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전당포, 걸음을 멈추었다. 약국 안쪽. 개량 한복 가게 몇 집이 연달아 늘어선 골목 끝이다. 구멍가게와 꽃집이 있는 건물 3층에 붉은 글씨의 아크릴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왼쪽 가슴을 더듬어본다. 손도끼의 견고한 감촉이 놀란 심장처럼 파닥거린다.거리 위로 느린 오후가 내려앉고 있다. 오가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읺? 길모퉁이에 선 차연은 거무튀튀한 벽돌 길이 멀리 뻗은 너머로 시선을 던졌다. 외롭구나,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대사를 중얼거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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