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조선 2006-05-30

‘긍정의 힘’ ‘세계는 평평하다’ 등은 한국서도 인기… 한·미 베스트셀러 차이 줄어

베스트셀러라는 것이 권장도서나 양서의 기준은 아니다. 하지만 출판시장과 독자의 정서를 가늠하는 잣대는 된다. 물론 베스트셀러 목록이 긍정적인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분야의 도서에 관심을 두고 자발적으로 독서를 하는 독자에게는 문제가 없지만 베스트셀러 도서 중심으로 독서하는 습관을 지닌 독자에겐 제한된 독서만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그래도 국내외 다양한 매체에서 정기적으로 베스트셀러 목록을 집계해서 발표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미국의 출판전문 주간지 퍼블리셔스 위클리(Publishers Weekly)는 최근 특집호에서 분야를 크게 소설과 비소설로 나눠 2005년도 한 해 동안 미국 출판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 어떤 것이었으며, 어떤 도서가 독자로부터 사랑을 받았는지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자료를 상세히 분석해서 발표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소설분야보다는 비소설 분야의 도서가 더 많은 독자로부터 호응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도서 중 많은 책이 국내 출판시장에서도 이미 소개돼 꾸준히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을 보면 미국과 한국 간의 독자 간격이 상당부분 좁혀진 것으로 판단된다.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설 분야 1위를 차지한 존 그리샴의 ‘더 브로커(The Broker)’는 2005년 1월에 출간돼 182만7877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된 반면, 비소설 분야 1위 도서인 케빈 트루듀의 ‘자연 치유(Natural Cures)’는 같은 해 6월에 출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존 그리샴 소설의 판매부수를 2배나 뛰어넘는 372만4422부가 판매됐다. 이는 미국 출판시장에서 소설보다 비소설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순위 목록 도서 중에는 한국 시장에서도 미국시장 못지않게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책이 여럿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특히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Your Best Life Now·두란노)’은 미국에서 작년 한 해만 256만2906부(현재까지 팔린 잠정부수는 약 400만부)가 팔려 작년 전체 순위 2위, 비소설 순위 2위에 올랐다. 이 책은 국내에서 작년 6월 출간돼 현재까지 60만부 가량 팔렸고 뜨거운 반응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반응에 힘입어 조엘 오스틴의 신작은 이미 미국 시장에서 1300만달러(약 123억원)에 판권 계약이 이뤄져 더욱 화제가 됐다. 또 릭 워렌의 ‘목적이 이끄는 삶(The Purpose-Driven Life·디모데)’은 2002년도 처음 출간된 후 현재까지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출간된 지 3년이 지난 도서임에도 불구하고 작년 한 해 동안 250만부 이상 팔려나가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로 꾸준한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이 외에도 ‘세계는 평평하다(The World is Flat·창해)’ ‘블링크:첫 2초의 힘(Blink·21세기북스)’ ‘괴짜경제학(Freakonomics·웅진지식하우스)’ 등은 각각 6, 8, 9위에 올라있으며, 이 세 권 역시 국내 시장에서 한국 독자로부터 꾸준한 반응을 얻고 있다.

 

 







소설 부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은 역시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이다. 2003년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작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157만부를 훌쩍 넘기는 판매고를 올렸으며 최근에는 영화 개봉과 더불어 판매 열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국내 시장으로도 이어졌다. 국내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지난 수개월간 10위권 밖으로 멀찌감치 물러나 있다가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의 또 다른 작품인 ‘디셉션 포인트’도 활발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 외의 소설 가운데 우리 독자에게 익숙한 것은 8위에 올라있는 ‘히스토리언(The Historian·김영사)’이다.

또 눈에 띄는 것은 제임스 패터슨의 위력이다. 그는 이번 베스트셀러 순위에 자신의 소설을 무려 네 작품씩이나 올려놓고 있다. 미국 소설시장에서 다니엘 스틸과 더불어 다작을 하는 작가로 알려진 그는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위치 또한 확고히 하고 있는 중견작가다. 그의 작품은 ‘메리, 메리(Mary, Mary)’가 3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11, 12, 13위에 다른 작품을 나란히 순위에 올렸다. 2005년 한 해 동안 미국 출판시장에서 팔린 그의 책은 총 338만부를 훌쩍 넘겼다. 네 소설작품 중 현재 국내에서 출간된 작품으로는 작년 초 출간된 ‘허니문(베텔스만)’이 있다.

이구용 출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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