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06-07-01 00:46]    7~8월엔 이 책입니다

[조선일보 신용관기자]

여름은 독서의 계절입니다. 여름 매출이 봄·가을의 두 배쯤 됩니다. 출판계에는 “여름 시장은 소설 시장이다”는 말도 있지요. 한국 독자들은 휴가철에 소설을 비롯한 문학서적을 즐겨 찾습니다. 교보문고가 집계한 연도별 7·8월의 종합 베스트셀러 20위권에는 문학작품이 절반 이상을 석권하고 있습니다. 2005년에 12종, 2004년 10종, 2003년 13종으로, 매년 50% 이상을 점유하며 여름 시장의 절대 강자로 솟아 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여름철 종합 1위는 TV 드라마에 등장해 인기를 끈 미하엘 엔데의 ‘모모’(2005년),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2004),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2003) 등이었습니다. 2005년 여름의 20위 안에는 문학 12종(소설 6종·에세이 5종·시 1종) 외에 경제 3종, 아동만화 2종 등이 올랐습니다. 또 ‘연금술사’, ‘오 자히르’,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등 코엘료의 소설이 3종이나 한꺼번에 들어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위력을 과시했습니다. 작년 7·8월엔 국내 최대 인터넷서점인 예스24 집계에서도 ‘어둠의 저편’(무라카미 하루키), ‘유림’(최인호),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알랭 드 보통) 등 국내외 유명 소설가의 책들이 ‘베스트셀러 20’에 들었지요.



 

 



이런 추세는 올 여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남성호 교보문고 홍보팀장은 “최근 꾸준히 많이 팔리는 소설가 공지영의 작품과 ‘오만과 편견’(제인 오스틴) 같은 영화화된 원작소설이 강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삼한지’(김정산), ‘정약용 살인사건’(김상현) 등을 앞세워 대중적 역사소설도 화려하게 부활할 것이란 예측도 있습니다.











해외 영미권의 여름시장은 전통적으로 추리물이 강합니다. 작년 여름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조앤 롤링) 이후 올해엔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구용 임프리마코리아 상무는 “지난해 4개 작품을 베스트셀러로 만든 제임스 패터슨의 추리소설을 비롯, 예년과 다름 없이 서스펜스·호러 소설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여름철에 로맨스·연애소설이 강세입니다. 또 대표적 출판사들이 ‘여름에 읽을 만한 문고 100권’을 선정, 독후 감상문 모집 등 대대적인 홍보에 나섭니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났던 8월 즈음엔 야스쿠니 신사 관련서 등 역사서가 잘 팔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용관기자 qq@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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