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의 밤이 다가온다. 잠이 오지 않는 밤에는 오싹한 공포·스릴러 소설로 더위를 잠시 잊어볼 만하다. 여름을 맞아 미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공포소설 작가 2인의 대표작이 차례차례 국내에 소개되고 있다.

#공포소설의 대가, 스티븐 킹

평범한 일상 생활도 조금만 비틀면 지옥이 되어버린다. 스티븐 킹의 소설은 일상생활 속에 숨어있는 작은 공포를 새롭게 발견해 극대화시키는 작가다.

겉으로 보기에 정상적인 인물 속에 숨어있는 광기와 공포를 발굴해내는 것이 특기인 그는 에드거 앨런 포의 진정한 후계자로 불리며, 공포소설을 정통문학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다.

그의 ‘애완동물 공동묘지’(황금가지·전2권)는 한 평범한 가정에서 기르던 고양이가 죽어버리면서 드리워지는 죽음의 그림자를 다룬 소설이다. ‘스켈레톤 크루-스티븐킹 단편집’(황금가지·전2권)은 그의 번뜩이는 상상력이 빚어낸 놀랍고 섬뜩한 단편 22편이 실려있다. 책에 수록된 단편 ‘안개’는 ‘쇼생크 탈출’ ‘그린마일’ 등 킹의 소설을 영화화해온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이 영화로 제작중이다. 이밖에도 ‘그것’ ‘샤이닝’ 등이 같은 출판사에서 묶여나왔다.

#비뚤어진 여성들, 기리노 나쓰오

연약하고 갸냘퍼보이는 외모 속에 기괴하고 뒤틀린 내면을 가진 여인들. 일본 소설가 기리노 나쓰오 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주인공들이다. 여류작가인 기리노 나쓰오는 여성들이 감추고 싶은 자기중심적이고 잔혹한 부분을 집요하케 캐낸다.

그의 ‘그로테스크’(문학사상사)는 낮에는 대기업 엘리트 여사원으로, 밤에는 매춘녀로 활동하던 미모의 여인이 외국인 노동자에게 살해당하는 과정을 다룬 작품이다. 반대로 ‘아임 소리 마마’(황금가지)는 자신이 내키는 대로 행동하며 살인과 방화를 일삼는 엽기적인 여성 살인마를 다뤘다.

어느쪽이든 비정상적이고 뒤틀린 여자들이지만, 과거 행적을 뒤쫓는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사회의 약자로서 헛되이 저항하는 여성상과 마주치게 된다.

그리고 독자는 현대 사회에서 억눌리고 비뚤어진 여성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이종원기자 high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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