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분 기적의 독서법 - 인생역전 책 읽기 프로젝트
김병완 지음 / 미다스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2012 독서의 해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책이 있을까.

이보다 더 강력하게 애독, 탐독을 넘어 광독을 하라고 부채질을 하는 책이 있을까.

매일 오전과 오후, 각각 48분은 반드시 책을 위한 시간이어야 한다. 내가 책에 몰입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그렇게 3년을 보냈을 때, 바르르 떨리던 물이 비로소 100도에 이르러 끓기 시작하는 것처럼 독서가의 삶도 끓어오를 것이라며 저자는 확신을 넘어 광신한다.

 

 

3년간 천 권의 독서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3년이란 기간 동안 천 권의 책을 읽으면 삶의 임계점을 돌파하게 된다.

삶의 임계점이란, 의식과 사고가 비약적으로 팽창하여 인생이 획기적으로 전환되는 시점을 말한다.

이렇게 획기적인 인생역전에는 3년이란 한정된 시간 동안 천 권의 책을 읽어야 비로소 가능해진다.

P26

 

 

독서의 유익함에 대해 말해 무엇하랴. 입만 아프고 몸만 지친다. 이 세상에서 미쳐도 되는, 아무리 심하게 미쳐도 해로움이 단 하나도 없는 그것이 바로 책 아니던가.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요 눈앞의 진수성찬도 먹어야 맛이다. 독서의 유익함에 대해 아무리 골백번 사무치게 들어도 독서의 세계로 거침없이 뛰어들어야만 책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법. [48분 기적의 독서법]의 저자 김병완은 그래서 책 권하는 책을 지었다. 독서에 미치면 인생이 바뀔테니 나처럼 해보라고 대단히 진지하게 강권한다.

 

삼성에서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일하다 어느 날 문득 깊은 허무를 느낀 후에,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도서관에 처박혀 책에 미치기 시작했다는 저자. 그는 본인의 독서경험에 비추어 책과 거리가 먼 혹은 나름 책을 가까이는 하지만 특별한 변화와 지혜를 길어올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아침저녁으로 48분씩 책에 몰입해 3년간 반드시 천 권을 읽으라고 조언한다. 3년내에 천권을 읽으면 반드시 인생이 바뀔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면서.

 

 

48분 기적의 독서법을 실천한다고 해서 눈에 보이는 실재적인 능력이나 재주, 기술이 무조건 향상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사고와 의식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의식의 도약이 평범한 사람을 비범하게 만들고,

끌려가는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을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P280

 

 

책에 미쳐버리라는 권고를 시작으로 다독이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 책 읽는 시간은 어떻게 만들 것인지, 다독을 가능하게 하는 속독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차례대로 정리한 저자는 책의 마지막에 결론을 내린다. 3년간 천 권 독서, 그에 필요한 매일 48분. 이것은 [48분 기적의 독서법], 이 한 권의 동기이며 결론이자 전부이다.

 

왜 천 권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논거는 없다. 그저 천 권 정도 읽어야 사유의 임계점에 다다를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이다. 왜 3년 인가에 대한 논거도 불충분하다. 평범한 직장인의 일상 속에서 책을 읽을만한 시간을 긁어모았을 때 천 권 독서에 필요한 시간이 3년이라서 그렇단다. 왜 굳이 48분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설명도 명확치 않다. 오전, 오후 12시간 동안 각각 짬을 내볼 수 있는 시간을 모았을 때 48분이라고 저자가 계산했을 따름이다.

 

이 책에서 명확한 것은 '인생을 위해 다독하라'는 것과 다독을 달성하려면 '집념과 끈기'가 필요하다는 이 두 가지다. 그래서 저자는 [48분 기적의 독서법]을 읽은 독자가 반드시 3년간 천 권을 독파하도록 책 전반에 걸쳐 다독을 위한 동기부여에 온 힘을 쏟는다. 맹목적이다 싶을 만큼 다독을 권한다. 1년에 백 권 읽는 이가 많지 않은 요즘, 3년간 천 권을 읽기 위해 필요한 것은 명민한 두뇌나 타고난 집중력이 아니라 반드시 읽고 말겠다는 집념과 끈기임을 체득한 저자는 '다독'의 의지를 다지는 데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런데 그래도 충분하다고 느낀다. 왜 천 권인지, 꼭 3년이어야 하는지, 반드시 48분이 필요한지에 대한 객관적이고 명확한 논거는 없어도 좋다. 명색이 2012 독서의 해인데, 이렇게 미친듯이 독서를 권하는 책으로 벽두를 시작하는 것만큼 어울리는 일이 또 어디 있겠나.

 

 

 

스테디셀러가 된 이지성 작가의 [리딩으로 리드하라]가 수많은 천재와 위인들의 인문고전 독서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다면 [48분 기적의 독서법]은 책의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무조건 일단 읽고 읽고 또 읽고 계속 읽으라고 말한다. 어떤 무익한 책이라도 거기에는 무익에서조차 유익함을 배우는 독자가 있기 때문에 나쁜 책이란 없다. 중요한 것은 책의 질이 아닌 독자의 몰입이다. 어떤 책이든 내가 몰입하고 정신없이 빠져들어 신세계를 만나기를 수백 수천번 반복하면 내가 어느새 바다가 되고 우주가 되어버린다. 이것이 '다독'을 강조하는 저자의 주장이다. 아차차. 그냥 다독이 아닌 집중 다독이다.

 

 

나는 하던 얘기 또하고 또하는, 어디서 본 얘기가 또 등장하고 논거조차 명확하지 않은 자기 계발서를 싫어한다. 어떤 책이든 누군가에게는 필요할 것이라고 여기지만서도 앞에서 이야기한 책들은 누가 읽어도 도움이 될 것 같지가 않다. 그런데 이런 책은 다르다. 아무리 듣던 소리 또하고 어디서 읽은 내용이 또 등장하더라도, 책 좀 많이 읽으라고 조언하는 이런 책들은 많이 출간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책에 미친 사회가 되길 바란다. 늦은 밤 이부자리에서 부부가 책을 읽고, 출근 지하철의 숨막히는 자리 다툼속에서도 저마다 책을 읽고, 구둣방 사장님도 순대국집 이모도 짬 나기가 무섭게 책을 읽기를. 아이들은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으면서조차 책을 읽고, 저녁 상을 치우자마자 온 가족이 책에 빠져드는 그런 사회가 되길 바란다. 인생만 바뀌겠는가. 나라가 바뀌고 역사가 바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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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여자집 2012-01-05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