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힘든 나에게
글배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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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과 사람이 있다. 사람은 모두 저 마다의 색이 있어서 각자가 타자들과 섞일 때마다 저마다의 관계는 다양한 색깔로 나타나는 듯하다. 노란색과 붉은색이 만나면 에너지 넘치는 주황색, 그 노란색이 파란색을 만나면 생기 도는 연두색이 되는 것처럼. 같은 사람에게 걸쳐 있는 여러 관계는 상대의 색에 따라 그 색깔이 천차만별로 나뉜다. 그래서 나는 이제야 조금 알았다. 모든 사람과의 관계가 내 마음에 드는 색깔로 나타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뜻하지 않게 보라색을 만난 노란색은 전혀 취향이 아닌 갈색깔의 관계에서 피곤함을 느끼기도 하고 기대하고 만났던 하늘색과의 관계가 기대에 못 미치는 희멀건 풀색깔로 나와 서운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런 것들은 모두 어쩔 수 없는 관계들이다. 그렇다고 내가 노란색인 것을 부정하거나 내 존재 자체를 책망하고 비난할 수는 없지 않은가?


고민상담소 ‘글배우서재’를 운영하고 있는 글배우가 다시 책을 펴냈다. 직업과 연령에 상관없이 1년에 2천 명의 사람들이 그의 상담소를 찾아온다고 한다. 그들과 색색깔깔 각양각색의 상담을 나눈 저자는 그 상담을 하면서 그가 배우고 느끼고 정리한 것들을 그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써서 책에 담았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힘든 나에게]라는 이 책의 제목은 문장 그대로 나 자신에게 주는 독백 같기도 하고, 이 제목과 같은 문제로 힘들어하고 있는 타인에게 전해주고 싶은 편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본문은 마치 시처럼, 여백과 호흡을 넉넉하게 넣어 빚었다. 저자의 일방적인 가이드나 경험담 풀이가 아니라 마치 내담자를 앞에 두고 건네는 말처럼 만들어보려는 저자의 의지가 읽힌다. 공간은 넉넉한데 문장은 너무너무 긴 것은 좀 아쉽다. 어떤 부분은 죽 읽어내려가다가 마침표가 나오지 않은 채로 문장이 시작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서 이해가 쉽게 되지 않는 것들도 있다. 다시 문장의 처음부터 읽어내려갔던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부분은 오래도록 곱씹으면서 정말 내가 나한테 이야기하든 가슴에 간직하게 된 부분도 있다.

 우리는 모두가 마음과 몸을 지니고 살아가는 운명들이다. 마음따로 몸따로 가면 얼마나 힘든지 사무치게 잘 알고 있고 마음이든 몸이든 둘 중에 어느 하나가 힘들면 다른 하나도 곧 같이 아프게 된다는 사실도 수없이 경험한 존재들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모두가 동지고 동료이고 벗이다. 저자가 책 속에 쓴 부분 중에서 나와 맞지 않는 사람하고는 거리를 두라고, 그게 둘 사이에 가장 편안한 관계이며 그런 관계를 찾아가는 여정이 삶이라고 한 곳이 있었다. 그래, 모두가 동지이고 벗이니 서로 간에 알맞은 거리를 찾아가보자. 모두하고 가까울 필요는 없다. 정말 평생에 내 마음 알아줄 한 명만 있어도 그 생은 성공한 것 이라고 하지 않는가?

지나고 보니
말할까 말까면 그냥 말하지 않는 게 좋고
꼭 말해야 될 건
용기내서 말하는 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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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H : 대한민국 행복 리포트 2019
최인철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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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행복'을 주제로 출간되었던 흥미로운 책, [굿 라이프]를 쓴 최인철 박사는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에 센터장이다.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와 대한민국 대표 메신저인 카카오톡은 지난 몇 년 간 합작하여 대한민국 국민들의 행복 실태 조사에 나섰다.

 

최근 카카오톡으로 간간히 전달되는, '심리테스트'나 여타 재미있는 설문조사 등을 실행하는 카카오[ 같이가치]를 들어보셨는지? 이것은 단순한 설문조사가 아니라 카카오와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가 함께, 2017년 9월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 사람들의 행복을 측정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행복연구센터가 개발한 ‘안녕지수’ 측정치가 카카오 마음날씨 플랫폼에 탑재되어 이용자들이 언제든지 자유롭게 조사에 응할 수 있고 행복 뿐 아니라 다양한 심리검사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 [ABOUT H ; 대한민국 행복 리포트 2019]는 그 측정치를 정리하여 출간한 보고서다.

 

 '행복을 실시간으로 측정한다'는 것은 대단한 의미가 있다. 왜냐면 행복이라는 체험 자체는 언제나 현재에만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행복은 아무것도 아니며 미래의 행복 역시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가 입버릇처럼 '행복하고 싶다'라고 할 때의 그 행복은 내일의 행복도, 내년의 행복다 아닌 지금의 행복이 아닌가? 우리가 행복하고 싶어 할때의 행복은 언제나 '지금' 필요한 것이다.

 

 행복은 신선도가 중요하다. 과거의 행복은 유효하지 않다. 미래의 행복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행복하기 위하여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와 카카오톡이 함께 카카오 같이가치가 대한민국인들의 현재 행복 수치를 측정하기에 나선 것이다. 지금 필요한 우리의 행복을 위하여 탄생한 ‘안녕지수’. 다수의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자신의 안녕을 보고할 수 있는 플랫폼은  이렇게 등장했다.

 

 이 실험적인 보고서 ABOUT H의 재미 요소는 유쾌하고 흥미로우면서도 중요한 질문들에 대한 현재 한국인들의 생각과 정서를 담아냈다는 데에 있다. 100만 명의 응답을 담았다고 하는데, 100만 명보다 더 주목하게 되는 것은 개개인의 심리적 특성을 고려한 분석 리포트라는 점이다. 모바일을 통해 접속한 데이터 결과다 보니 응답자 개개인의 특성 분석을 통하여 보다 세밀하고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다. 이 리포트에는 우라나라 연령별로 그리고 성별에 따라 특정 이슈 혹은 환경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행복을 느끼는지(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디테일한 결과가 실려 있다.

  행복에 관한 특별한 질문도 재미있다. ‘남북정상회담은 우리를 얼마큼 행복하게 했을까?’, ‘평창 올림픽은 행복 올림픽이었을까?’, ‘지역별 성격차이, 정말 있을까?’ 등 타이틀만 읽어도 흥미진진한 질문들이 가득하다.

 한국의 오늘에 대하여, 내 안녕에 대하여 돌아보게 되는 부분도 있다. ‘사회비교를 하면 과연 덜 행복할까?’, ‘물질주의 공화국 대한민국’ 등 대한민국인들의 인식 내부를 신랄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내용도 알차다.

 일상 생활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고 빈번하게 사용되는 단어 '안녕. 다들 안녕하시지요? 안녕이라는 단어를 곰곰이 들여다본다. 安寧, 편안할 안 그리고 편안할 녕. 몸의 편안함을 뜻하는 단어였다면 이 리포트에 ‘더 많이 감사할수록 더 행복해진다’와 같은 내용이 실릴 수 없었을 것이다. 마음의 편안함은 행복이라는 단어와 같으리라. 우리 마음이 안녕하기 위하여, 과연 우리는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켜야 할까? ABOUT H, 이 리포트를 참고 삼아 답을 찾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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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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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작가로, 여행기나 에세이의 저자로 많은 책을 펴낸 정여울 작가가 이번에는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한 에세이를 펴냈다. 저자는 이 책을 펴내면서 ‘내가 사랑하는 심리학과 내가 걸어온 문학의 발자취, 내가 떠나온 모든 여행이 만나는 가슴 떨리는 접점’이라고 했다. 고흐의 작품을 관찰하고 그가 쓴 편지를 가이드 삼아 그의 생애를 따라가 본 저자의 여행기라고 부를만한 이 책은 저자의 소감 그대로다. 심리학의 시선으로 마주한 고흐의 내면, 길가의 이정표에서 여정을 읽어내듯 시대와 편지글에서 읽어낸 고흐의 정념이 만나는 책이다.

 

 책의 부제가 매우 인상적이다. ‘누구나 한번은 인생에서 빈센트를 만난다’. 부제를 읽고 책을 읽고 고흐의 작품들을 읽고 난 후에 상념에 빠진다. 왜 우리는, 이 시대의 많은 젊은이들은 빈센트 반 고흐를 이토록 뜨겁게 사랑하게 되는 걸까.

 

 저자가 읽어낸 빈센트의 삶은 너무나도 치열하고 혹독하고 처연하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빈센트는 ‘타인과 함께하는 삶에 서툴렀지만’ 타인과 함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놓은 적이 없었다. 가족이든, 동료든, 벗이든 타인과 함께하고 싶었지만 결국 함께할 수 없었던 그의 애착은 그의 그림이 전달하는 깊은 고독과 좌절 그럼에도 끊어지지 않는 열망에서 그대로 읽힌다.

 

 


[꺾이지 않는 자존심과 터져 나오는 분노]
 빈센트는 이렇듯 모든 것을 의인화하는 재능이 뛰어났다. 고갱의 의자를 그릴 때 마치 고갱의 초상화를 그리는 것처럼 의자에 고갱의 꿈틀거리는 표정과 화필을 담아내고, 구두를 그릴 때는 마치 구두 주인이 살아온 세월을 신발 한 켤레에 압축한 것처럼 생명과 인격을 불어넣었다. 고갱의 의자를 그린 작품을 보면 빈센트가 고갱과 함께하는 삶에 얼마나 큰 기대감을 품고 있었는지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의자는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숨을 쉬고 있는 듯하다. 빈센트는 타인과 함께하는 삶에 서툴렀지만, 잠깐이나마 타인과 함께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있을 때마다 훌륭한 작품을 그려냈다.
 빈센트가 사회생활에 서툴렀던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분노나 격정을 숨기는 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197쪽 

 

 


 저자가 안내하는 빈센트의 모습은 내가 그동안 알았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다만 그 정도가 훨씬 깊고 진하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내면과의 싸움, 자신의 광기조차 그림에 바치는 물감처럼 사용했던 그의 열망이 이 정도였을 줄이야. 외곬수인 동시에 애정결핍이었던 그의 양가적인 감정과 그 감정의 표출이 이 정도로 위태롭고 파괴적인 것인 줄 이제야 알았다. 그러나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이 시공을 초월하여 지금 이 시대에 큰 울림을 주는 것은 무엇보다도 빈센트 본인이 그림에 실어놓은 혼신의 위력일 것이다. “사람들은 화가가 색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면, 저 사람은 돌았다고 욕을 하지.”라고 한탄하면서도 그는 자신만의 화풍과 신념을 꺾은 적이 결코 없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객사한 몽티셀리의 불행을 보면서 “나는 그가 어느 카페 탁자에 쓰러져 죽은 것이 아니라, 여전히 이 세상에 살아 있음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라고 했던 고흐의 말은 그의 작품에서 온전하게 그 자신의 이야기가 되었다.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 “어떤 별에 가려면 목숨까지 걸어야 한다”고 썼던 그는 불행과 고통 중에서 오히려 그 고통을 직시하는 법을 배우고 그 내면의 광기를 자신만의 희망의 별로 가는 동력으로 삼았다.

 

 이 책은 참 슬프다. 빈센트의 삶이 너무나 슬프고, 그가 생애 내내 싸워야 했던 심연의 고독이 실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하는 일이기에 슬프다. 아, 그래서 우리 모두는 누구나 한번은 인생에서 빈센트를 만나는 가보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나조차 어찌할 수 없는 내면의 절망과 상처와 고독을 이겨내기 힘겨울 때에 우리는 빈센트를 만나러 가게 되는 것 같다. 우리 앞서, 이 모든 고독에서 도망치지 않고 처절하게 싸우다 장렬한 작품을 선사하고 간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말이다.

빈센트는 이렇듯 모든 것을 의인화하는 재능이 뛰어났다. 고갱의 의자를 그릴 때 마치 고갱의 초상화를 그리는 것처럼 의자에 고갱의 꿈틀거리는 표정과 화필을 담아내고, 구두를 그릴 때는 마치 구두 주인이 살아온 세월을 신발 한 켤레에 압축한 것처럼 생명과 인격을 불어넣었다. 고갱의 의자를 그린 작품을 보면 빈센트가 고갱과 함께하는 삶에 얼마나 큰 기대감을 품고 있었는지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의자는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숨을 쉬고 있는 듯하다. 빈센트는 타인과 함께하는 삶에 서툴렀지만, 잠깐이나마 타인과 함께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있을 때마다 훌륭한 작품을 그려냈다.
빈센트가 사회생활에 서툴렀던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분노나 격정을 숨기는 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1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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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마케팅 - 끌리는 브랜드를 만드는 9가지 방법
김상훈.박선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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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의 부족함을 채우려는 마케팅은 ‘사기’에 더 가깝습니다.”

 이 한 문장이면 충분하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한 줄의 글에 모두 담겨 있다.

 노이즈 마케팅, 옴부즈 마케팅, 바이럴 마케팅 등등 시각과 접근 방식을 달리한 수많은 마케팅 전략이 있다. 아마 더 이상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마케팅이 등장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이미 지구상에서 명명된 마케팅만으로도 시장을 포화상태라고 느껴진다.
 이토록 많은 마케팅 기법이 연구 혹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다. 소비자가 똑똑해졌기 때문이다. 예전 소비자는 제한된 정보, 오직 기업이 제공하는 범위에서의 선택지만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이든 통하지 않는 곳이 없는 온라인 네트워크와 그것에 24시간 접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손에 쥔 지금의 소비자는 그리 쉽게 마음을 주거나 지갑을 열지 않는다. 심지어 소비자들은 도덕적이고 윤리적이기까지 하다. 그래서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기업을 향하여 가차 없는 심판의 화살을 겨냥하기도 한다.

 세상이 바뀌면서 우리 소비자들은 겉모습만 보고 믿어왔던 어떤 기업들이 말도 안 되는 상품을 팔아왔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하고, 과대 광고로 이윤 챙기기에 급급한 기업이나 철학이 도덕적이지 않은 기업들에게 돌팔매를 할 줄도 알게 되었다. 그런 아수라장 속에서 어쩌면 우리는 은연 중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던 듯 하다. ‘모든 마케팅은 사기다. 상술이다. 믿을 수 없다.’

 서울대에서 마케팅을 가르치고 있는 김상훈 교수와 광고계에서 연륜이 두둑한 박선미 디렉터가 만나 위의 내용을 주제로 진지한 책을 하나 썼다. 감추고, 과장하고, 속이는 마케팅. 그래서 소비자로 하여금 사기라고 느끼게 만드는 ‘책임지지 않는 마케팅’이 시장에 범람하는 지금이야말로 마케팅의 본질과 순기능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해야 하는 최적의 시기다. 그래서 저자들은 마케팅의 본질을 전면에 내세운 ‘진정성 마케팅’을 이야기한다. 혹자는 되물을 수 있다. 마케팅이 허위고 과장인데 어떻게 진정성이 마케팅하고 묶일 수가 있냐고. 저자들의 답은 이러하다.


좋은 제품을 어떻게 잘 알릴 것인가 하는 것이 마케팅의 사명입니다.
진정성 마케팅은 모순어법이 아니라 동어반복인 것입니다.
본문 9쪽 프롤로그 중에서


 누구나 그러할 것이다. 거짓말을 하는 기업에 지쳤고, 먼지만한 것을 풍선처럼 부풀리는 광고도 피곤하다. 철학이나 윤리 없이 상품 팔아서 매출을 올리겠다는 심산이 노골적으로 보이는 마케팅도, 소비자와의 그 어떤 교감이나 소통을 거부하는 기업도 사절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단순한다. 좋은 제품, 착한 정신, 모두에게 이롭고 가치 있는 철학을 가진 기업을 찾을 뿐이다.
 이 책은 위와 같은 기업, 위의 내용의 좋은 사례가 되어주는 상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겸손하고 정직한 브랜드, 의식 있는 브랜드, 따뜻한 감성 브랜드 등 9가지 개성으로 브랜드들을 분류하여 진정성 있는 마케팅이 무엇인지를 알리고 있다.

 
 이 책은 기업 스토리 계발이나 마케팅 전략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책이 아니다. 어떤 소비를 해야 나 자신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이로울 것인지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도 꼭 한번은 읽어볼 책이다. 아마 읽으면 누구라도 놀랄 것이다. 세상에 이렇게나 착한 기업이 많은 줄 미처 몰랐다. 또한 어떤 기준으로 브랜드와 상품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유익한 기준까지 제시해주니, 이미 이 책 자체가 ‘진정성 마케팅’이다.

좋은 제품을 어떻게 잘 알릴 것인가 하는 것이 마케팅의 사명입니다.
진정성 마케팅은 모순어법이 아니라 동어반복인 것입니다.
본문 9쪽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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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선비의 서재에 들다 - 고전에서 찾아낸 뜻밖의 옛 이야기
배한철 지음 / 생각정거장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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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지금 확인할 수 있는 사료 중에 가장 믿을만한 것은 실록이다. 많은 드라마와 영화, 소설들이 이 실록의 구절들을 재료 삼았다. 그러나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것은 실록만이 안다. 조선 각계각층의 다양한 개인들이 작성한 기록(문집, 문학, 상소 등)은 실록이 채 담지 못한 조선의 진면목을 알리고 있다.


 <한국사 스크랩>, <얼굴, 사람과 역사를 기록하다> 등의 역사서를 집필한 배한철 작가는 단순히 사건을 나열하는 일차원적 역사 기술을 거부한다. 그는 흥미로운 역사를 발굴하여 대중이 보다 역사를 친밀하고 흥미롭게 느끼도록 하는 데에 기여하고자 한다. 그래서 그는 실록 안에 실리지 못한 날것 그대로의 역사를 발굴하기 위하여 50여 종에 달하는 저작물들을 두루 섭렵했다. 그 결과를 이 책으로 썼다.

 

 

  물론 이런 개인 저작들은 야담이 많고 구전된 이야기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이를 모두 역사적 사실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동일한 사실이라도 실록과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기도 하고 정사에서 언급되지 않는 당대의 인물평, 사회 풍속, 정치 해석 등을 가감 없이 기술하고 있어 그 가치를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중략) 책이 아무리 좋아도 서재에 꽂혀만 있으면 무슨 소용인가. 역사서는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는 게 필자의 평소 지론이다. 대중역사서가 끊임없이 시중에 나오고 있지만 우리 역사와 대중 간의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흥미로운 역사를 발굴해 일반인들의 역사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조금이라도 높이는데 이 책이 기여했으면 한다.
8-9쪽 저자의 머리글에서

 


“책이 아무리 좋아도 서재에 꽂혀만 있으면 무슨 소용인가.”

 


 사실 지금도 서점에는 새로운 역사서가 하루에도 몇 권씩 등장하고 있다. 역사 덕후들은 고르는 재미에 흠뻑 빠지겠지만 나 같은 일반인은 글쎄....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어떤 책이 나에게 도움이 될지라는 그런 생각보다는 ‘아, 이 책이나 저 책이나 비슷한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저자는 그걸 그대로 꼬집는다. 역사서를 비롯하여 역사 콘텐츠(방송 프로그램, 드라마, 영화 등) 역사와 대중의 간극이 줄어들고 있지 않은 지금, 진짜로 대중에게 필요한 책은 무엇일까? 저자는 체면도, 과장이나 미화도 섞이지 않은 우리 민족의 진짜 역사를 보게 하는 것으로 그 답을 대신한다.

 


 우리 민족의 역사는 자랑스러운 부분도 있고 부끄러운 부분도 있다. 누구나 자기 자랑은 보여주고 싶지만 잘못한 부분이나 모자란 부분은 숨기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다보니 우리 역사의 자랑스러운 부분은 박물관에 전시하면서 스스로 긍지로 삼지만 부끄러운 부분은 제대로 알고자 하지도 않는 게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자랑스러운 부분을 정확하게 알고 학습하고 배우는 일도 너무나 중요하지만 우리 역사의 어두운 부분도 제대로 배우는 일도 그만큼 중요하다. 부끄러운 역사를 알지 못한다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긍지도, 수치도 모두 우리의 역사다”

 


 하멜도 조선은 세계를 인식하는 수준이 지극히 낮다고 평가했다.
 하멜에 따르면, 17세기 조선인들은 12개 왕국밖에 없다고 알고 있었다. 이들 나라는 모두 중국 천자의 지배를 받으며 공물을 바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많은 나라가 있다며 이름을 말해 주어도 조선인들은 비웃으며 필시 고을이나 마을 이름일 거라고 반박했다. 하멜이 보기에 조선인들의 해외에 대한 지식은 태국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했다. 그들보다 더 먼 곳에서 온 외국인과 교류해본 경험이 거의 없어서다.
395-396쪽

 


 조선이라는 나라는 빛도 있고 그림자도 있었다. 한글 창제, 금속 활자 등 엄청난 문화 유산도 있지만 남존여비, 관리들의 부패, 무지한 세계관 등 심각하게 부패한 관습을 청산하지 못한 부실한 나라이기도 했다. 이 관습들을 우리가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 사회가 이 관습의 많은 부분을 답습하고 있지 않은가?

 

 이 책은 우리 역사, 특히 조선의 역사의 양음 모두를 마주하여 균형잡힌 역사인식을 가지고 싶은 사람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물론 신라나 고려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책의 많은 부분이 조선의 사료에서 길어 올린 내용이다. 빛과 그림자를 모두 품은 입체적인 우리 역사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하멜도 조선은 세계를 인식하는 수준이 지극히 낮다고 평가했다.
하멜에 따르면, 17세기 조선인들은 12개 왕국밖에 없다고 알고 있었다. 이들 나라는 모두 중국 천자의 지배를 받으며 공물을 바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많은 나라가 있다며 이름을 말해 주어도 조선인들은 비웃으며 필시 고을이나 마을 이름일 거라고 반박했다. 하멜이 보기에 조선인들의 해외에 대한 지식은 태국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했다. 그들보다 더 먼 곳에서 온 외국인과 교류해본 경험이 거의 없어서다.
395-3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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