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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감독
에비사와 야스히사 지음, 김석중 옮김 / 서커스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야구감독 히로오카 타쓰로의 억척분투기. 만년 꼴찌팀인 엔젤스를 여러 우여곡절끝에 최고의 팀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대적할 정도로 훌륭한 팀으로 변신시키기까지의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져있다.
역자도 후기에서 말하고 있지만, 스포츠를 소재로 한 소설은 모든 투수의 간을 서늘하게 하는 천재적인 타자라든지 신비한 마구, 강속구를 가진 투수가 등장하지 않고서는 뭔가 밋밋한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우리가 재미있게 읽은 스포츠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대개 그런 형식이었으니까. 사실 만년 꼴찌팀의 일등팀으로의 상승이라는 소재도 스포츠 소설에 단골로 등장하는 아이템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밋밋함에 빠지지 않고 식상함도 극복하여 소설로서의 재미와 가치를 가지는 것은, 야구장 내의 경기 상황 묘사가 실제 경기를 보는 것처럼 무척 세밀하다는 것이다. 작가가 정말 야구에 대한 지식이 상당한 사람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을 정도이니. 아울러 그에 그치지 않고 선수들과 감독, 감독과 구단주, 감독과 코치 사이의 미묘한 갈등과 우정, 실전을 방불케 하는 그라운드 사령탑들의 두뇌 대결 등이 등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어 스포츠라는 토대위에 탄탄하게 쌓여진 인간드라마를 보는 기분이 든다. .
특히 트레이드과정과 스프링캠프에서 벌어지는 오프 시즌의 야구, 벤치의 코칭스태프와 구단주, 프런트 등의 물밑작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했던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현실적 여건은 다소 다를 지 모르나 우리 나라 프로야구의 현실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나름대로 추측해보는 맛도 느낄수 있을듯. 짬짬이 소개되는 장훈, 왕정치, 나가시마, 김일융 등의 일본 프로야구를 풍미한 대스타들의 면면도 흥미로워 일본 프로야구사를 소설 한권에 정리하는 느낌도 준다.
허무맹랑한 환타지성 스포츠 소설이 아니라, 실제 그라운드에서 뛰고 달리며 생각하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 프론트와 구단주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지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