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오는 23일은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계 책의 날(World Book Day)’입니다. 유네스코는 지난 1995년 세계인, 특히 청소년들의 독서 증진을 위해 이 날을 만들었습니다. 4월 23일은 1616년 영국과 스페인의 문호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가 동시에 사망한 날입니다. 또 스페인 카탈로니아 지방에서는 ‘조지 성인(聖人)의 날’로, 이곳에서는 이날 책을 사는 사람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선물하는 전통이 있다고 합니다.
이번으로 열 두 번째를 맞는 ‘세계 책의 날’에는 해마다 전세계 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립니다. 스페인에서는 책과 장미의 축제가 개최되고, 영국에서는 이날을 전후해 한 달 동안 부모가 잠자리에서 아이들에게 20분씩 책을 읽어준다고 합니다. 올해엔 ‘2006년 세계 책의 수도(首都)’인 이탈리아 북부 도시 튜린에서 유네스코가 주관하는 기념행사들이 열리고, 이집트의 카이로에서는 지적 재산권에 관한 국제회의도 개최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2년 한국출판인회의(회장 김혜경)가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동의를 받아 ‘세계 책의 날’ 기념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전국 18개 대형서점들과 함께 서점을 찾는 사람들에게 책 한 권과 장미 한 송이를 주는 ‘책과 장미의 축제’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올해 한국출판인회의가 만든 공식포스터의 주제는 ‘책에 날개를 달자’입니다. 이는 책을 여러 사람들이 돌려보는 ‘북 크로싱(Book Crossing)’을 적극 권장하는 내용입니다. 지난 2001년 한 미국인이 시작한 이 운동은 우리나라에도 전파돼 인터넷 등을 통해 활발히 전개되고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 집에는 다시 읽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책들이 몇 권씩 꽂혀 있기 마련입니다. 이번 기회에 이들 책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은 어떨까요.
(이선민 출판팀장 [ smlee.chosun.com])조선일보 2006-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