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책 (원제 La Casa de Papel 2002) 
책소개
‘책이 인간의 운명을 바꾼다’는 말은 상투적인 수사일 뿐일까. 남미 출신 작가 카를로스 도밍게스의 소설‘위험한 책’(들녘, 8,000원)은 그 의문에 단호히 답한다.“바꾼다”고. 그리고 독자들은 이 산뜻한 소설을 읽으며 어이없어 하면서도 유쾌하게 설득당할 것이다.
한 중년의 여교수가 어느 날 시집을 읽으며 길을 걷다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그의 한 때 연인이자 후임 교수인‘나’는 여교수에게 배달된 조셉 콘래드의 구판본 소설‘섀도 라인’(The Shadow Line)을 받게 된다. 소설은 ‘내’가 책을 되돌려주기 위해 발송자를 찾으면서 알게 된 그 남자의 삶을 가벼운 추리 기법으로 그려간다.
우루과이에 사는 부유한 독신남인 책의 발송자는 괴짜 독서인이자, 좋은 책이 있으면 물불을 안 가리는 공격적인 장서가다. 저택은 2만여 권의 희귀도서들로 꽉 차있다. 습기를 막기 위해 한 겨울에도 찬물로만 세수를 할 정도다. 책은 삶이고, 서가는 곧 세계다. 그 속에서만 그는 행복하다. 그는 독창적인 서지분류법을 고집한다. “사이가 안좋았던 보르헤스와 로르카를 나란히 둘 수 없”고, 엉뚱한 책을 군데군데 끼워넣어 “어떤 책을 망각으로부터 구해내”는, 이른 바 ‘프랙탈 방식’이다.
비극은, 엉뚱한 화재로 서지목록이 소실되면서 시작된다. 자신의 세계를 주유할 지도를 상실한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치자 그는 극단의 길을 택한다. 집을 팔고 바닷가 모래 땅을 구입해‘책의 집’을 짓는 것이다. 시멘트로 벽돌 대신 책을 쌓아 지은 집.
“책이 선사하는 가장 고귀한 차원”(80쪽)속에 기거하며 그는 여전히 행복했을까. 분명한 것은, 지난 날 스친 인연(블루마)이 요구하는 책 한 권을 찾고자 전 생애(책의 집)를 서슴없이 허물 때, 책을 보낸 뒤 집의 잔해를 등지고 빈 몸으로 사라져갈 때, 아니 그 파괴적 창조물을 세우기 훨씬 전부터 그는 자신의 삶의 이면(곧‘섀도 라인’)을 보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랬기에 그는 “확신을 가지고 자신의 ‘섀도 라인’을 넘어”선 것이다.
이‘치명적 정열’에 대한 도밍게스의 뜨거운 헌사는 도덕과 상식의 경계 너머에서 펼쳐진다. 황량한 땅 위에 선 ‘책의 집’처럼 몽환적인 이미지들이 책의 매력을 위험하게 발산한다.
[한국일보 2006-02-10 최윤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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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책을 주제로한 책들이 많이 선보엿고 독자들의 반응이 좋아서 그런지 올해도 책을 주제로하는 책들이 많이 선보이는 것 같다. 특히 이 책은 추리기법을 동원해서 소설적인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 줄 것 같아 관심이 간다.
그나저나 들녘 출판사 홈페이지 관리 좀 하면 좋겠다. 망한 출판사처럼 방치해 두지 말고...
인기있는 책들이 많은 출판사는 홈페이지도 관리를 잘 하더란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