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수의사의 동물병원 24시
박대곤 지음 / 부키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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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실 애완동물도 싫어할 뿐더러 키우는 사람들도 싫어한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애완동물들로 인해서 남들에게 민패를 끼치면서 그걸 전혀 미안해하지 않거나 무관심한 애완동물 주인들이 싫다. 본인들은 이쁜 개를 자랑하고 싶거나 혹은 운동시킨다고 밖으로  대리고 나오지만 그 애완동물들이 송장이 아닌 이상 주인이 시키는대로 하는 것도 아니고 가만히 얌전히 있는 것도 아니다. 특히 공공의 장소에  데리고 나와서 마구 짖어데거나 배변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깨끗이 뒷처리를 안하는 이들 동물 주인들은 현재의 경범죄 수준을 넘는 엄격한 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위에서 내가 언급한 사례의 애완동물 주인이거나 애완동물을 키우는 분들이라면 가볍게 혹은 곰곰히 생각해보면서 읽어봐야 할 책이다. 이 책은 수의사인 저자 박대곤님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일기형식으로 오랫동안 써왔던 글들을 책으로 묶어서 낸 책이다. 대체로 이야기들은 자신의 동물병원에서 있었던 재미난 이야기, 혹은 안타까운 사연들, 혹은 제대로 키울 자신도 없으면서 애완동물을 소모품처럼 여기는 무책임한  사람들에 대한 원망도 들어 있다.

애완동물의 주종이 개나 고양이 정도이다 보니 저자의 동물병원 이야기도 다른 동물들에 대해서는 별로 다루지 않는다. 대부분 개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예방 접종이나, 갑자기 애완동물이 아플 때 대처하는 방법, 임신, 수의사 공부할 당시으 이야기들을 짤막짤막한 이야기속에 담아내고 있다. 특히 애완동물을 하찮은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기도 하고 좋지 않은 일로 동물이 죽으면 아파하기도 한다. 각 장마마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이쁜 애완동물(개) 사진들도 있어 동뭉병원에 갈 일이 없는 독자들도 가볍게 읽을 수 있다.

특히 개인 홈페이지에 있던 내용을 옮기다 보니 이런 이런 손님들 때문에 화가 나거나 곤란한 경우나 힘들어하는 하소연도 많다. 자고 있는데 몇 차례나 키우던 개가 아프다며 전화를 하는 손님들,  병원비나 수술비가 비싸다며 돈을 일부만 내는 손님들 이야기 등.... 저자도 의사이기 이전에 한 가족을 책임지는 한 사람의 평범한 가장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다.  책을 읽어보면 애완동물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유용한 상식도 얻고 애완동물을 그저그런 장식품이나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분들에게도 조금의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인용:

사람들은 자신의 개가 작게 크기를 바란다. 우리나라 주택 구조도 그렇고 데리고 다니기도 그렇고 해서 작은 개를 좋아하는 것 같다.살 때도 작은 개가 비싼 개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 개를 봐도 작으면 좋은 개라고 생각하고, 자기 개가 좀 크면 부끄러워한다. 어떤 사람은 강아지를 샀다가 커지면 다른 곳에 보내고 또 사고, 그 개가 예상 외로 커지면 또 다른 사람 주고 또 사고, 이 과정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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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들이 많다. 개는 배가 고파 말라 가고 성격도 날카로워지고 쓰레기통이나 뒤지는데도 주인은 개가 작다고 좋아하고, 아무리 설득을 해도 안된다. 죽어도 자기 개는 작게 키워야 한단다. 참, 나.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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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봉 2006-06-18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주 오래전부터 강아지를 키우지만, 특히 밖에 데리고 나갈 때는 많은 주의가 필요한 것 같아요. 작게 키우려는 사람들에 관한 저자의 글이 마음에 와 닿네요. 제 주위에 그렇게 말려도 아랑곳 하지않고 적게 먹이고 작게 키우려는 사람이 있거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