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힘든 나에게
글배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평점 :
사람과 사람이 있다. 사람은 모두 저 마다의 색이 있어서 각자가 타자들과 섞일 때마다 저마다의 관계는 다양한 색깔로 나타나는 듯하다. 노란색과 붉은색이 만나면 에너지 넘치는 주황색, 그 노란색이 파란색을 만나면 생기 도는 연두색이 되는 것처럼. 같은 사람에게 걸쳐 있는 여러 관계는 상대의 색에 따라 그 색깔이 천차만별로 나뉜다. 그래서 나는 이제야 조금 알았다. 모든 사람과의 관계가 내 마음에 드는 색깔로 나타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뜻하지 않게 보라색을 만난 노란색은 전혀 취향이 아닌 갈색깔의 관계에서 피곤함을 느끼기도 하고 기대하고 만났던 하늘색과의 관계가 기대에 못 미치는 희멀건 풀색깔로 나와 서운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런 것들은 모두 어쩔 수 없는 관계들이다. 그렇다고 내가 노란색인 것을 부정하거나 내 존재 자체를 책망하고 비난할 수는 없지 않은가?
고민상담소 ‘글배우서재’를 운영하고 있는 글배우가 다시 책을 펴냈다. 직업과 연령에 상관없이 1년에 2천 명의 사람들이 그의 상담소를 찾아온다고 한다. 그들과 색색깔깔 각양각색의 상담을 나눈 저자는 그 상담을 하면서 그가 배우고 느끼고 정리한 것들을 그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써서 책에 담았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힘든 나에게]라는 이 책의 제목은 문장 그대로 나 자신에게 주는 독백 같기도 하고, 이 제목과 같은 문제로 힘들어하고 있는 타인에게 전해주고 싶은 편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본문은 마치 시처럼, 여백과 호흡을 넉넉하게 넣어 빚었다. 저자의 일방적인 가이드나 경험담 풀이가 아니라 마치 내담자를 앞에 두고 건네는 말처럼 만들어보려는 저자의 의지가 읽힌다. 공간은 넉넉한데 문장은 너무너무 긴 것은 좀 아쉽다. 어떤 부분은 죽 읽어내려가다가 마침표가 나오지 않은 채로 문장이 시작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서 이해가 쉽게 되지 않는 것들도 있다. 다시 문장의 처음부터 읽어내려갔던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부분은 오래도록 곱씹으면서 정말 내가 나한테 이야기하든 가슴에 간직하게 된 부분도 있다.
우리는 모두가 마음과 몸을 지니고 살아가는 운명들이다. 마음따로 몸따로 가면 얼마나 힘든지 사무치게 잘 알고 있고 마음이든 몸이든 둘 중에 어느 하나가 힘들면 다른 하나도 곧 같이 아프게 된다는 사실도 수없이 경험한 존재들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모두가 동지고 동료이고 벗이다. 저자가 책 속에 쓴 부분 중에서 나와 맞지 않는 사람하고는 거리를 두라고, 그게 둘 사이에 가장 편안한 관계이며 그런 관계를 찾아가는 여정이 삶이라고 한 곳이 있었다. 그래, 모두가 동지이고 벗이니 서로 간에 알맞은 거리를 찾아가보자. 모두하고 가까울 필요는 없다. 정말 평생에 내 마음 알아줄 한 명만 있어도 그 생은 성공한 것 이라고 하지 않는가?
지나고 보니 말할까 말까면 그냥 말하지 않는 게 좋고 꼭 말해야 될 건 용기내서 말하는 게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