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2006-01-02 [김석순 기자]

한 서적관련 대형 인터넷 쇼핑몰(예스24)이 중국 해커들에게 공격받은 사실이 YTN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해커들은 접속자들의 온라인 게임 정보를 빼냈는데요, 쇼핑몰 등 대형 사이트들도 결코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대표 인터넷 서점

하루에 수십만 명이 방문하는 서적관련 인터넷 쇼핑몰입니다. 지난 달 15일 이 쇼핑몰은 중국으로부터 해킹을 당해 당시 이 사이트에 접속했던 사람들의 컴퓨터가 해킹 프로그램에 감염됐습니다.

중국 해커들은 먼저 쇼핑몰 서버에 악성 코드를 심어 놓습니다.

이렇게 되면 쇼핑몰 사이트에 접속한 네티즌은 자신도 모르게 중국쪽 서버에도 동시에 접속되고 중국 서버에서 보낸 해킹 프로그램이 컴퓨터에 설치됩니다. 그 뒤 이 컴퓨터로 게임 사이트에 접속하면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중국으로 넘어가게 되고, 결국 게임 아이템과 사이버머니가 고스란히 털리게 되는 것입니다.

[인터뷰:예스24 관계자] "iframe 공격을 당했을 즉시 중국 IP는 차단을 시켰고요, 그리고 저희가 모르는 백도어를 제거하기 위해서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 전체 서버를 포맷을 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특징은 보안이 철저한 것으로 여겨진 대형 쇼핑몰 사이트가 공격을 받아 뚫렸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인터넷 언론 등 몇몇 대형 사이트가 해킹을 당한 적은 있어도 대형 쇼핑몰이 해킹 당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녹취:이승원, 안철수연구소 주임연구원] "중소형 사이트보다는 방문자가 많은 대형 사이트 위주로 해킹 공격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 보안업체의 조사 결과 게임 아이템을 노린 해킹이 지난 해 말 2달 사이에만 무려 2천 건이 넘었습니다.
해킹 프로그램이 자동화되면서 더욱 많은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김병훈, 보안업체 지오트 연구원] "조그만 아이부터 시작해서 어른 할 것 없이 툴을 받아서 버튼만 누르면 수천 사이트가 단 몇 초 안에, 몇 분 안에 해킹을 당할 수가 있고.."

[기자] 전문가들은 올해 게임 아이템을 노린 중국 해커들의 공격이 더욱 심해 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으려면 새로운 백신프로그램을 주기적으로 설치하는 등 노력이 필요합니다.

YTN 김석순[soonkim@ytn.co.kr]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한겨레 2005-12-30

[한겨레] 출판유통계의 ‘고질병’과도 같은 불법 사재기가 또 다시 불거졌다.

단행본 출판사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회장 김혜경)는 27일 교보문고, 영풍문고, 서울문고, 예스24, 인터파크, 알라딘, 리브로 등 대형 온오프 서점 7곳에 공문을 보내 5개 출판사의 책 5종을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빼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이에 따라 교보문고 등은 12월 넷째주 베스트셀러 집계에서부터 문제가 된 책들을 뺀 목록을 발표했다.

출판인회의의 한 관계자는 29일 “올 초부터 몇몇 출판사들의 불법 사재기가 유통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며 “현장 확인과 대형 서점들의 판매자료 검토 등 자체 조사 결과 5종의 책이 사재기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해당 출판사쪽에 확인 작업을 거쳐 이번 조처를 취하게 됐다”고 말했다.

출판인회의는 이미 9월 회원사 등에 공문을 보내 사재기를 뿌리뽑기 위한 자정 노력을 촉구하는 한편, 그래도 사재기가 없어지지 않을 경우 상응하는 법적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행법상 사재기는 공정거래법과 출판진흥법에 위반된다.

익명을 요구한 출판인회의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출판사들은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대신 대형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빼기로 서로 양해한 것”이라며 “이번처럼 눈에 보이는 수법 외에 또 다른 사재기 수법이 있을 수도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조사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출판인회의 쪽은 해당 책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교보문고 주간 베스트셀러 집계의 경우 셋째 주에 각각 종합 4위와 5위였던 <세계 명화 비밀>(생각의나무 펴냄)과 <쏘주 한잔 합시다>(큰나 펴냄)가 넷째 주 순위에서 아예 빠져 있는 등, 베스트셀러 최상위권에 올라 있던 책 몇 종의 순위에 ‘이상 징후’가 보였다.

이와 관련해 출판사 큰나의 최명애 대표는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빼는 데 대해 출판인회의 쪽에 양해를 해준 적이 없다”면서 “출판인회의가 하필 10월1일~11월30일 기간을 정해서 조사를 한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처는 출판인회의의 전체 의견을 물어서 결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 출판사는 사재기를 한 적이 없으며, 출판사를 접을 각오를 하고 30일 이번 일과 관련된 전모를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생각의나무 박광성 대표는 “우리 책의 경우 영업자가 친구에게 부탁해 24권을 한꺼번에 주문한 것이 문제가 됐는데, 이걸 사재기로 봐야 할지 억울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출판인은 “이번 사재기 조사를 주도한 출판인회의 핵심 출판사들 역시 사재기 혐의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 아니냐”고 말해 이번 파동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을 예고했다. 출판계의 사재기 파동은 1997년과 200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
중앙일보 2005-12-31

[문화노트] 출판계 사재기 파문 또 번지나

새해 첫날부터 출판계가 시끄럽다. 사재기 파동 때문이다. 사재기란 특정 출판사가 특정 도서를 베스트셀러에 올리기 위해 사람을 동원해 해당 도서를 집중 구매하는 행위를 뜻한다. 현행 출판진흥법에 따르면 형사고발도 가능하다.

사태는 12월 마지막 주 국내 온.오프라인 대형 서점들이 베스트셀러를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교보문고.영풍문고.서울문고.예스24.인터파크.알라딘.리브로 7개 서점에서 매주 발표하는 베스트셀러에서 전 주까지 목록에 들어있던 5종의 책이 갑자기 사라졌다.










해당 도서는 '쏘주 한 잔 합시다'(큰나), '세계명화 비밀'(생각의나무), '위트 상식사전'(보누스), '사랑한다 더 많이 사랑한다' (밝은세상), '오 메시아 NO'(아루이프로덕션)로 알려졌다.

이들 책이 베스트셀러에서 빠진 것은 단행본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와 주요 서점들의 합의 아래 이뤄졌다. 출판인회의가 지난 연말 각 서점에 해당 도서들을 베스트셀러에서 빼줄 것을 요청했고, 서점들이 이를 수용한 것. 출판인회의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간 서점 판매현황, 현장 조사 등을 걸쳐 사재기 혐의가 유력한 책들을 찾아냈고, 관련 출판사도 이에 수긍했다"며 "일단 법적 대응보다 베스트셀러에서 문제가 된 책을 빼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출판인회의는 사재기로 지목한 책과 출판사들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출판계 자정 차원에서 일을 조용히 마무리하고, 업계의 반성을 촉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파장이 커지면서 관련 출판사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큰나출판사 최명애 대표는 출판인회의의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사재기를 한 적이 없다, 출판인회의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은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생각의나무 박광성 대표도 "윤리적으로 지탄받을 일을 한 적이 없다.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타까운 건 이번 논란이 출판계 전반의 '고질'이 도진 데 있다. 출판계는 1997년, 2001년에도 사재기 파동으로 홍역을 앓았었다. 한 출판사 대표는 "한국의 많은 출판사는 사재기에서 떳떳할 수 없다. 때론 서점에서 이를 권유하곤 한다"고까지 말했다.

또 다른 대표는 "누군가 솔직히 '제가 잘못했습니다'며 사과를 해야 할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문화의 지킴이인 출판계가 '지적 사기'를 반복해선 곤란하다는 것. "사재기를 한다고 안 나갈 책이 팔리는 건 아니다. 어차피 승부는 기획에서 갈라진다"는 그의 말이 '공자님 훈수'가 아닌 '실천적 윤리'로 자리 잡는 2006년이 되길 바랄 뿐이다.

박정호 기자 jhlogos@joongang.co.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코 파기의 즐거움 - 손가락 하나로 만나는 해방감 (1992)

 

책소개

우리 까놓고 말해보자. 한번도 코 안파본 사람 있으면 손들어보자.  고상한 척 하시는 교수님도, 아름다운 숙녀분도, 조각미남 장동건도 코파기의 즐거움에서 예외라고 말 할 수는 없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전 세계 편집자들을 뒤집어지게 한 책. 인류의 가장 오래 된 취미인 코파기를 통해 뒤집고 비틀어 바라본 기발한 역사 이야기와 코파기의 정석, 섬세한 조언까지를 위트와 해학으로 버무렸다. 코파기로 본 서양사, 코파기 점성술, 실전 코파기 등의 다양한 장르를 다루고 있다.

역사, 예술, 철학 등 다방면에서 시도되는 독특한 패러디는 '코파기'라는 하나의 주제로 엮이며 독특한 통일성을 자아낸다. 저자의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 뻔뻔하게 이어지는 속에서 독자가 가진 상식들이 서로 부딪히며 유머러스함을 자아낸다.

이 책은 코파기의 즐거움 그리고 유쾌함을 말해주고 있다. 작은 걸 기대하고 들어간 손가락에 생각 외로 큰 것이 걸렸을 때와 같은 통쾌함! 당신에게 코가 있다면 정독하며 따라해 보기를 권한다. 코가 있다면. - 김유식 대장 : 디시인사이드 대표

나는 웃음이 행복의 열쇠라고 믿는다. 농담과 웃음에 대한 집착은 언제나 환영이다. 이 책에는 역사, 예술, 철학 그 무엇이든지 농담으로 만들고 그것을 웃을 수 있는 여유가 담겨있다. 뭐 재미있는 일 없냐고 날마다 묻는 당신! 코파기 시합 국제 연맹에 가입해라. 희고 긴 손가락으로 코를 파는 그녀의 우아함을 찬미하며 사랑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행복하다. - 만화가 김풍 : 폐인가족 저자
.................................................................................................
Nosepicking for Pleasure: A Handy Guide 
제목처럼, 원서처럼 번역서 표지도 좀 더 자극적(?)이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너무 점잖은 표지다. 이 책으로 2006년을 웃으면서 시작해도 좋을 듯 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랑녀 2005-12-30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올해 재미있는 소식, 파란님 서재 통해서 많이 들었습니다.
내년에도 즐겨 찾겠습니다 ^^

눈보라콘 2005-12-30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호랑녀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 게시물에 꾸준하게 댓글 달아주시니 감사합니다.
 

[BOOKS OF 2005] 올해의 책|‘해리 포터와 혼혈왕자’

16개국서 동시발매 첫날부터 돌풍, 미국서만 1초에 80권꼴로 하루 동안 690만부 팔려
국내서도 발매 시작 후 6주째 베스트셀러 1위... 우리 시대 최고의 문화상품 브랜드로

해리 포터 시리즈의 여섯 번째 이야기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Harry Potter and the Half-Blood Prince·이하 ‘혼혈왕자’로 약칭)가 2005년의 지구촌을 강타했다.

지난 7월 16일 중세의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감도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성에서 저자 조앤 K. 롤링과 전세계에서 초청된 어린이 70명이 참석한 가운데 ‘혼혈왕자’ 출간 축하행사가 열렸다. 현지 시간으로 0시1분 롤링이 ‘혼혈왕자’의 첫 페이지를 낭독한 것을 신호로 미국, 영국, 캐나다, 홍콩 등 세계 16개국에서 동시 발매가 시작됐다. 

책은 발매 첫날부터 전세계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켰다. 발매 첫날 미국에서만 1초에 80권꼴로 하루 동안 690만부가 팔렸고, 영국에서도 200만부 이상이 팔리는 등 종전까지의 각종 출판기록을 경신했다. 첫날 하루에만 세계에서 1000만부가 넘게 팔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혼혈왕자’는 지금까지 대히트를 기록 중이다. 10월 28일 번역출판해 배포한 초판용으로 100만부를 인쇄했다. 아동물에서 초판 100만부 인쇄는 신기록이다.

 

 

 

 

이 책을 번역해 펴낸 문학수첩 김병호 편집장은 “12월 10일 현재 130만부가 팔렸다”고 말했다. 한국출판인회의가 교보문고 등의 집계를 참고해 발표하는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2월 14일 현재 ‘혼혈왕자’는 6주째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고 있다. MBC 인기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자주 언급된 데 힘입어 17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지켜왔던 미하엘 엔데의 ‘모모’는 ‘혼혈왕자’가 출간되자마자 왕좌를 내줘야 했다.

해리 포터 신작이 나올 때마다 벌어지는 현상이었지만 이번에 ‘혼혈왕자’가 발매개시되던 때도 미국에서만 5000여개의 서점 앞에서 사람들은 책을 조금이라도 빨리 받기 위해 전날 아침부터 장사진(長蛇陣)을 쳤다. 뉴욕에서는 타임스퀘어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발매시간 카운트다운을 중계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해리 포터가 발매되는 날은 지구촌 축제일을 방불케 했다. 가히 광풍(狂風) 수준인 ‘해리 포터 신드롬’의 열성팬을 가리키는 ‘포터 매니아(Potter Mania)’가 생겨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우리나라만 해도 10만명을 넘는 팬클럽이 결성돼 있다.

혼혈왕자’의 폭발적 호응에 힘입어 해리 포터 시리즈는 이제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기록을 세워나가고 있다. 세계적으로 63개 언어로 번역된 해리 포터 시리즈는 지난 10월 14일로 판매부수 3억부를 돌파했다. 1997년 해리 포터 시리즈가 첫선을 보인 지 8년 만에 ‘3억부 판매’라는 대기록을 수립한 것이다. 이쯤되면 해리 포터 시리즈가 ‘역사가 시작된 이래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라는 말을 듣는 게 이해가 될 것이다. 해리 포터 열풍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 한글판은 1999년 11월 첫선을 보인 이래 아동물 출판사상 처음으로 판매부수 1000만부를 넘어섰다.

해리 포터 발매일은 지구촌 축제일?

‘혼혈왕자’가 출판 최고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조짐은 진작부터 예고돼 있었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서점 아마존닷컴의 ‘혼혈왕자’ 영문판 사전 주문량이 140만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종전 기록은 해리 포터 시리즈 제5탄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의 130만부였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전작(前作)들이 세운 기록을 해리 포터 신작(新作)이 깨는 것이다. ‘혼혈왕자’의 미국 초판 인쇄부수는 1080만부로, 이 역시 출판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혼혈왕자’는 각종 최고기록을 갈아치운 작품답게 해프닝에 있어서도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지난 6월 영국에서는 ‘혼혈왕자’가 발간되기 전에 그 내용을 대중지 두 곳에 팔아넘기려 한 용의자 2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혼혈왕자’는 발매 개시로부터 12시간도 안돼 607쪽에 달하는 책이 스캐닝돼 인터넷에서 불법 유통되기도 했다. 또 저자 롤링이 ‘혼혈왕자’에서 “주요 등장인물 중 한 명이 죽게 된다”고 언급하자, 이 책이 발매되기 전에 세계의 도박사들은 이 인물이 누구인지를 놓고 거액의 도박까지 벌였다. 캐나다에서는 서점의 실수로 발매 개시일보다 사전에 ‘혼혈왕자’가 판매되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결국 법원까지 나서서 ‘해리 포터 내용 사전 유출 금지’ 명령을 내렸다.

‘혼혈왕자’에 대해 유력 매체들의 호의적인 반응도 잇따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롤링이 완벽한 상상력으로 현실 아닌 현실 속에 매혹의 판타지를 다시 한번 창조해냈다. 이 책은 ‘반지의 제왕’과 같은 고전에 필적하는 책이며, 상상력이 풍부하고 완전히 독창적인 세계를 창조하고 있다”고 평했다. AP통신은 “이 책은 대다수의 언론에서 비평가들조차 눈물을 흘리게 하는 롤링의 가장 심오하고 완성도 높은 책이라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해리 포터는 이제 우리 시대의 일상(日常)이 됐다. 전세계의 어린이들은 해리 포터를 읽고 영화로 보고 캐릭터를 만지면서 자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현재 4편까지 영화로도 제작됐으며 개봉될 때마다 전세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해리 포터는 책의 영역을 넘어서서 우리 시대 최고의 문화상품 브랜드로 등극한 것이다. 포브스지(誌)는 해리 포터의 브랜드 가치가 10억달러(약 1조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혼혈왕자’ 한글판은 번역 판권을 가진 출판사 문학수첩이 지난 6월 금강산에서 북측 출판사 관계자와 만나 초판 100만부를 북한에서 임가공 형태로 인쇄하려고 시도해 화제가 됐었다.

그러면 ‘혼혈왕자’는 어떤 책이기에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우선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볼드모트의 영향력이 커지는 가운데 마법사 세계와 머글(보통사람) 세계는 경계 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말포이의 아버지가 아즈카반의 감옥에 갇히고, 말포이는 볼드모트의 명령을 받으며, 스네이프는 말포이를 도와주고, 만일의 경우 그를 대신하겠다는 맹세를 한다. 호그와트의 보안이 강화되는 가운데 해리는 덤블도어의 개인지도를 받게 된다. 그 수업에서 볼드모트의 과거를 보게 된 해리는 볼드모트가 자신의 영혼을 7개의 호크룩스에 나누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해리와 덤블도어는 볼드모트의 영혼이 깃든 호크룩스를 찾기 위하여 볼드모트가 어린 시절을 지낸 동굴을 찾아가지만, 누군가 이미 호크룩스를 가져갔다는 사실만을 밝혀내는데….’

다채로운 마법의 향연으로 시작된 ‘혼혈왕자’의 주무대는 음산하고 암울한 전쟁터다. 이미 제4탄 ‘해리 포터와 불의 잔’, 제5탄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에서 주요 등장인물이 죽었는가 하면, 어린 학생들도 치열한 전투에 참여해왔기 때문에 ‘혼혈왕자’의 이러한 배경은 그리 충격적이지 않다. 오히려 전편들보다 훨씬 암울해진 분위기 속에서 유머와 로맨스, 재기발랄한 대사로 그 내용이 더욱 흥미진진해졌다는 평이다. 또 늠름한 청소년이 된 해리는 덤블도어의 정통 제자로서뿐만이 아니라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는 존재론적 고민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면서 자아성숙의 과정을 보여준다.

해리 포터 시리즈가 국적과 연령, 성별을 불문하고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것만은 분명하다. 어린이만 좋아하는 작품이었다면 해리 포터가 이렇게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해리 포터가 이처럼 인기 높은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위한 동화

우선 스토리 자체가 재미있다는 분석에 대부분 공감한다. 김성곤 서울대 교수는 “해리 포터가 재미와 감각과 구성 면에서 컴퓨터 게임 같은 소설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즐겨 읽는다”며 “고아인 해리가 겪는 역경과 모험에서 사람들은 진정한 영웅의 모습을 보고 박수를 보내며 마법학교에서 일어나는 환상적인 사건들은 엄청난 즐거움과 대리만족을 준다”고 분석했다. 손향숙 서울대 초빙교수는 “해리 포터 시리즈는 옛 이야기, 학교소설, 모험소설, 판타지 등 영국 아동문학의 계보를 충실히 잇고 있고 사회가 요구하는 코드에 대체로 부합한다”고 분석했다.

판타지 소설의 대작(大作)으로 평가받고 있는 ‘나니아 연대기’의 해설서인 ‘나니아 나라를 찾아서’를 쓴 번역가 홍종락씨는 “작가가 재미난 스토리를 뛰어난 필력으로 뒷받침하고 있다”면서도 “분석만으로 ‘해리 포터 신드롬’을 설명하긴 역부족이며 해리 포터에는 분석만으로 설명이 안 되는 그 무엇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이다. 해리 포터에 대한 비판도 만만찮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추기경 시절 “해리 포터 시리즈가 어린 영혼을 유혹하고 이들의 기독교 정신을 왜곡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독일 작가 가브리엘 쿠비는 “해리 포터는 기독교인을 타락시킬 수 있는 교묘한 유혹물”이라며 반(反)해리 포터의 선봉에 섰다. 레바논을 비롯한 일부 기독교 국가에서는 해리 포터를 금서 목록에 올려놓고 있다.

‘혼혈왕자’ 등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품성을 둘러싼 논란도 치열하다. 손향숙 서울대 초빙교수는 “해리 포터 시리즈가 폭발적 인기에도 불구하고 아동문학 고전의 반열에는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창작과비평 2005년 겨울호에 실린 평론에서 “해리 포터가 누리는 인기는 세상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새로운 가능성의 탐색에 기원한다기보다는 기술과 소비에 익숙한 독자의 감성을 파악하고 자극한 데서 얻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책이 대중성을 회복하는 데 해리 포터가 기여했다”는 옹호의 목소리도 높다. USA투데이는 “혼혈왕자는 아직 책이라는 형식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대중 사이에서 화두이자 열광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선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은 “사회적 현실이 마법사회라는 허구적 상상과 결합해 일궈낸 공존의 세계는 이제 사람들에게 현실에 대한 새로운 흥미를 일으키고 있다. 이제 해리 포터는 아이를 위한 동화일 뿐만 아니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동화로서 찬사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영철 주간조선 기자(ycpark@chosun.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주간조선 2005-12-29  




[BOOKS OF 2005] 올해의 책|명사들이 읽은 책
노무현 ‘칼의 노래’, 부시 ‘수용소의 노래’, 고이즈미 ‘노부나가의 관’...


지난 11월 1일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은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해 71억달러의 긴급자금 지원을 의회에 요청했다. 특히 이날 미국 국립위생연구소에서 가진 연설에서 부시 대통령은 20세기 초 스페인독감 사례와 같은 역사적 사례까지 나열하면서 조류인플루엔자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이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보인 데 대해 USA 투데이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부시 대통령이 최근에 읽은 ‘The Great Influenza’란 책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에서 올 2월에 출간된 이 책은 1918년 발발해 세계적으로 1억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이 어떻게 전파되었고 이에 대한 당국의 대처방식은 어떠했는지에 대한 과정을 마치 카메라가 목표물을 좇아가듯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저자 존 배리는 뉴욕타임스, 뉴스위크 등에 글을 기고해 온 저널리스트 출신 역사작가다.

‘수용소의 노래’ 저자 백악관 초청

부시 대통령은 또 10년간의 북한 정치범수용소 체험을 바탕으로 쓴 ‘The Aquariums of Pyongyang’(국내제목 ‘수용소의 노래’)을 읽고 지난 6월 저자인 탈북자 출신 조선일보 기자 강철환씨를 백악관에 초청해 담화를 나누기도 했다. 미국에서 2000년 출간됐던 이 책은 부시 대통령이 읽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 판매에 불이 붙기 시작해 미국 지방의 한 대형서점에서는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명사가 읽은 책은 정책결정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쳐 사회적으로 파장을 불러일으키는가 하면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켜 단번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우정국(郵政局) 민영화를 둘러싸고 국회가 해산된 뒤 지난 9월에 열린 총선을 앞두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탐독했다는 책 한 권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책의 제목은 ‘信長の棺(노부나가의 관)’. 이 책에는 일본 전국시대의 무장(武將)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가 당시 귀족들의 인습을 타파하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고이즈미 총리 스스로 기자들에게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읽었다”고 밝혔다. 우정국 민영화를 관철시키려는 고이즈미 총리의 모습이 귀족들의 인습에 맞서 싸운 오다 노부나가와 대비되면서 이 책 또한 일본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국내에서도 유명인사가 읽은 책이 곧장 화제의 중심에 올라서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다. 그 중 노무현 대통령이 읽은 책은 여러 차례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 2003년 대통령이 MBC 프로그램 ‘느낌표’에 출연해 “뭐라고 표현할 수 없다. 굉장하다”라고 치켜세운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는 방송 직후 10만부 이상이 팔려나갔다. 

이 책은 대통령이 탄핵 기간에 다시 꺼내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한차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초청한 청와대 만찬에서는 참석자들에게 영국의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가 지은 ‘노동의 미래’를 선물해 이 책이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에는 ‘한국의 개혁과 민주주의’(강원택 지음)라는 서적이 대통령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글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이 책은 교수나 대학원생을 겨냥해 지은 학술서적인 까닭에 초판을 500부밖에 인쇄하지 않았지만, 대통령과 인연을 맺으면서 초판이 모두 팔려나가고도 주문이 쇄도해 추가로 1000부를 더 찍어냈다.

박근혜 대표 ‘블루오션 전략’ 전도사

청와대 홈페이지의 ‘대통령의 요즘 생각’이라는 게시판에는 종종 대통령이 읽은 책 소개가 올라온다. 지난 10월 2일 게시된 글에선 ‘코리아, 다시 생존의 기로에 서다’라는 책을 소개하고 있다. 올해 5월에 출간된 이 책은 지난 2000년에 걸친 한국과 동아시아의 흥망사를 조망하면서 앞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있다. 저자 배기찬씨는 노무현 대통령의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부터 대통령을 보좌해온 측근으로, 현재는 세종리더십개발원 소장을 맡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공직자가 읽은 책’이라는 게시판도 마련돼 있어 이해찬 국무총리와 각부 장관들이 자신이 읽은 책을 소개해 놓았다. 이 중 올해 출간된 책으로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추천한 ‘대화’(리영희 외 지음),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이 꼽은 ‘런치타임 경제학’(스티븐 랜즈버그 지음) 등이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올해 각종 행사에서 연설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블루오션 전략’에 대한 언급을 빠뜨리지 않았다. 지난 9월 숙명여대에서는 ‘블루오션 정치’를 주제로, 11월 영남대에서는 ‘선진한국 건설을 위한 블루오션 전략’이란 주제를 가지고 학생들 앞에서 특강을 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출간돼 올해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인 이 책은 지금까지 수많은 아류작을 쏟아낸 올해 최고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다. 이 책이 출시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에게 생소했던 ‘블루오션’이란 말은 어느덧 일상어가 되어 버렸다. 박 대표는 “블루오션이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그동안 찾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을 찾아내는 것”이라며 “정치, 경제 등 국가 전략에서도 블루오션을 찾는다면 선진한국 건설에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청계천 복원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다시 한번 특유의 추진력을 뽐낸 이명박 시장은 유려한 에세이를 추천했다. 이 시장이 꼽은 책은 어릴 적 소아마비로 하반신이 마비된 서강대 영문과 장영희 교수가 올해 3월 펴낸 ‘문학의 숲을 거닐다’. 장 교수는 작년 말부터는 척수암 선고를 받고 투병 중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2001년부터 3년여간 조선일보에 연재했던 문학작품에 대한 에세이를 추려담은 것이다.

책은 문학의 고전들을 작가 본인의 삶과 접목시켜 쉽지만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문장에 담았다. 이 시장은 “머리가 복잡할 때마다 한 편씩 읽으면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정말 문학의 숲을 거니는 것 같은 감흥을 느꼈다”며 “아울러 장애와 질병이라는 난관을 극복하고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장영희 교수를 통해 많은 이들이 희망과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EO 추천서는 경영전략서

최고경영자(CEO)들이 어떤 책을 읽느냐는 해당 기업의 기업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기업환경이 변하는 요즘, 불확실성을 탈피해 안정적인 경영을 꾸려나가려는 것이 모든 CEO들의 소망일 것이다. 재계 지도자들은 독서를 통해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위험)를 줄여나가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포스코 강창오 사장은 ‘폭풍에 대비하라’란 책을 추천했다. 이 책은 지난 3월 ‘폭풍에 대비하라’란 제목으로 한정출간되었다가 7월에 ‘제목으로 재출간되었다. 저자 폴A로디시나는 다국적 컨설팅회사인 AT커니의 부사장으로서 이 회사의 글로벌 경영정책위원회 위원장 역할을 맡아 경영진과 정부 지도자들에게 기업환경 변화에 대한 자문역을 하고 있다. 책은 내일의 기업환경에서 예견할 수 있는 흐름과 이를 토대로 한 예상 시나리오를 소개하고 있다. 강 사장은 “(이 책은) 우리가 막연히 짐작하고 있던 경영환경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예시함으로써 업종을 막론하고 CEO들이 불확실성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LG 전자 김쌍수 부회장은 ‘잭 웰치, 위대한 승리’를 필독서로 꼽았다. 이 책은 세계적인 가전기업 GE의 CEO였던 잭 웰치가 지난해 결혼한 자신의 세 번째 부인 수지 웰치와 공동저술했다. 웰치는 전 부인과 이혼하는 대가로 1억8000만달러의 위자료를 지급해 한때 ‘가족 경영에는 서툴다’는 비아냥을 사기도 했다. 이 책에서 웰치는 2001년 은퇴 이후 총 25만명이 넘는 사람 앞에서 강연하며 받은 질문에 대해 자신의 40년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답변한 내용을 들려준다. 김 부회장은 “잭 웰치의 가르침이 담긴 이 한 권의 책이 회사나 개인의 삶에 대해 가지고 있는 열정을 더욱 북돋울 수 있는 촉진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영전략에 대한 실무서를 추천한 앞선 두 명의 CEO와 달리 SK네트웍스의 정만원 사장은 감성적인 시집을 올해 읽은 최고의 책으로 꼽았다. 1년에 100여권을 읽는 독서가인 정 사장의 추천도서는 올해 3월 출간된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이 책은 시인 류시화씨가 마음을 치유하는 시를 주제로 동서고금의 시들을 엮어낸 시집이다.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 서기관에서부터 노벨 문학상 수상자에 이르기까지 4000년에 걸쳐 유명·무명 시인들의 시를 소개하고 있다. 정 사장은 “과거의 경험이나 환경을 두려워하고 안주하려는 대신 그것을 통해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어야 한다”며 “회사 정상화와 글로벌라이제이션을 통한 성장을 위해 많은 과제를 추진해 나가야 하는 나에게 (이 책은) 많은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고 말했다.

독서광 전유성씨 소설 ‘맛’ 추천

끊임없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공급해야 하는 문화계에는 유난히 독서가가 많다. 개그계의 ‘아이디어 뱅크’로 불리는 전유성씨는 한 달에 열 권 이상의 책을 읽을 정도의 독서광으로 알려졌다. 전씨가 추천한 책은 지난 5월 국내에 출간된 ‘맛’이라는 단편소설집이다. 이 책의 저자는 얼마 전 미국의 팀 버튼 감독이 만들어 국내에도 개봉한 영화 ‘찰리의 초콜릿 공장’의 원작자인 . 책의 제목이기도 한 ‘맛’이란 작품은 한 골동품 수집업자가 시골 마을을 다니다 마음에 드는 탁자를 발견하고는 물건값을 깎기 위해 벌이는 해프닝을 다루고 있다. 전씨는 “반전의 묘미가 있는 책”이라며 필독을 권했다.

가수 조영남씨는 지난 11월 월간 ‘톱클래스’에 기고한 글에서 “단호하게 말하건대 목숨 바쳐 사랑하는 지고지순한 사랑은 없다”며 “내가 집에서 혼자 그림 그리고, 피아노 치며 노래하고, 친구들 만나서 히히덕거리는 사소한 일상, 이것들이 진정한 사랑임을 뒤늦게야 깨달았다”고 적었다. 조씨가 자신의 사랑론을 수정하게 된 데는 얼마 전 읽었던 한 권의 책이 큰 영향을 끼쳤다.

조씨는 한 달 전쯤 절친한 친구 사이인 서강대 영문과 장영희 교수로부터 장 교수가 번역해 올해 2월 출간된 ‘슬픈 카페의 노래(The ballad of the sad cafe)’라는 책을 선물받았다. 미국에서 1951년에 출간된 이 책은 작은 마을의 카페를 무대로 육척 장신의 괴팍한 카페 여주인, 꼽추 그리고 흉악범 사이의 기이한 삼각관계를 그리고 있다. 조씨는 “이 책을 읽고 모든 게 해결되는 느낌이었다”며 “내가 먹고 자고 친구들 만나는, 누구나 갖고 있는 사소한 삶이 우리가 추구하는 전부”라고 말했다.


지난 8월 3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 ‘장외인간’을 출간한 소설가 이외수씨는 “이철환의 ‘행복한 고물상’을 읽었습니다. 그의 언어들은 모두 눈물에 젖어 있지만 읽을수록 가슴이 따뜻해집니다”라고 했다. 이씨는 이메일로 올해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해 적어주었다. 이씨는 처음엔 “이런 작가들이 있기 때문에 아직도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라고 썼다가 “끝문장이 이상해 다시 수정했다”며 재차 이메일을 보내 “… 인류가 멸망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라고 고쳐 썼다. 평소 조사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고 한 문장을 두고도 보통 수십 번 많게는 백 번씩 고쳐쓴다는 이씨의 작문 습관을 엿볼 수 있었다.

개그우먼 김미화씨도 소문난 다독가. 최근 본업인 개그를 접어두고 MBC에서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이란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KBS에서는 작가 장정일씨와 ‘TV 책을 말하다’ 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씨는 특히 책 소개 프로그램을 맡으면서 “방송과 관련해서만 매주 2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고 말했다. 김씨가 추천한 책은 ‘쾌도난마 한국경제’.

이 책은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와 국민대 경제학자 정승일 교수가 한국 경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나눈 대담 내용을 월간 말지(誌)의 전 편집장 이종태씨가 정리한 것이다. 저자들의 ‘TV 책을 말하다’ 출연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는 김씨는 “자유주의 경제의 개혁과 개방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주고 우리 사회가 직면한 정치 사회 경제의 과거와 현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가져다준 점을 높이 사고 싶다”고 말했다.

김재곤 주간조선 기자(truman@chosun.com)


 

 

 










최근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선조들의 늠름한 기상과 호연지기를 본받으라"
며 유럽 리그에서 활약중인 박지성, 안정환 선수 등에게 선물해
주목받은 책 "삼한지"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잔의여유 2005-12-30 0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정국민영화가 미국에게 좋다는 소리도 있는데 음모론인지 사실인지 모르겠네요.^^; 물론 우정국은 일본병폐인 관료주의를 나타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