보이는 내용을 만들 수 있는 시대. 변별력이라는 단어가 무덤에 묻혀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시대. 이런 시대에 글을 벼루려면 이전과는 다른 정교함이 필요하다. 이 정교함을 '전략'이라고 불러야한다는 걸 이 책을 읽고 알았다.


[전략의 문장들]을 쓴 김지은 저자는 25년간 글로벌 PR 에이전시와 여러 기업에서 커뮤니케이션 리더로 활동했다. 커뮤니케이션 리더십, 전략적 메시지 설계, 실무 현장에서의 PR 글쓰기 교육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저자는 전통적인 기준에서 '글을 잘 쓰는 방법'을 안내하기 보다는 글에 담기는 '메시지를 만드는 방법'에 집중한다. 글이라는 그릇에 담을 본질을 만들려면 '전략적 사고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저자는 여러 상황과 형태의 메시지를 만드는 전략적 사고 과정을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25년치 경험과 노하우를 책 한 권으로 얻을 수 있다니, 정말 좋은 세상이다.


현장에서 힘을 발휘하는 전략 메시지는 문장력보다 '관계 구축력'을 지닌다. 상황을 통찰하고, 구조를 수립하며, 수신자의 감각에 맞는 온도를 갖춘 메시지야말로 진짜 영향력을 발휘한다. 영향력 있는 메시지란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을 갖춘 메시지다.

- 관점이 있는 문제의식, 구성력, 말의 온도 . - 책 83쪽


저자는 PR글쓰기 과정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목표'를 점검하는 것으로 책을 시작한다. 브랜드 언어, 위기와 신뢰 회복, 뉴스, 디지털 시대의 글쓰기, 내부 메시지 순으로 차례 차례 메시지 설계 전략이 이어진다. 제일 마지막에는 이 시대이 윤리적 글쓰기에 대한 내용으로 마무리를 하는데, 8장 부분은 무얼 진정성이라고 볼 것인지 고민하던 내 의문에 여러 가지 단서를 주었다.


신뢰할 수 있는 메시지는 어떻게 쓸 수 있을까? 우선 '전달'과 '설득'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전달'은 사실을 공유하는 것이고 '설득'은 사실은 해석해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다. (중략) 눈길을 끄는 문장은 쉽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진실을 남기는 문장은 다르게 써야 한다. 진심은 포장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감추지 않는 태도, 정확한 근거, 흐름이 있는 의미의 구조, 이 세 가지가 갖춰진 메시지만이 진정성을 가진다. 결국 PR 실무자가 만드는 것은 정보가 아니라, '신뢰의 구조'다. 그 구조는 단어의 선택, 감정의 균형, 그리고 맥락의 배치로 완성된다. - 책 345쪽


오랜 경력의 실무자들이 자신의 노하우를 담아서 만든 책은 많지만 그런 책들 중에서도 이 책은 돋보인다. 당장 오늘 처리해야 하는 업무에 참고가 되는 쏠쏠한 실무 사례들이 적지 않다는 점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메시지를 갈고 닦는 법'을 안내하는 방식과 내용이 인상적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메시지를 전할 대상의 입장과 니즈에 집중한다. 사과문을 써야 할 때는 사과해야 할 대상의, 홍보자료라면 기자들의, SNS 게시글이라면 해당 매체의 유저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우리는 보통 메시지를 구성할 때 '하고 싶은 이야기'만을 생각한다. 하지만 메시지는 수신되어야만 의미가 있다. 메시지의 대상이 메시지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담을 것인지가 중요하다. 그렇지만 누구에게 전달하는가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지 않으면, 메시지는 엇나가기 쉽다. 글이든, 말이든, 그것이 어떤 형태와 형식을 갖춘 것이든, 메시지라는 건 본질상 '소통'이다. 소통은 공감이나 경청, 호응에서 더 나아간 조응이 필요하다. AI 시대에 필요한 글쓰기 전략이라는 홍보 문구에 끌려 이 책을 읽었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니 기대 이상의 내용이라 흐뭇하다. AI 시대만 아니라 '메시지의 본질'은 언제나 중요하다. 감정까지 느끼는 AI가 곧 나타날 예정이고, 그 이상의 AI가 나타나 굉장한 수준의 글을 쓸 수 있다고 해도, 메시지는 여전히 사람의 일이다.


신뢰할 수 있는 메시지는 어떻게 쓸 수 있을까? 우선 ‘전달‘과 ‘설득‘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전달‘은 사실을 공유하는 것이고 ‘설득‘은 사실은 해석해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다. (중략) 눈길을 끄는 문장은 쉽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진실을 남기는 문장은 다르게 써야 한다. 진심은 포장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감추지 않는 태도, 정확한 근거, 흐름이 있는 의미의 구조, 이 세 가지가 갖춰진 메시지만이 진정성을 가진다. 결국 PR 실무자가 만드는 것은 정보가 아니라, ‘신뢰의 구조‘다. 그 구조는 단어의 선택, 감정의 균형, 그리고 맥락의 배치로 완성된다. - P34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이 모여 운명이 된다 - 인생을 살아가는 힘에 대하여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유윤한 옮김 / 쌤앤파커스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류는 그동안 자신의 욕망이 시키는 대로 열심히 머리를 써서 오늘날의 풍요로운 물질문명 사회를 이루었다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경제 시스템은 이런 풍요로움을 바탕으로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대량 폐기'라는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경제가 발전하려면 많은 것을 만들고, 많은 것을 소비하고, 많은 것을 폐기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그렇게 아까운 일이 있나 싶기도 하지만, 현재 경제 시스템은 그래야만 규모가 커지면서 발전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책 [마음이 모여 운명이 된다] 66쪽, 제2장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중에서


과연 이러한 욕망으로 굴러가는 전차가 언제까지 달릴 수 있을까? 욕망에서 기인한 발전과 발달의 한계는 언제일까? 우리의 생각보다 그 한계가 빨리 오게 된다면, 인류에게 아니 지금의 문명에게 미래는 있을까?


전설적인 교세라 창립과 경영으로 유명한 이나모리 가즈오가 대학 및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나모리 아카데미 심포지엄의 강연자로서 전한 내용이 책으로 엮여 나왔다. [마음이 모여 운명이 된다]는 감성적인 책 이름 탓에 얼핏 잔잔하고 보드라운 격려와 위로를 건네는 책인듯 보이나, 실상은 전혀 다르다. '정신 바짝 차리고, 네 마음을 스스로 굳게 다스리고 수련하면서 너의 인생을 경영해가라'고 하는, 속된 말로 dog빡센 내용이 이 예쁜 책 안에 담겨 있다.


젊은이들에게 성심을 담아 전하는 저자의 조언이 들어가는 말부터 시작된다. 책 첫 페이지부터 지금의 풍요 혹은 풍요에 지나쳐 낭비가 만연한 세태에 도전이 되는 말들이 가득하다. 부족한 것이 없어 안주하는 세대, 역경에 도전하고 장애를 뛰어넘으려는 기풍이 비교적 부족한 시대, 편안함에 안주하는 사람들. 1932년생인 저자가 직장생활을 하고 창업을 하던 그 때에는 오히려 모든 것이 부족하기에 투쟁심과 창의력과 활력이 생겨났다는 경험담이 펼쳐진다. 이쯤되면 책의 서두부터 '꼰대의 고리타분한 이야기'인가 싶지만 전혀 아니다. 저자는 자신의 생애를 통해 증명한 사람이다. 자신의 말대로 이루어진 실제가 있는 진짜배기다. 실제는 없이 말만 가득한 거짓말쟁이가 아니란 뜻이다. 투쟁심을 발휘할 상황, 어려운 일에 도전하겠다는 결의에 찬 행동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것이 아니기에, 우선 책을 읽어서라도 헝그리정신이 무엇인지를 배우고 익히길 권하는 저자의 말이 진정성 있게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마음에 품은 생각을 실행에 옮긴 결과가 쌓여 오늘의 여러분을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과학기술의 발전도 그렇습니다. 모두 인간의 요망을 토대로 좀 더 편리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품은 결과 탄생한 것들입니다.

책 79쪽


인류가 이 사실을 무시하고 이기심에만 끌려다닌다면 현대 문명은 아마 반세기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책 83쪽


내가 말하고자 하는 철학이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고, '사고방식'을 의미합니다. 즉, '일과 경영에 왜 사고방식이 중요한가'를 이해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중략) 내가 이 나이까지 살아오면서 날마다 깨닫는 것은, 역시 인생이란 어떤 사고방식을 가졌는지에 따라 가는 길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121-122쪽


'생각하는 대로 살게 마련이니 성공하고 싶은 사람은 성공 생각을 하며 살아라.'는 그런 뻔한 책이었다면 나는 책을 중간에 덮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냥 생각이 아니라 인생 전반의 기본 축이 되는 철학을 가질 것을 말한다. 이때의 철학은 이타심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오직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이나 남이 해를 입든 말든 가리지 않는 비열한 마음과 태도는 개인의 인생 뿐 아니라 사회 전체로도 득이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강연자(저자)인 이나모리 가즈오는 강연 내내 나 자신의 안위 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생각하는 안목과 이타심, 겸허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렇지 않은 철학은 설령 어느 한 지점까지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몰라도 어느 순간에 이르면 몰락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저자는 지금 이나모리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현대 문명의 한계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철학을 가르치고 확산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책의 말미에 현재 이나모리 연구센터의 방향성과 추진하는 일들에 대한 내용이 실려 있는데 이 내용이 무척 인상 깊었다. '이타심'으로 충만하고 '족함을 아는' 사람들을 양성하기 위도한 센터라니, 그 목표와 활동 내용에 공감과 지지를 보낸다.


평소 생각하고 있던 것들과 비슷한 내용이 많고, 저자의 가치관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매우 동질감을 느끼다보니 거의 책장을 넘길 때마다 한 번씩 인덱스 스티커를 붙여놓게 되었다. 형형색색 날개가 달린 듯한 모양이 된 이 책. 휴가 때 꼭 다시 꺼내서 차근차근 또 읽어야겠다.

인류가 이 사실을 무시하고 이기심에만 끌려다닌다면 현대 문명은 아마 반세기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 P8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연 그대로의 자연 - 우리에게는 왜 야생이 필요한가
엔리크 살라 지음, 양병찬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스로 작동하는 자연의 섭리를 지켜보노라면, '완벽'이라는 게 무엇인지를 느끼게 된다. 어떤 쓰레기도 남기지 않으면서, 어느 한 군데 어그러짐 없이, 최고의 효율과 최대의 효용을 보여주면서 자연은 움직인다. 저자의 말처럼 자연은 서두르지 않지만 언제나 일을 해낸다(책 47쪽). 화재로 잿더미가 된 들판은 누가 애쓰지 않아도 어느 새 풀이 돋고 나무가 자라며 곤충과 새들이 찾아든다. 용암이 들끓어 생명체들이 사라졌던 바다에도, 아주 작은 미생물부터 거대한 포식자들까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돌아온다. 이 '자연'이라는 말이 얼마나 크고 기적같은 말인지 이 책을 읽으며 실감한다.


[자연 그대로의 자연]은 환경보호 운동가인 엔리크 살라가 쓴 책이다. 환경 운동계에서는 무척 유명한 인물이지만 나는 이런 유명한 인물을 잘 알지 못한다. 자연과학에도 꽤 무지한 편이라, 동물이니 식물이니 생태계니 하는 주제들에 대해 읽는 것은 좋아 하지만 굳이 찾아 읽는 편은 못된다. 이 책을 읽기로 결심한 계기는 순전히 이 책의 표지 때문이다. 바다짐승, 산짐승, 나비, 꽃, 온갖 식물들이 모여 있는, 마치 휴양지에서 봤던 열대의 셔츠 무늬같이 화려한 표지 한 구석에 이런 문구가 있다. '우리에게는 왜 야생이 필요한가' 나는 이 질문이야말로, 지금 지구촌을 공유하고 있는 모든 인류가 같이 고민해봐야 하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왜 야생이 필요할까? 지구상에 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약 900만 종의 생물들, 아직 채 발견되지도 않은 미생물들과 균들, 온갖 풀들, 나무들, 이름도 붙여지지 않은 새와 짐승들 그리고 이들이 사는 숲과 산과 바다와 강과 사막과 도시. 인간이 길들여 곁에 두는 반려 식물이나 동물 혹은 식용으로 키우는 가축 외에 사람의 손길을 타지않은 이 야생의 존재들은 과연 인간에게 무슨 가치가 있나? 이 야생의 삶과 인간의 삶은 과연 어떤 영향을 주고 받나? 인간이 굳이 수고를 해서 이 야생을 보존하고 보호해야 하는 필요는 무엇인가? 이 책은 이 질문에 답한다.


(보르네오의) 기름야자는 전 세계 도시에서 식용으로 소비되겠지만, 인간은 그 대가로 생태계에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을 것이다.

책 64쪽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의 내 친구 대니얼 폴리가 말한 것처럼 그들은 마치 폰지 사기꾼처럼 지구를 운영하고 있다. 폰지사기꾼은 <투자자2>의 자본을 <투자자1>에게 지불하고 수익금을 지불한 것처럼 가장한 다음, <투자자2>에게 수익금을 지불하기 위해 <투자자3>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폰지 사기는 <속아 넘어갈 새로운 투자자>가 존재하는 동안에만 작동한다. (중략) <파괴할 숲>과 <고갈될 어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 기반 구조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 마지막 자원까지 탕진할 필요는 없다. 소비는 계속 증가하지만, 지구와 그 안의 다른 생물들의 개체 수는 그렇지 않다.

책 199쪽


자연 생태계의 경이로움을 알려주는 책은 무척 많다. 당장 자연과 생물, 과학을 주제로 집필된 혹은 그 분야의 저자들이 집필한 책을 검색하면 아마 검색 결과의 끝을 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자연 그대로의 자연]이 저자의 표현대로 '지구 생태계의 압도적인 기적'에 대해 서술하는 책은 맞지만. 그것 뿐이라면 이 책은 비슷한 주제의 다른 책과 비슷한 감상을 남겼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자연의 경이로움, 그 정확하고 틀림없는 작동 방식과 결과에 대해 저자가 전 생애에 걸쳐 경험하고 연구해온 내용이 이 책에 실려 있는 것은 맞으나, 저자는 자연의 경이를 이야기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 경이로운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간다.


'지구상의 모든 생태계가 마법처럼 보이는 방식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책 86쪽)'는 저자의 말을 빌려야 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군데를 메모해 두었는데 그 중 단연 인상적인 문장은 이 말이었다. 생태계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렇다면 아무리 문명을 이루어 독자적인 삶의 방식을 발달시켜온 인간이라 해도 생태계의 한 켠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상, 그 영향을 받는 것이 지극히 정상이다. 이런 이유로 인간은 자연의 작동방식을 이해해야 한다. 자연을 다스리고 이용하고 착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생명체 역시 그 생태계의 일부로서 함께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러 논문과 연구 결과, 갖가지 이슈와 사례를 통하여 자연의 작동 방식을 설명하면서 끊임없이 독자에게 생태계와 인간의 관계에 대해 주지시킨다. 생태계의 작동 방식을 거울 삼아 인간이 현재 직면한 문제를 비춰보기도 하고, 생태계의 어떤 현상이 인간에게 어떤 가치가 있는지를 이야기 하기도 한다. 자연을 신성시하지 않는 동시에 야생을 폄하하고 멸시하지 않으면서, 기적 그 자체인 자연의 거대한 순환을 깊이 이해하고 거기에 동화된 저자의 통찰과 철학이 이 책에 녹아 있다.


저자는 지난15년 동안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상주탐험가로활동하면서, 온전하고 완벽하게 기능하는 생태계를 엿보았다고 했다. 극지방에서부터 온대 바다, 열대 지방에 이르기까지 세계 여러 곳을 탐험하고 연구를 수행하는 가운데 그는 '우리 주변에 이 모든 종들이 왜 필요한지'를 지극히 이성적인 수준에서 최고의 영적 수준까지 이해하게 되었다고 했다. 과연 이 영적 수준에서 이해한 내용은 무엇인지 너무나 궁금하다. 한 가지 질문에 이끌려 읽기를 시작한 책인데, 다 읽고 난 후에 더 많은 질문을 해보게 되는 책 <자연 그대로의 자연>이다.



우리는 지능이 더 높기 때문에 더 많은 책임을 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생물을 지배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지금은 우리의 지성과 공감을 사용하여, 다른 모든 생물의 존재할 권리를 보호해야 할 때다. 그에 대한 진정한 보상은 금전이 아니라, 이 다양하고 아름다운 세상에서 우리가 누리는 경외감과 경이로움이어야 한다. - P20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조 그루의 나무 - 다시, 지구를 푸르게
프레드 피어스 지음, 마르코 김 옮김 / 노엔북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제 어제, 밤잠을 설쳤다. 밤이 늦도록 인터넷을 뒤지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나도 모르게 자꾸 뉴스나 sns를 새로고침 해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대체 이 재난이 언제 사그러들지 마음을 졸였다. 산불이 경상북도를 집어 삼켰다. 정말 문자 그대로 집어삼켰다. 그 산천초목 속에 수많은 동물과 식물들, 가축들 그리고 사람들. 엄청난 수의 이재민과 그들의 삶의 터전. 신라시대 아니 그 이전부터 이어져온 우리의 역사, 그 시간들을 증명해온 우리의 문화재들을 집어 삼켰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시점에서는 불길이 잡혔다. 149시간 만에 산불을 잡았다고 했다. 새까맣게 재만 남은 산 둔덕 사진이 처참하다. 그래도. 너무나 슬픈 마음이지만 우리에게는 땅이 남아 있다. 나무가 자라고 풀이 우거지고 온갖 생물들이 어우러져 살았던 그 땅. 그렇다. 땅만 있다면 아직 희망이 있다. 땅만 있다면 자연은 어떻게든 다시 그 위에 숲을 건설한다. 인간을 위해서? 아니. 자연은 말 그대로 자연이다. 자연 스스로의 의지로, 그냥 그렇게 하는 것이다. 불타버린 산림을 재건하기 위해선 국가 차원의 계획과 실행이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 계획과 실행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선 많은 연구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어마어마한 자생력을 가졌지만 인간이 보기엔 느린 자연의 호흡을, 인간이 어떻게 맞추어갈 것인지 아닐까. 3월의 끝자락에서 [1조 그루의 나무]라는 책을 읽게 된 건 참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1조 그루의 나무]라는 책은 프레드 피어스라는 영국의 저명한 환경 저널리스트가 쓴 책이다. 저자는 지난 40여 년 동안 환경 분야를 직접 취재하고 연구하며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 끊임없이 글을 써왔다. 이 책은 저자가 40년이라는 상당한 시간 동안 몸으로 부딪혀 직접 보고 듣고 겪어온 지구촌의 환경 문제들에 대한 연구 보고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구 온난화의 해결 방안으로 산림 조성(책 속에서는 조림이라고 한다)이 꼽히고 있는 상황에서 저자는 '사람이 아무데나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드는 행위'가 과연 정말 지구와 자연 그리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행위인지를 묻는다.


벌목은 부유한 국가들의 열대림 훼손 공모 스토리의 일부분일 뿐이다. 벌채의 많은 부분이 주로 대두, 팜오일, 고무, 코코아와 같은 작물을 기르기 위한 플렌테이션이나 혹은 쇠고기 육우를 기르기 위한 땅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작물들은 일반적으로 급속하게 확장하는 글로벌 마켓 공급을 위해 재배된다. 다시 말해서 우리에게 공급되는 것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햄버거로 열대림을 먹고, 신발로 열대림을 누비며, 우리가 사용하는 프린터 속으로 열대림을 공급하고, 열대림 비누로 몸을 씻고, 빵을 만들어 열대림을 뿌려대고, 고무를 채취해 자동차를 몰고 다닌다. 대규모 상업적 농업을 위한 토지 수요는 열대지역에서의 산림훼손 중 적어도 2/3의 원인이 된다.

132쪽 [1조 그루의 나무]


우리가 영위하는 일상의 대부분은 산림 훼손에 큰 지분이 있다. 내가 뭐 특별히 산림을 파괴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내가 먹는 것, 내가 쓰는 것, 내가 신고 입는 것들이 산림훼손의 결과이니까. (그런 상황에서 인간의 행위로 산불이 이토록 크게 나서 경북 일대가 전쟁터가 된 지금의 사건은 꿈속에서조차 복장이 터지고 슬프다.) 저자는 나무 심기에 대한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인간의 산림 약탈의 실상을 알린다. 그리고 그와 함께 인간이 아직도 나무와 숲과 산림에 대해, 그것들이 지구상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와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훨씬 더 많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1조 그루의 나무] 초반부에서는 공중 수맥(책 속에서는 플라잉 리버라고 부른다)이나 바람의 발원 등 숲과 산의 역량에 대해 설명하는데, 정말이지 이 부분들은 진짜 재밌다. 그냥 예의상 하는 말이 아니고 정말 재밌다. 왜냐면 저자는 그간 지구과학, 기후학 등에서 보편적으로 정설이라고 알려진 내용에 도전하는 과학자들과 그들의 이론을 소개해주기 때문이다. 책의 이 부분을 읽고 나면 숲과 산에 대해 경외감이 깊어지지 않을 수 없다.

이토록 대단한 숲과 산림을 인간이 어떻게 약탈하고 파괴하고 있는지, 얼마나 함부로 막 다루고 있는지, 저자 본인이 지구촌 모든 대륙을 두루 다니며 취재한 내용이 이어진 후에는 저자가 본격적으로 하고 싶어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리가 아직도 원시림이라고 생각하는 대부분이 조림된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고대 세쿼이어 숲 역시 그렇다. 캘리포니아 화재 연구원인 리 클링어는 세계에서 가장 높고, 크며, 오래된 나무들은 ‘지역 주민들이 키우고 보살핀 것’이라고 말한다.

167쪽



지구상에는 더 이상 인간의 발길이 완전히 닿지 않은 원시림은 없다고 한다. 우리가 원시림이라고 여기는 캘리포니아의 유명한 숲조차 인간이 키우고 보살핀 숲이다.그럼 인간이 모든 숲에 간섭해야 하는가? 그러기엔 이 책은 인간이 인간의 필요대로 숲에 간섭하고 숲을 통제하려는 시도(대표적으로 중국)에 대해 부정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무얼 전하고 싶었을까, 책을 읽는 동안에는 딱히 떠오르는 생각이 없었는데, 이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비로소 알 것 같다. 저자는 숲은 숲의 역할, 인간은 인간의 역할에 충실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닐지.



시간이 주어지면 손실된 많은 부분은 복원될 수 있다. 그것이 기후변화와 싸우고 생물다양성을 보호하는 정말 중요한 점이다. 이러한 ‘황폐한’ 토지들을 보호하고 보살피는 것을 지구를 다시 녹화하는 1순위의 방법으로 삼는 전 지구적 캠페인이 요구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기회가 있으면 자연은 많은 일을 해낼 것이다.

147쪽


독일은 조림 사업계획을 내세우는 한편 산림의 5%는 자연 스스로 역할을 하게 함으로써 완벽하게 천연적인 상태로 되돌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독일은 이러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니더작센 뤼네부르그 히쓰의 야생 지역은 냉전 시대에 탱크 훈련장으로 사용했던 영국 군인들이 떠난 이후에 천연화되었다. 정부는 1992년 까지 러시아 군대 훈련장이었던 드레스덴 북부 코니히스브뤼크 히쓰에 5천 헥타르가 넘는 지역에 모든 사람의 접근을 제한했다. 풍화작용에 의해 막사와 콘크리트 벙커, 연병장이 붕괴하고 자작나무, 사시나무, 소나무 숲이 쾨니히스브뤼크 히쓰를 점령했다. 최소한 한 무리의 늑대 떼도 나타났다.

164쪽



원시림이 사라진 지구에 필요한 건 천연림이다. 독일의 사례처럼 모든 사람의 접근을 제한하고 자연이 스스로 복원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 그 시간의 작용에 따라 회복된 숲과 산이 그것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숲을 조성하는 것이 지구 온난화에 도리어 악영향을 주는 경우도 소개한다. 숲을 만드는 것만이 모든 환경 문제 해결에 있어 능사가 아니라는 뜻이다. 더구나 인간은 숲과 산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도 못한다. 이런 인간이 숲을 조성한다? 어불성설이다. 저자는 그래서 자연이 자연의 힘으로 복원하는 환경을 제안한다. 시간만 있다면 자연은 스스로의 힘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문제는 그 독립적인 '시간'을 자연이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생식에 맞지 않는 애꿎은 수종을 심는 것도 문제도, 인간에게 유용한 나무만 골라 심는 것도 문제고, 나무고 숲이고 뭐고 심을 곳도 없이 땅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며 숲이 들어설 자리를 뺏는 것도 문제다. 자연이 자연의 일을 할 동안 인간은 멀찍이 떨어져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인간이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독일 히쓰에 늑대 떼가 사는 천연림이 조성된 것과 같은 사례가 지구촌 전체에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천연림들의 등장으로 우리는 숲과 산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을 해내는 지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어쩌면 한국의 독자들을 영영 만나지 못할 뻔 했다. 산림 분야의 전문 지식을 얻으려 이 책을 찾아낸 역자(마르코 킴)의 고군분투가 없었다면 이 책은 한국어로 읽힐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상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출판사들에게 출간을 거부당하고서도 포기하지 않고, 이 책 한권을 출간하기 위해 스스로 번역 뿐 아니라 출판사까지 설립하며 각고의 노력을 들인 역자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한다. 덕분에 한국은 이 책이 꼭 필요한 시기에, 진주처럼 귀한 내용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역자 분, 정말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좋은 책 고맙습니다.)


산불은 꺼졌다. 이제, 나무를 심어야 한다. 저자 프레드 피어스는 이 책 서두에 '한국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한국이 제국주의와 전쟁으로 잃어버린 숲을 복원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것에 감탄을 보냈다. 그렇다. 우리나라는 잿더미가 된 산을 복원한 경력이 있다. 약 120억 그루의 나무를 우리들의 손으로 이 땅에 심었던 과거가 있다. 경력직이 왜 경력직인가? 신입보다 일을 잘하니까 경력직이다. 한 번 해내었던 일을 두 번은 못할 리 없다. 그러니 이번에는 조금 더 잘 심어보자. 자연의 호흡에 귀기울이고 식생과 생태계에 발맞추며, 접근을 끊어야 할 때와 보살펴야 할 때를 적절히 살피며. 이제, 다시 나무를 심어야 한다.

기회가 있으면 자연은 많은 일을 해낼 것이다. - P14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