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 남정임, 윤정희가 구가하던 트로이카 시대가 서서히 서산을 넘어가고 윤여정이 독야청청 동산 위에 떠오른것이다.

키야. 50년만에 다시 활짝 열린 윤여정의 시대!
멋.지.다.

때나 털보 영화감독 김용태가 만드는 영화에 출연할 때도 윤여정은 노상 대기실이나 촬영장 근처로 우리를 찾아 놀러 올 정도로 별 볼일 없는 처녀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내가 군 생활 중반 이후, 그러니까 최영희가 하와이로 떠나가고 난 후부터는 대한민국의 방송계와 영화계가 온통 윤여정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듯한 판국으로 변해버렸다.
문희, 남정임, 윤정희가 구가하던 트로이카 시대가 서서히 서산을 넘어가고 윤여정이 독야청청 동산 위에 떠오른것이다. 내가 아직 군바리 신세로 <학당골>이라는 유신 홍보극단의 일원으로 전국을 떠돌아다니는 동안 그녀는 틈틈이 강부자 · 여운계·김영옥 선배들 틈에 끼여서 나를 찾아 놀러왔는데, 사람들이 그녀를 대하는 태도가 옛날과는 영 달랐다. 그녀는 스타 대접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속으로 기분이 우쭐했다.
그러다가 윤여정은 정말 혜성처럼 나타난 당대 최고의 인기 스타로 굳어졌다. 윤여정은< 화녀>라는 단 한 편의 영화로 그야말로 하루 아침에 대스타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녀가 장희빈이나 〈민비〉를 열연했을 때에도 그저 좋은 역할을 운 좋게 맡아서 깜찍하게 연기를 한다는 느낌 정도였는데, 영화 <화녀>에서는 더 이상 잔말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냥 졸지에 대스타가 된 것이었다.
<화녀>이후에 출연한 <충녀>등으로 그녀는 대종상과 청룡상의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양 손에 거머쥐게 되었다.
그것은 믿거나 말거나 그 당시의 실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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