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마케팅 - 끌리는 브랜드를 만드는 9가지 방법
김상훈.박선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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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의 부족함을 채우려는 마케팅은 ‘사기’에 더 가깝습니다.”

 이 한 문장이면 충분하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한 줄의 글에 모두 담겨 있다.

 노이즈 마케팅, 옴부즈 마케팅, 바이럴 마케팅 등등 시각과 접근 방식을 달리한 수많은 마케팅 전략이 있다. 아마 더 이상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마케팅이 등장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이미 지구상에서 명명된 마케팅만으로도 시장을 포화상태라고 느껴진다.
 이토록 많은 마케팅 기법이 연구 혹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다. 소비자가 똑똑해졌기 때문이다. 예전 소비자는 제한된 정보, 오직 기업이 제공하는 범위에서의 선택지만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이든 통하지 않는 곳이 없는 온라인 네트워크와 그것에 24시간 접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손에 쥔 지금의 소비자는 그리 쉽게 마음을 주거나 지갑을 열지 않는다. 심지어 소비자들은 도덕적이고 윤리적이기까지 하다. 그래서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기업을 향하여 가차 없는 심판의 화살을 겨냥하기도 한다.

 세상이 바뀌면서 우리 소비자들은 겉모습만 보고 믿어왔던 어떤 기업들이 말도 안 되는 상품을 팔아왔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하고, 과대 광고로 이윤 챙기기에 급급한 기업이나 철학이 도덕적이지 않은 기업들에게 돌팔매를 할 줄도 알게 되었다. 그런 아수라장 속에서 어쩌면 우리는 은연 중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던 듯 하다. ‘모든 마케팅은 사기다. 상술이다. 믿을 수 없다.’

 서울대에서 마케팅을 가르치고 있는 김상훈 교수와 광고계에서 연륜이 두둑한 박선미 디렉터가 만나 위의 내용을 주제로 진지한 책을 하나 썼다. 감추고, 과장하고, 속이는 마케팅. 그래서 소비자로 하여금 사기라고 느끼게 만드는 ‘책임지지 않는 마케팅’이 시장에 범람하는 지금이야말로 마케팅의 본질과 순기능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해야 하는 최적의 시기다. 그래서 저자들은 마케팅의 본질을 전면에 내세운 ‘진정성 마케팅’을 이야기한다. 혹자는 되물을 수 있다. 마케팅이 허위고 과장인데 어떻게 진정성이 마케팅하고 묶일 수가 있냐고. 저자들의 답은 이러하다.


좋은 제품을 어떻게 잘 알릴 것인가 하는 것이 마케팅의 사명입니다.
진정성 마케팅은 모순어법이 아니라 동어반복인 것입니다.
본문 9쪽 프롤로그 중에서


 누구나 그러할 것이다. 거짓말을 하는 기업에 지쳤고, 먼지만한 것을 풍선처럼 부풀리는 광고도 피곤하다. 철학이나 윤리 없이 상품 팔아서 매출을 올리겠다는 심산이 노골적으로 보이는 마케팅도, 소비자와의 그 어떤 교감이나 소통을 거부하는 기업도 사절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단순한다. 좋은 제품, 착한 정신, 모두에게 이롭고 가치 있는 철학을 가진 기업을 찾을 뿐이다.
 이 책은 위와 같은 기업, 위의 내용의 좋은 사례가 되어주는 상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겸손하고 정직한 브랜드, 의식 있는 브랜드, 따뜻한 감성 브랜드 등 9가지 개성으로 브랜드들을 분류하여 진정성 있는 마케팅이 무엇인지를 알리고 있다.

 
 이 책은 기업 스토리 계발이나 마케팅 전략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책이 아니다. 어떤 소비를 해야 나 자신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이로울 것인지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에게도 꼭 한번은 읽어볼 책이다. 아마 읽으면 누구라도 놀랄 것이다. 세상에 이렇게나 착한 기업이 많은 줄 미처 몰랐다. 또한 어떤 기준으로 브랜드와 상품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유익한 기준까지 제시해주니, 이미 이 책 자체가 ‘진정성 마케팅’이다.

좋은 제품을 어떻게 잘 알릴 것인가 하는 것이 마케팅의 사명입니다.
진정성 마케팅은 모순어법이 아니라 동어반복인 것입니다.
본문 9쪽 프롤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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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선비의 서재에 들다 - 고전에서 찾아낸 뜻밖의 옛 이야기
배한철 지음 / 생각정거장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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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지금 확인할 수 있는 사료 중에 가장 믿을만한 것은 실록이다. 많은 드라마와 영화, 소설들이 이 실록의 구절들을 재료 삼았다. 그러나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것은 실록만이 안다. 조선 각계각층의 다양한 개인들이 작성한 기록(문집, 문학, 상소 등)은 실록이 채 담지 못한 조선의 진면목을 알리고 있다.


 <한국사 스크랩>, <얼굴, 사람과 역사를 기록하다> 등의 역사서를 집필한 배한철 작가는 단순히 사건을 나열하는 일차원적 역사 기술을 거부한다. 그는 흥미로운 역사를 발굴하여 대중이 보다 역사를 친밀하고 흥미롭게 느끼도록 하는 데에 기여하고자 한다. 그래서 그는 실록 안에 실리지 못한 날것 그대로의 역사를 발굴하기 위하여 50여 종에 달하는 저작물들을 두루 섭렵했다. 그 결과를 이 책으로 썼다.

 

 

  물론 이런 개인 저작들은 야담이 많고 구전된 이야기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이를 모두 역사적 사실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동일한 사실이라도 실록과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기도 하고 정사에서 언급되지 않는 당대의 인물평, 사회 풍속, 정치 해석 등을 가감 없이 기술하고 있어 그 가치를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중략) 책이 아무리 좋아도 서재에 꽂혀만 있으면 무슨 소용인가. 역사서는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는 게 필자의 평소 지론이다. 대중역사서가 끊임없이 시중에 나오고 있지만 우리 역사와 대중 간의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흥미로운 역사를 발굴해 일반인들의 역사에 대한 인식과 관심을 조금이라도 높이는데 이 책이 기여했으면 한다.
8-9쪽 저자의 머리글에서

 


“책이 아무리 좋아도 서재에 꽂혀만 있으면 무슨 소용인가.”

 


 사실 지금도 서점에는 새로운 역사서가 하루에도 몇 권씩 등장하고 있다. 역사 덕후들은 고르는 재미에 흠뻑 빠지겠지만 나 같은 일반인은 글쎄....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어떤 책이 나에게 도움이 될지라는 그런 생각보다는 ‘아, 이 책이나 저 책이나 비슷한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저자는 그걸 그대로 꼬집는다. 역사서를 비롯하여 역사 콘텐츠(방송 프로그램, 드라마, 영화 등) 역사와 대중의 간극이 줄어들고 있지 않은 지금, 진짜로 대중에게 필요한 책은 무엇일까? 저자는 체면도, 과장이나 미화도 섞이지 않은 우리 민족의 진짜 역사를 보게 하는 것으로 그 답을 대신한다.

 


 우리 민족의 역사는 자랑스러운 부분도 있고 부끄러운 부분도 있다. 누구나 자기 자랑은 보여주고 싶지만 잘못한 부분이나 모자란 부분은 숨기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다보니 우리 역사의 자랑스러운 부분은 박물관에 전시하면서 스스로 긍지로 삼지만 부끄러운 부분은 제대로 알고자 하지도 않는 게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자랑스러운 부분을 정확하게 알고 학습하고 배우는 일도 너무나 중요하지만 우리 역사의 어두운 부분도 제대로 배우는 일도 그만큼 중요하다. 부끄러운 역사를 알지 못한다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긍지도, 수치도 모두 우리의 역사다”

 


 하멜도 조선은 세계를 인식하는 수준이 지극히 낮다고 평가했다.
 하멜에 따르면, 17세기 조선인들은 12개 왕국밖에 없다고 알고 있었다. 이들 나라는 모두 중국 천자의 지배를 받으며 공물을 바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많은 나라가 있다며 이름을 말해 주어도 조선인들은 비웃으며 필시 고을이나 마을 이름일 거라고 반박했다. 하멜이 보기에 조선인들의 해외에 대한 지식은 태국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했다. 그들보다 더 먼 곳에서 온 외국인과 교류해본 경험이 거의 없어서다.
395-396쪽

 


 조선이라는 나라는 빛도 있고 그림자도 있었다. 한글 창제, 금속 활자 등 엄청난 문화 유산도 있지만 남존여비, 관리들의 부패, 무지한 세계관 등 심각하게 부패한 관습을 청산하지 못한 부실한 나라이기도 했다. 이 관습들을 우리가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날 우리 사회가 이 관습의 많은 부분을 답습하고 있지 않은가?

 

 이 책은 우리 역사, 특히 조선의 역사의 양음 모두를 마주하여 균형잡힌 역사인식을 가지고 싶은 사람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물론 신라나 고려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부분도 있지만, 책의 많은 부분이 조선의 사료에서 길어 올린 내용이다. 빛과 그림자를 모두 품은 입체적인 우리 역사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하멜도 조선은 세계를 인식하는 수준이 지극히 낮다고 평가했다.
하멜에 따르면, 17세기 조선인들은 12개 왕국밖에 없다고 알고 있었다. 이들 나라는 모두 중국 천자의 지배를 받으며 공물을 바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많은 나라가 있다며 이름을 말해 주어도 조선인들은 비웃으며 필시 고을이나 마을 이름일 거라고 반박했다. 하멜이 보기에 조선인들의 해외에 대한 지식은 태국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했다. 그들보다 더 먼 곳에서 온 외국인과 교류해본 경험이 거의 없어서다.
395-3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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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쉽게 따라하는 블로그 마케팅
이기용 지음 / 예문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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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는 여전히 핫하다!

 네이버는 몇몇 파워블로거들의 만행으로 말미암아 블로거라는 이름 자체가 오명이 되는 지경에 이르자 (그 뒷감당이 골치아파지는 상황에 이르렀던 것인가.... ) 결국 파워블로거 제도를 그만두었다. 그게 벌써 몇 년 전인 것 같은데, 그때 이후로 사람들은 으레 ‘후기’나 ‘리뷰’ 같은 걸 보면 광고라고 인지하게 된 것 같다. 나 역시도 그렇지만, 사실 블로그의 바다에는 광고가 정말 많다. 그러다보니 양질의 정보와 저질의 정보를 구분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부분적으로는 아예 블로그 포스팅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성 게시물들이 줄줄이 있다는 걸 알아도 우리는 여전히 네이버 검색창에 온갖 문의를 청탁한다. 맛집, 비법, 추천 000 등등등 길에서든 어디서든 뭔가 떠오를 때마다, 어떤 걸 알고 싶을 때마다 우리는 네이버의 검색창 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왜냐고? 블로그와 카페를 총망라한 검색 결과만큼 다양한 결과를 찾아주는 곳은 없으니까. 거기에는 광고도 있고, 진짜 리얼 후기도 있고, 아무것도 아닌 그냥 일상 잡다한 기록들도 있지만 내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정보의 질이 달라질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니까.

 

 보니까 올해로 10년 째. 내가 이 블로그를 시작한 지 딱 10년 차로 접어들었다. 언제 이렇게나 시간이 갔나 싶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간 포스팅은 차곡차곡 쌓였으나 블로그의 파급력이나 영향력은 뭐 아주 먼지만하다는 점이 민망하고 아쉽기도 하다. 블로그를 일기처럼 이용해 왔으니 당연한 결과인가?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저 물음에 대하여 ‘아니’라고 결론 지었다. 일기처럼 이용하더라도 충분히 사람들이 많이 찾는 블로그가 될 수 있다. 블로그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요령만 알면 말이지.

 

 이 책은 초보 블로거를 위한 책인 동시에 블로그를 수년째 하고 있지만 (나처럼) 여전히 블로그 사용법에 미숙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을 정독하면서 내가 블로그 포스팅을 얼마나 무념무상으로 해왔는지를 톡톡하게 깨달았다.

 사실 블로그 검색 로직을 나는 잘 모른다. 전에 몇 번씩, 다양한 분들이 설명을 일부러 해주기도 하셨는데 여전히 잘 모른다. 아마 알고 싶은 마음이 크지 않아서 그냥 케세라세라..의 마음가짐으로 들어서 그런 것 같다. 이 책은 이런 나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아주어서, 그런 복잡한 체계에 대해서는 깊게 설명하지 않는다. 내용은 어디까지나 초보 블로거의 수준에 잘 맞춰져 있다. ‘누구나 쉽게 따라하는’이라는 제목이라는 너무나 잘 어울린다.

 

 특히 블로그를 마케팅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가이드가 된다. 블로그의 주제, 포스팅의 글을 어떻게 쓰고, 키워드를 무엇으로 잡아야 수익 창출로까지 이어지는 유효한 내용이 될 수 있는지를 잘 알려주고 있다. 너무 재미있던 부분은 특히 키워드 추출하는 부분이었다. 네이버 검색창을 하루에 세 번 이상 이용하면서도 저렇게 추출할 생각을 못했는데 저자의 노하우 덕에 좋을 걸 배웠다. 

 

이제 블로그 마케팅은 선택이 아닌 필수. 이 말에 동의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정말 그렇다. 어차피 대세라면 이왕이면 잘 타면 좋지. 오늘부터 블로그를 점검하고 전략을 좀 바꿔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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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르만에서 부르는 백조의 노래
정상진 지음 / 지식산업사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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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2005년에 출간되었다. 저자인 정상진(정률) 선생은 2013년에 소천하셨다. 말하자면 이 책은 출간된 지 벌써 15년에 가까운 세월이 지난 오래된 책이고 저자마저 이미 수년 전에 돌아가셨기에, 이대로 흐르는 시간 속에 깊이 침전하여 도서관 한 구석에서 먼지를 입고 영면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책이다. 그런 책을 굳이 도서관을 뒤져서 찾아내어 흙빛으로 바랜 종이에 실린 저자의 기록을 공들여 읽었다.

 

 표지만 봐도, 이 책이 얼마나 오래 전에 나온 책인지 쉽게 알수 있다. 마치 80년대 영화 화면을 보는 듯한 아련한 노을빛을 배경으로 저자의 얼굴이 실린 이 책은 사실 읽기가 수월한 책은 아니다. 20년 정도의 세대 차이가 느껴지는 저자의 문체도 물론 적응하기 쉽지 않지만 무엇보다 생소한 것은 저자가 기술하고 있는 근대 한반도의 정세와 변화에 대한 내용이다. 남한이 아닌 북한을 택했던 수많은 예술인들이 왜 그런 선택을 내릴 수밖에 없었는지, 나라를 잃고 연해주로 강제 이주당한 소련 고려인들의 생활은 얼마나 처절하고 궁핍했는지를 전혀 몰랐던 나는 마치 다른나라의 역사를 읽는 것처럼 생소했다.

 

 저자는 이 책을 들어가며, 그 당시 북한과 소련의 문화 예술인들에 대하여 진실을, 오직 철저하게 객관적인 사실만을 기술할 수 있는 사람은 이제 다 죽고 자기 밖에 남지 않았기에 이 책을 쓴다고 했다. 죽음으로 가까이 가고 있는 자신의 육신이 아직 기력이 있을 때 수 많은 선진들의 기록을 남기겠다는 문인의 의지는 이 책 한 권에 오롯이 담겨져 세상에 남았다. 저자가 이 책을 낸 후 몇 년 뒤에 소천 했으니 정말 ‘백조의 노래’라고 부르기에 어울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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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2 (리커버 에디션) - Yes를 끌어내는 설득의 50가지 비밀 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2
로버트 치알디니 & 노아 골드스타인 & 스티브 마틴 지음, 윤미나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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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로버트 치알디니가 [설득의 심리학]을 출간한 지 33년이 지났다. 내가 [설득의 심리학]을 이 책을 읽은 건 대략 5~6년 전쯤이었는데, 그때 이 책이 얼마나 참신하고 인상적이었는지 책 속에 실린 설득의 전략들을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정말 빼곡하게 인덱스를 붙여놓고 사이사이에 이거저것 메모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렇게 날개 깃털을 나풀나풀 흩날리는 [설득의 심리학]을 요긴하게 잘 활용해왔다.

 

 설득의 전략백서라고 해도 좋을 [설득의 심리학] 첫 번째 책을 출간한 로버트 치알디니는 스티브 마틴(작가이자 경제 칼럼니스트, ‘인플루언스 앳 워크’의 디렉터)과 노아 골드스타인 교수와 함께 또 다른 전략서를 냈다. [설득의 심리학] 2편과 3편이 그것인데 1편을 읽고 나서 그 내용을 소화하기에도 마음이 바빴던 나는 당시에는 2편과 3편을 찾아 읽지는 못했다.

 

 이번에 초판 출간 33년을 기념하며 새로운 표지로 개정판이 출간되었고 드디어 [설득의 심리학 2]를 읽을 만한 때가 되었다. 나는 2편을 읽기 전부터 기대가 컸다. 설득에 대한 인식과 전략의 프레임 자체를 바꿨던 저자이니만큼 어떤 내공을 더해서 후속 서적들을 출간했을까 궁금했다. (그런데 동시에 조금 염려도 있었다. 명성에 비해서 별 것 아닌 것들을 책으로 낸 게 아닐까? 기존에 나온 책들을 개정해서 냈다고 하면서도 너무 사소한 내용들만 추가해서 후속으로 출간하는 경우도 없지 않아 있으니...)

 결론부터 말하자면 1편 만큼 좋다. 3명의 저자들은 상대로부터 내가 원하는 대답(이 책에서는 ‘YES’라고 대표되는데)을 이끌어 내는 50가지 전략 포인트를 기술했다.

 

 이 책은 2008년 개정판 출간을 기념하는 저자의 한국어판 서문으로 시작한다. 이 서문이 대단히 인상적이고 의미 있다. 로버트 치알디니는 [설득의 심리학 1]이 미국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팔린 나라가 한국이라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왜 한국인가’라고 자문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서로 다른 두 개의 정부가 똑같은 사람들은 완전히 분리하는 사실을 목도했다는 특수성이 있다는 사실을 그 이유로 짚어냈다. 


 저자의 분석에 동의하면서, 만약 오늘날 이 서문을 쓴 후로 10년 여가 지난 지금 로버트 치알디니가 서문을 다시 쓴다면 여기에 하나를 더하지 않았을까? 사회, 경제적인 혼란과 더불어 왜곡된 유교문화가 낳은 권위주의, 갑질 등 악습이 팽배한 한국의 현재는 2019년인 오늘날에도 여전히 [설득의 심리학]이 우리들에게 절실하게 만든다.

 

 설득! 우리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들을 이 단어 하나에 응축할 수도 있겠다. 저자가 서문에 쓴 대로 설득은 과학적이어야 하며, 윤리적으로 타당해야 한다. 모호하거나, 권위와 권력을 이용하거나 혹은 비윤리적인 모든 수단과 전략은 설득이라고 부를 수 없다. 그것은 기망이나 사기, 폭력일 뿐이다.

 이 책을 단순히 상대를 내가 원하는 대로 이용하기 위하여 읽어서는 안된다. 저자 역시 책의 시작부터 책이 끝이 끝날 때까지 ‘설득의 윤리성’을 절대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윤리와 도덕, 공동체의 양심이 사라져가고 있는 한국 사회에 너무나 필요한 책이라는 사실을 절절히 느끼면서 읽었다.


[정직한 사람이 마지막에 웃는다]
 이 책에서 우리는 사회적인 영향력 전략들을 설득도구상자에 들어갈 도구들로 묘사했다. 다른 사람들과 진심 어린 관곌ㄹ 맺고, 메시지나 프로젝트 혹은 제품의 진정한 장점을 강조하고, 궁극적으로 모든 당사자들에게 최대한 유익한 결과를 산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건설적인 도구로써 사용돼야 한다.
 그러나 이런 도구를 윤리적이지 못한 방식으로 무기처럼 사용하려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사회에 자연스럽게 영향력을 미치는 법칙들이 존재하지 않는 상화에서 억지로 혹은 부정직하게 설득 전략을 적용하려 드는 식으로 말이다. 그럴 경우 단기적인 이익을 얻을지는 몰라도 대개 장기적인 손실이 뒤따를 것이다. 나쁜 주장에 설득당하거나 속임수에 넘어가 결함 있는 제품을 사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설득 전략을 부정직하게 사용하는 것이 단기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부정직함이 발각되면 장기적인 평판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277쪽

[정직한 사람이 마지막에 웃는다]
이 책에서 우리는 사회적인 영향력 전략들을 설득도구상자에 들어갈 도구들로 묘사했다. 다른 사람들과 진심 어린 관곌ㄹ 맺고, 메시지나 프로젝트 혹은 제품의 진정한 장점을 강조하고, 궁극적으로 모든 당사자들에게 최대한 유익한 결과를 산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건설적인 도구로써 사용돼야 한다.
그러나 이런 도구를 윤리적이지 못한 방식으로 무기처럼 사용하려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사회에 자연스럽게 영향력을 미치는 법칙들이 존재하지 않는 상화에서 억지로 혹은 부정직하게 설득 전략을 적용하려 드는 식으로 말이다. 그럴 경우 단기적인 이익을 얻을지는 몰라도 대개 장기적인 손실이 뒤따를 것이다. 나쁜 주장에 설득당하거나 속임수에 넘어가 결함 있는 제품을 사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설득 전략을 부정직하게 사용하는 것이 단기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부정직함이 발각되면 장기적인 평판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2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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