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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히노 에이타로 지음, 이소담 옮김, 양경수 그림 / 오우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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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학교에서는 왜 근로기준법을 가르치지 않을까요. 한국, 일본, 미국 등 수많은 자본주의 국가들이 있지만 초중고 교과 과정에 근로기준법 수업이 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근로기준법 교육을 의무화시키고 고용주와 고용인 양측 모두를 가르치면 많은 문제점들이 개선될 텐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지요..
본문보다는 실제 직장인들의 코멘트와 삽화가 더 재미있었는데요. 저 역시 직장인인지라 읽으면서 속이 시원하긴 했습니다만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문제가 있어서요.
고용인으로서 나의 권리를 찾는 일은 매우 중요하지요. 당연히 찾아야 하고요. 하지만 고용인으로서의 권리를 찾는 동시에 소비자로서의 의식 개선도 필요하지 않나.. 하고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내 봅니다.. ‘싸고‘ ‘좋은‘ 물건만 찾지 말고 ‘싸고‘ ‘좋은‘ 물건은 도대체 어떻게 해서 ‘싸고‘ ‘좋을‘ 수 있었는가 ‘싸고‘ ‘좋다‘고 덥썩 집기 전에 ‘싸고‘ ‘좋은‘ 이유를 한번쯤 생각을 해봐야 하지 않나. 뭐 그런 이야긴데요. 싸게 팔려면 이윤을 줄이거나 비용을 줄여야 하는데 아무래도 기업은 영리단체이다 보니까 비용을 줄이겠지요. 비용을 무리하게 줄이다 보면 생산과정에서 환경과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사용되고 버려질수도 있고요. 인건비가 싼 국가로 국내의 일자리가 모두 넘어가 버릴 수도 있고요. 그나마 남은 일자리는 고용주를 왕으로 만들고 결국 노동착취로도 이어지겠지요.
소비자로서의 양심이라고 해야 할까요. 고용인으로서는 근로기준법을 지키는 기업을 선호하면서 소비자로서는 근로기준법을 지키느라 가격경쟁에서 뒤쳐진 기업의 제품이 아닌 근로기준법이고 환경법이고 나발이고 나 몰라라 하는 악덕기업이 내어놓은 ‘싼‘ 제품을 선호한다면 ‘근로기준법을 지켰다가는 회사가 망한다‘ (p75) 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이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악덕기업의 배는 불리고 양심기업은 굶겨 죽이는 양상일테니까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이야기는 아니고요. 기업의 양심과 소비자의 양심이 같이 성장한다면 더 좋은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꿈같은 소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