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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존감을 폭발시키는 10초 습관 - 유난히 잘 풀리는 사람들의 비밀, 메타인지
사토 유미코 지음, 신희원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내가 나를 응원하는 가장 쉬운 방법 중의 하나는 이거다. 거울 속의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너는 예쁘다, 너는 소중하다, 너는 귀하다, 사랑한다’ 뭐 이런 다소, 아니 대단히 오그라드는 대화를 시도하는 것. 이때 키는 두 가지다. ‘소중한 존재’라는 감정과 개념을 언어로 구체화하는 것 그리고 나를 타자화 하는 것.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나 자신이다. 내가 없는데 부귀영화든, 천국이든 그게 뭐가 다 중요하단 말인가. 이 세상이 의미가 있는 것은 내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토록 소중한 존재인 나의 의미를 가장 잘 알아주어야 할 존재는 나 자신이 아닌가. 그러니 나를 타자화 하여 내가 나의 가치를 알아주고 인정하는 일은 가볍고 민망한 일로 치부할 수 없는, 아주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 아닌가 싶다.
가치를 알아주고 인정한다는 건 개념과 인식의 차원인데 그걸 구체화하는 게 ‘말’이다. 무형의 개념과 감정, 생각들이 말이라는 몸을 입는 순간 현실이 된다. 그렇게 나 자신의 가치를 톡톡히 인정하고 체험하고 나면 어느새 ‘자존감’이라는 것이 내 밑바닥에 단단하게 자리잡는다.
[내 자존감을 폭발시키는 10초 습관]의 저자가 제시한 메타인지는 위 과정과 비슷하다. 나를 타자화하는 것과 내 인식을 언어로 구체화하는 것. 이 두 가지를 이용하되, 저자 사토 유미코는 나 스스로 인정하고 격려해 줄 대상을 현재의 나가 아닌, 과거의 나로 두었다. 내가 나 자신을 들여다보되, ‘나’라는 존재를 지금 이 순간의 나 뿐만 아닌 과거 혹은 미래의 나로, 시간의 축을 길게 두고 보자는 것이다.
인생은 점이 아니다. 고로 인생이라는 궤적을 그리는 나 역시 점이 아니다. 삶은 순간이 아니며 매순간 변화하고 이동하는 흐름이자 커다란 맥이다. 저자는 이 점을 지적한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분명히 나아진 점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나아가 그것을 순수하게 인정하고 칭찬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나 자신이 진짜 가치 있고 칭찬할만한 나의 모습을 평생 발견하지도, 인정하지도 못한 채로 지나가버린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하지만 제아무리 멋들어진 칭찬을 들어도 내가 나 스스로를 제대로 인정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듣는 칭찬은 입에 발린 남의 말로 흩어지기 십상이다. 진짜 칭찬은 내가 나 자신에게 해줄 때 피가 되고 살이 된다. 나 자신을 아껴주지 못하기 때문에 내 안에 자존감이 영글지 못하고, 자존감이 낮기 때문에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생긴다.
책의 서술 흐름은 다소 산만하다. 저자가 전달하려는 개념은 알겠는데 설명이 아쉬워서 정확한 의미로 다가오지 않는 부분도 있다. 저자가 솔루션으로 제시하는 ‘10초 메타인지’의 효과에 대해서도 100% 신뢰가 가지는 않는다. 시도해 보기 전에는 모를 일이니까, 부정적으로든 긍정적으로든. 하지만 이런저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꽤 유익하다. 유치하고 치졸하게 구는 행동(나의 혹은 타인의)의 원인을 잘 짚어내 이해(여기 나 자신 혹은 타인에 대한)를 높여준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아깝지 않다.
책 표지에 쓰인대로 ‘단 10초 만에 고민을 벗어날’ 수 있게 되는 건 아니지만, 책을 다 읽은 후에 이것만큼은 확실하게 믿게 된다. 내가 나라서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