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06-03-10
책을 사는데 지출한 비용도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은 도서구입비로 쓴 돈을 1년에 100만원까지 소득공제 해 주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지난주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17명의 의원이 서명한 이 법안은 “서민들의 도서구입비 부담을 줄이고 독서문화 진작은 물론 침체에 빠져 있는 국내 출판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라고 발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정부가 세수(稅收) 부족 우려 때문에 각종 소득공제를 축소해가는 흐름이라서 도서구입비 소득공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법률로 시행될 지는 불투명합니다. 하지만 이 법안이 채택될 경우 도서 판매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혜경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은 “최근 직원들의 도서 구입을 지원하는 기업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등 책을 읽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는 가운데 세제 혜택까지 더해지면 커다란 효과를 미칠 것”이라며 이 법안에 환영과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이 법안은 한국 사회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상징적 지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은 너무나 빈약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도서 구입을 장려하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이라는 의미가 더 커 보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한 가구당 월 평균 도서구입비 지출은 1만397원으로 전체 소비 지출(204만 8902원)의 0.5% 수준입니다. 1997년 2억1231만 부, 4조 793억 원까지 커졌던 출판시장은 외환위기 이후인 1999년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지난해(1억1965만 부, 2조6939억 원)까지 별다른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서울 사간동의 출판문화회관 외벽에는 ‘책을 읽으면 행복합니다’라는 대형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도서구입비 소득공제 추진이 행복한 사람이 더 많아지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선민 출판팀장 [ smle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